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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첫 이별. 나는 당신에게 고마워 하기로 했다.

빙그르 |2018.11.29 15:58
조회 7,202 |추천 55


여태 까지 한 연애의 시작은, 내가 좋아서라기보다, 상대방이 너무 좋아해주고 , 나도 딱히 나쁘진 않아서가 대부분이였다.

30살, 서로가 너무 좋아 죽겠는 연애를 처음하게 되었다.연애 경험은 꽤 있었지만, 모든게 새로웠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았다.사회생활하며 누군가 나를 미워하거나 안좋은 일들이 생겨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내 옆엔 그사람이 있으니까. 그 생각 하나면 모든게 마법처럼 해결됐다.

고등학생 첫사랑 하듯, 전에도 해보았던 연애패턴 이었지만 모든 감정이 내겐 새로웠다.다른 사람들은 연애를 매번 이렇게 하며 살았던건가? 부럽다. 라는 생각도했다, 
너무 사랑했다.  마치 서로가 서로의 몸의 일부 같았다.그 전 연애에서는 내가 우선이였지만, 이번엔 싸우기도하고 어긋나기도 했지만서로가 이해 하려고 무던히 애썼다. 나는 이해하지 말아야 할 것 마저도 이해했다.내가 이해할 것들이 많아져 나를 갉아먹고 있어도, 그를 잃는 것 보단 나았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건지. 싸움이 반복되고, 이 관계가 마치 얇은 유리알 같아서 혹시라도 금이라도 갈까봐 당신은 노심초사, 관계를 어루만지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고내게 뱉는 단어 하나도, 고르고 골라 사용했다.
하지만 한 번 이별하고 재회하니 상대는 헤어짐을 쉽게 이야기했다. 난 이미 알았지만 그 때는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다. 상대도 나와 같을거라고, 당신도 내가 없으면 안될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와 또렷하게 돌이켜보면 그 때 부터 당신은 더 이상 전 처럼 나를 사랑하지도, 조심스럽지도 않았다. 


결국 우리는 정말 헤어졌고.어디가서도 꿀리지 않던, 내 자존감은 바닥의 바닥을 쳤다.느껴보지 못 했던 행복의 최정상에 다녀오니 바닥은 바닥이 아니라,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우물구덩이에 빠진 것 같았다.
당신이 없는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았다. 당신을 만나기 전엔 혼자서도 뭐든 잘 하고, 너무나 즐겁게 잘 살던 나였는데그 때의 나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건지, 딱히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었다. 밖에서 내 웃음이 다 거짓 같았다.웃음이 멈춘뒤엔 공허함이 곧바로 따라붙었다.

사랑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쉽게 비웃었던 과거의 내가 어리석고 바보같았다.일을 해도 집을 와도 공허함이 언제나 따라다녔다. 무의식엔 당신 생각 뿐이였다.연락이 오지 않을까 오면 뭐라고 대답할까? , 받아줄까? 아니면 역시 거절하는게 맞을까?혼자 일어나지도 않을 바보같은 망상도 매일 밤 했다.
스스로 괜찮다고 속이며 울지 않으려다보니, 조금만 슬픈 것을 보면 눈물이 뚝뚝 흘러 나왔다. 

그런데 상대는 헤어지자 마자 급하게 또 다른 연애상대를 찾아다녔다. 한달도 채 되지않아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참 쉬운 당신이 부러웠다.만나며 느꼈던 모든 감정이 거짓 같고, 그저 능숙한 한 사람에게 잘 놀아난 기분이였다.나에게 했던 그 행동들을 벌써 새로운 사람과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졌다.표현할 수 있는 단어 조차 찾을 수 없다. 
참지않고 눈물이 날때마다 울었다. 엉엉 소리내어 울고 화날땐 혼잣말로 울며 원망을 퍼부으며 화도냈다.
그를 정말 많이 미워했다. 그렇게 울고 불고 미워하니 이제야 정말로 당신이 정리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깨달았다.생각보다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아니였다는 것. 그런 줄 착각하고 살았던 것.애정에 관한 결핍이 어느 깊은 곳에 있었다는 걸. 30년 만에 알게되었다.다음에 또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때는 더 어른스럽고 현명하게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 앞으로 충분히 고민해야 겠다는 것.그리고 본질적인 자존감을 키우도록 노력하고 나를 구체적으로 사랑할 방법을 찾겠다고.

당신은 떠난 사람이며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당연한 현실을 이제서야 완전히 받아들였다. 너무 그립고 보고싶지만, 설령 나를 다시 잡더라도, 물론 바보같이 내심 기쁘겠지만 당신에게 돌아갈 마음은 사라졌다.
그저 이런 행복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줌에는 충분히 감사해야 겠다고.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이제서야 머릿속에 빛 하나 들어오지 못하게 하던 커튼이 조금씩 걷혀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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