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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고 사신 분들, 가족이라 생각 안하면 편해집니다.

힘내세요 |2018.12.05 15:28
조회 483 |추천 7

 

판에 가끔 오빠와 차별 받으며 살았던 분들의 글이 많이 올라오길래 방탈이지만 글 올려 봅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받는 상처라면 가족이라고 생각 안하고 사는 것도 방법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불과 저번 달까지도 제 인생을 좀 먹는 벌레처럼 기생하려 드는 저를 낳긴 낳은 부모와 한배에서 태어난 오빠에 대한 분노도 담아보려구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고 부모님과 오빠네 식구들은 광역시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빠와 연년생인데, 생활력이 별로 없었던 부모님은 친할머니 집에 얹혀살며 저와 오빠를 키우셨습니다.

할머니는 늘 제가 너무 빨리 태어나서 한창 사랑받고 커야 할 오빠가 사랑 받을 시간이 없었다는 말을 줄곧 하셨습니다. 그러나 정작 진짜 사랑을 못 받은 건 저였죠.

할머니 눈치가 보였는지, 아님 정말 오빠만을 사랑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부모님은 오빠만 챙겼습니다. 오빠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그때 한창 붐을 타던

EQ 발달 사교육을 없는 살림에 빚내서 받기도 하고

비올 때, 눈올 때, 놀러갈 때,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 오빠가 다 따로 있었다면

저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하마터면 제때 입학하지 못할 뻔 했을 정도로 부모님에게 관심 밖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학창 시절 내내 무슨 농담삼아 하더군요.

쟤는 예방접종 안 해도 감기 한번 안 걸리는 둔한 년이라고.

 

그 다음 이야기는 사실 뻔합니다.

그래서 저도 어디 가서 학창시절에 오빠와의 차별로 힘들었단 이야기 잘 안 해요.

당장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은근 남자형제와의 차별로 가족애가 자연스럽게 없어진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보통의 이야기들이죠. 맛있는 반찬 오빠 주고, 용돈도 오빠만 주고,

내가 더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 꼴랑 평균 2점 올린 어정쩡한 점수대의 오빠만 칭찬해주고,

저는 오빠가 쓰던(쓴다고는 했지만 사실 앞에 2과만 좀 지저분하고 뒤는 새것 같았던ㅋ) 문제집 물려받고,

저녁 7시에 집에 들어온 저는 밥도 안 먹고 들어 오냐며 타박하면서

놀다가 밤 11시에 들어온 오빠는 밥 달라 그러면 이 시간까지 뭐하다 안 먹었냐고 안쓰러워 하며 한상 거하게 차려주는 뭐... 흔한 이야기.

새삼 상처랄 것도 없습니다. 그 사람들을 가족이라고 생각 안하게 된

20대 후반의 어느 날부터 마치 나와 맞지 않아서 이직했던 전 직장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대학을 저는 서울에서 나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원서 쓴다고 했을 때 원서비를 안주려고 하더군요. 그냥 집 근처에 국립대 가라구요.

그 대학에는 제가 가고 싶은 전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기 싫다 했더니

그러면 대학 가지 말고 아빠 친구 회사에서 경리로 취직하라더군요.

서울에 있는 대학 가면 기숙사비에 학비에 생활비에 그거 대줄 생각 없다구요.

애초에 누가 그거 받고 싶다고 기대나 했던 것처럼 그냥 꿇고 취직해서 니 오빠 뒷바라지나 하라는 식이었습니다.

그때 오빠는 한심한 성적으로 수능 망쳐서 재수 중이었는데 그래도 공부를 안 하더군요.

근데 사실 스무살짜리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한 제가 주거비, 학비, 생활비 다 해결할 능력이 어디 있었겠어요.

근데 그때 저한테 엄청난 행운이 생겼습니다.

평소에 저를 좋게 보시던 젊은 여자 영어 선생님이 서울 임용시험을 다시 쳐서 합격을 하셨는데 저희 담임선생님한테 제 사정을 들으시고 저에게 같이 서울에 가서 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해 주신 겁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면 함께 서울에 올라가 살다가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보증금이 모이면 그때 나가는 걸로요.

저는 그때 무조건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우선 대학에 합격 했을 때 이야기라며 김칫국 마신다고 놀리시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대학에 합격했고 저는 도망치듯 집에서 나왔습니다.

이미 대학에 합격 소식을 전했을 때 저는 성인이니까 부모님이 저를 서울로 안 보내겠다고 주장한들 더 이상 효력도 없었고

생활비 안준다, 학비도 안준다, 돌아올 생각마라 협박하는 거 하나도 안 무서웠습니다.

서울 생활 전혀 힘들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이 가족들 밑에서 태어난 게 죄인 채로 사는 것 보단 훨씬 행복했습니다.

 

선생님 집에서 살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학자금은 대출 받아 원금 상환은 10년 후로 미뤄둔 상태여서 매달 조금의 이자가 나가고 있었고

지하철비랑 식비 교재비 보증금 등을 벌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모범콜택시 회사에서 아침 8시까지 콜 받는 일 하고 – 학교 수업 듣고 – 과외하고 – 알바(수만가지) 하고 집에 들어오면 11시였습니다. 그래서 대학 친구들도 없네요...

그렇게 반년 살면서 허름한 원룸 월세방 보증금 정도는 모을 수 있었는데

여자가 치안도 잘 안된 곳에서 살면 안 된다고 더 살면서 보증금 더 모으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셔서 그 후로 1년 더 살면서 보증금 더 모아 나가게 됐습니다.

기숙사는... 들어가고 싶었지만 생활비 벌려고 알바로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학점이 아주 좋지는 못해서 못 들어갔습니다. 3점 후반대지만 기본 조건이 4점 이상 이었거든요.

그날 그때까지 선생님 사시는 데에 누 끼치지 않으려고 집안일도 나서서 하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누구 눈치 보는 건 충분히 했으니 지금은 너만 보고 살아도 괜찮다며,

그렇게 살아도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 만큼 아직도 저보고 어리다며 늘 절 보듬어 주시던 선생님이셨습니다.

지금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모두 이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살고 있어요.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신 분이니까요.

그러는 와중에 제가 괘씸하다며 생일이든 명절이든 대학 4학년 때까지 연락 한번 없다가

제가 알바사이트에 올린 제 이력서에 전화번호를 보고

(부모님이 할머니가 해주신 도시락 가게를 하셔서 알바사이트를 이용하십니다.)

연락을 해서는 집나가서 어디서 구르고 다니는 진 모르겠지만

독해서 지 부모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은 모냥이라며 온갖 썅욕을 해대더군요.

처음에 너무 우아한 목소리로 혹시~ OOO 전화 맞나요~~? 할 때 정말 엄만 줄 몰랐습니다.

저한테 가족애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기적인 년이라며 네년이 가족 버리고 간 덕에 지금

네 오빠가 자기 꿈(뭔지 몰라요. 관심도 없어요.)도 못 펼치고 주저앉게 생겼다고 하더군요.

길게 얘기하기도 싫어서 가게 팔아서 오빠 주면 되겠네 그럼. 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한 3초 기가 막힌 듯 말이 없더니 정말 고성으로 온갖 욕을 쏟아 내길래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하던 과외들과 한창 취업 준비 중이라 이력서를 내 놨던 터여서 번호를 막 바꿀 수 없어

차단을 시키면 온갖 번호를 동원해서 계속 전화를 해댔습니다.

이력서에 학교가 쓰여 있어서 교무처로 연락이 와서 과사무실로 연결이 됐는데

그때 제 동기가 과사무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어서

제가 가족과 연 끊고 산다는 상황을 대충 알다보니 그런 학생 없다고 거짓말을 해주기도 했죠.

그랬더니 이력서에 학력 위조해서 넣고 다닌다며 네가 어딜 취직하든 반드시 찾아가서

제 학력 위조 사실을 폭로하고 집으로 끌고 올 거라는 폭언이 함께 담긴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이때도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알바와 생활고에 치여 살다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꿈꿔서 목표 잡고 공부했었거든요.

취직하면서 번호도 바꿔버리고, 이사도 해버리고, 맘 같아서는 성도 갈아버리고 싶었는데 그건 쉽게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아침 8시부터 늦어도 6시까지 일하면 따박따박 매달 통장에 꽂히는 월급과,

해지기 전에 일과가 끝나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거에 너무나 감격하면서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벌써 5년차네요. 지금은 그래도 분기별로 좋은 좌석에서 뮤지컬도 보면서 나름의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물론 입사 3년차에 후배로 들어온 남자가 제 오빠랑 고향 친구였던 사람이라 저를 보자마자 알아보고 집에 제 연락처를 팔아버려서 또 전화 와서 난리가 났던 사건.... 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어느 회사 다니는 지도 알고 공공기관이다 보니 호봉제고 조금만 검색해봐도 월급 얼마 받는지도 알수있으니 더 난리가 났습니다.

처음엔 마치 내가 잘못키워 네가 학력 위조까지 해서 그 회사를 들어갔다며 훈계를 하듯 얘기하더니 협박을 하더군요.

매달 생활비로 1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회사에 학력위조 했다고 말할거라구요. 누가 그랬냐구요? 오빠가요.

그래서 오빠한테 메일로 졸업증명, 성적증명을 보냈습니다.ㅋ.

어쨌든 회사에서는 제가 그 남자 직원보다 선배였기 때문에 한마디 딱 했죠. 한 번 더 내 가족한테 주둥이질 해보라구요. 회사 생활 못하게 만들어 버리겠다고. 뭐.. 반쯤 공갈이었지만..

 

그렇게 또 한 번 번호를 바꾸고 진짜 가족과는 연을 끊고 살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생활에 여유가 생기니... 이제는 친구가 고프더라구요.

너무 일만 하느라 대학 친구도 없고, 고등학교 친구들은 너무 멀리 있고...

그래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나름 이해관계가 없어도 친한 사람들이 생겼고

그 안에서 연애도 하고있습니다 지금은.

그런데 동성 친구들이 생기다 보니까 다 SNS를 하더라구요. 같이 어울려 놀았는데 저를 태그하고 싶어도 제가 인스타며 페북이며 아무것도 안하니까 못한다고...

사실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제가 그런거 안하는 이유는... 알바몬에 올린 이력서로도 제 연락처를 찾아내서 썅욕을 하는 사람들인데... 다신 그런 일 없었으면 해서였거든요.

근데 제가 너무 평온한 일상에 취해서 그랬는지 바보 같이 그때 인스타를 만들어 버렸어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에 친구들과 코타키나발루를 다녀온 사진을 업뎃하게 됐는데

제가 고등학교 동창들한테도 제 인스타를 알려줬었는데 지금까지 제 고향 동네에 뿌리내리고 사는 친구도 있거든요.

오빠가 고향 시내에 술집을 차렸나봐요. 이자카야 같은 거. 직원인지도 모르죠.

그런데 거기서 해시태그 이벤트 같은걸 한거죠. 제 친구는 거기에 오빠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구요.

그래서 그 술집 해시태그 해서 사진을 올리면 뭔가를 서비스로 준다고 해서 했는데... 제 친구가 좀 예쁘게 생겼거든요.

오빠가 인스타로 찝적거리기 시작했고 처음엔 가게 계정으로 팔로우를 거니까 제 친구도 별 생각 없이 맞팔을 했는데... 그만 저와 친구가 해외여행 다녀온 사진을 봤나봐요.

제가 친구한테 오빠가 날 SNS로 찾아냈다며 메시지 온 걸 캡쳐 해서 보내줬는데 친구가 그 술집 계정에 대해서 말해줬고 대충 유추해 보자면 위와 같네요..

제가 차단 박아 넣으면 자기 할말 못할까봐 아주 처음부터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라구요.

지금은 아예 인스타를 지워버리고 계정을 닫아서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가족 버리고 호위호식하면서 사니까 좋느냐. 나는 벌써부터 부모님 봉양하느라 낮밤으로 고생하며 돈 버는데 넌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그리 살면서 양심에 찔리지도 않느냐.

할머니는 오늘내일 하시고, 엄마아빠는 각종 병으로(뭐라고 병명을 썼는데 모르겠네요.)

꼭 불행하길 바란다. 어디서 쓰레기 같은 새끼 애나 배서 인생 망치길 바란다. 대충 이런 내용..? 이게 불과 한달전입니다.

 

한 번 가족 중에 누군가를 차별하고 하찮게 본 인간들은 나이 먹었다고 철들거나 변하지 않습니다. 만약 살갑게 대하더라도 그건 필요한 게 있어서에요.

가족이란게 꼭 혈연으로만 이루어지란 법 없습니다. 여러분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의심하지 마시고 혈연관계의 끔찍한 인간관계보다 더 나은 사람들과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걸 믿으세요.

태어날 때부터 여러분의 존재를 하찮게 보던 사람들에게서 여러분의 존재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물론, 오래 걸릴겁니다. 꽤 오랫동안 아플거에요.

그치만 계속해서 기억하세요. 여러분은 그런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 저처럼 그런 악담이 가득 담긴 메시지가 와도 길게 쓰느라 고생했네 라는 생각만으로 그 글들을 넘겨 버릴 수 있습니다. 거기에 낼 화를 다른 에너지로 바꿔서 본인 인생에 투자하고 주위에 더 소중한 사람들에게 쓰세요.

 

이렇게 쭉... 써 본적은 없는데 막상 이렇게 쓰고 나니까 제가 겪었던 그 지옥 같던 시간이 조금 간결 해진거 같네요. 기분이 좋아진거 같습니다.

긴글, 굳이 읽어서 좋을 거 없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혹시라도 저처럼 단지 태어났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자란 모든 분들에게는 힘이 되는 내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존재 자체가 민폐란 식으로 주입받아서 주위에서 건네는 호의와 도움에 너무 체면 차리지도 마세요. 나중에 갚으면 됩니다. 저도 지금은 다섯 살난 아이의 엄마가 된 선생님께 시간 될 때마다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제 힘 닿는 대로 뭐든지요.

가족에게서 벗어나서 진짜 가족을 찾으세요. 힘내세요!!

    

추천수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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