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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집에서 효도하면 호구되네요

효주 |2018.11.24 21:46
조회 410 |추천 1
5인식구 200만원대 살아진다는 글도 봤는데,
저는 많은 분들의 의견처럼
가정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속상해서 대나무숲처럼 털어놓고 갑니다.
아빠가 지금은 특수건축을 하시는데 일이없는 달이 더 많아서 4인 식구가 평균100~200만원대로 살았습니다.

지금 저는 24살이 되었습니다.

중학생때부터 밤에 엄마가 내일이면 빚이 얼마가 되고~ 이런 말을 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고등학교때 무상급식을 신청하는 아이들이 많아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할 땐 삼각김밥 제육볶음 맛2개를 사서 점심,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나중에 성적이 좋아지니 지원해주더라구요.
고등학생때 생일선물로 친구가 다 풀고 버릴 문제집을 받고싶었고, 가난한 집에 짐이 되지 않으려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교에 들어와서 고려대생이 삼김2개랑 생수랑 같이 마시며 뱃속에서 불어난다고 한 글을 보고 왜 이걸 몰랐을까 고대생은 다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그런줄 몰랐다고 하시네요.
반에서 1등하는 딸이 뭐먹는지 몰랐다니...
저는 급식비를 끊으면 급식비의 일부를 매점에서 뭐라도 사먹으라고 용돈을 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항상 오빠 과외 못시켜준거
미안해하느라 바빴나봐요.
(엄마 6녀 1남 가정에서 자라셨어요ㅠㅠ)

오빠는 공대가고 저는 하향지원해서 4년제 간호학과를 갔어요. 오빠는 학비지원에 기숙사라고 용돈 30만원이었지만 저는 통학이라 친척들한테 받은 용돈 쪼개서 대학생이 한달에 5~10만원 썼었네요. 역시 밥은 삼김이나 학식 제일 싼거먹어서 몸무게가 40kg 넘어본적이 없네요.

졸업할때 공무원 공부해서 시험보려고
1000만원정도 모았는데 불과 몇달만에
다 빼앗겼어요. 돈없다고 현금서비스를 받겠다는 카톡을 보내시고, 부인과 검진인데 뭐 수술비 필요하다고 해서 또 보내고, 돈없다고 슬프다고 해서 또 보내고...저도 모르게 인강결제하고 남은 돈 다 드렸네요.

오빠가 취직을 했으니 부모님 잠옷이나 한벌 해드리지 않네요... 말했다가 욕만 먹었어요.
몇달에 한번 선물 안하면 부모님은 우울증오고,
삐지시는데 전 이제 선물 챙겨드릴 돈도 없는걸요. 필요한거 있으면 고등학생때부터인가 그나마 집에서 돈복이 있는 것처럼 보이던 저한테 무조건 사달라고하고 아들한테는 취업선물 사달라고 말도 안합니다.
(오빠도 저보다는 적지만 마지막에 학자금 대출로 몇백 빌려서 엄마 드리고 3개월만에 갚은거로 알아요.)

부모님은 차별적으로 키웠다는것은 부정하세요.
아들은 통장에 돈없으면 장가를 못가지만
딸은 통장에 돈 없어도 시집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엄마처럼 남자한테 의지해서 살기 싫은데 아무리 비혼, 비출산을 외쳐도 결혼해서 여자인생은 없을거라고 합니다.
아빠는 농담으로 이제 딸한테 뜯어먹을 거 뜯었으니 내보내라고도 하시고 속상해서 운적이 많은데 남탓 좀 그만하라고 하네요...

부모님도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고,
그 5인 가족 부모님처럼 행복하다곤 안하시는데
정말 제 희생들을 저 스스로 안타까워하면
남탓을 하는 것일까요....

먹고싶은거 5개씩 나열하면 미쳤냐고 한소리듣는 가정에서 몸무게 45kg 되게 잘 먹는게 소원이고,
저도 건강검진 받아보고싶고, 급할땐 택시 타고 싶고, 시간때우러 카페도 가보고 싶어요. 5장에 9900원 짜리 옷들은 갈수록 후줄근 해지니 친구들에게 숨길수도 없고 딱히 숨기고 싶지도 않은데, 가끔 겉만 보고 사람 급을 메기는 사람들한테 배척당할때는 가족 생계도 중요하지만...
내가 번 돈 나를 위해 쓸 걸... 하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효도가 나쁘다 하지말란 소리가 아니라
효도가 사치에요.
지속적으로 요구당하게 됩니다.
50살 생신 때 50만원 주면 그 이후로
지속하셔야 하니까 감당가능한 선에서
효도 하시길 바랍니다... 학생분들!ㅎㅎ

가난은 그저 불편한건줄 알았는데,
저는 참 불행해요. 가난에도 이자가 붙더라구요.

누가 읽을까 싶지만ㅋㅋ
넑두리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해요.
글 적으면서 조금 후련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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