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실 입덕이 빠른편이 아닌 늦덕임. 내 입덕에 관한 사실들 줄줄 쓰려는건 아니지만 원체부터 아이돌이나 배우, 영화 이런거에 입덕하고 빠져드는 스타일이 아니라 대세나 유행하는 노래들을 잘 못따라가고 신인 아이돌들도 관심이 없는편에 속했음. 진짜 유명한 노래들도 나중에 듣고 아 이노래가 걔네 노래였어 하는 정도.근데 올해 초? 아니면 작년 12월인가 판에서 방탄 마마 무대 쩐다는 글을 보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그래 한번 봐보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천누른 글인데 안쩔기만 해봐라 솔직히 이런마음으로 봤음. 마음의 벽을 겁나게 세우고. 근데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뭐겠어. 쩔었던 거지. 처음으로 아이돌의 무대를 숨멈춰가면서 본것 같음. 그냥 압도당했다고 말할 수 있음. 근데 그 당시 나로서는 아이돌에 입덕한다는 단계? 자체를 몰라서 그냥 퇴근하고 언제나 방탄 무대를 봤던것 같음. 진짜 퇴근하고 유튜브에서 살면서 피곤해 죽겠는데도 방탄 영상보면서 늦게까지 깨어있었음. 그렇게 피곤한 생활을 하다가 한 2월쯤 됐나? 두달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방탄 영상을 보면서 내가 입덕?이란걸 했단 사실 자체를 인지 못했음. 언젠가 지나갈 호기심, 관심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그러다가 2월쯤 직장에서 진짜 기분 나쁜일이 있었는데 그때 무의식적으로 아 집에가서 빨리 방탄 영상 보고싶다 그러면 나아지겠지. 이 거지같은 일도 잠깐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레알 뒤통수 맞은 느낌이더라. 그제야 내가 방탄을 생각보다 더 좋아하고 입덕이란걸 했구나 느꼈어. 가장 힘든 상황에서 당연하게 방탄이 생각나면서 위안이 된다는게 진짜 그당시 나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어. 처음으로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한다는게 나한텐 꽤 어려운 일이라. 남준이가 했던 말처럼 사랑은 능력이 맞는것 같아.그러다가 자연스럽게 트위터를 가입하고 덕질이란걸 시작하고, 컴백하니까 앨범이란걸 처음 사보고, 스밍도 하고, 콘서트 티켓팅도 해보고 (물론 포도 못봤음) 별걸 다 하게 되더라.방금까지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방탄이라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어. 나조차 저자리에 오른다면 저지를 병크들, 마음가짐 그런걸 방탄한테서 찾아볼수가 없더라. 팬과 가수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존경하게 되더라. 시상식이나 콘서트에서 남준이가 하는 말들은 언제나 감동이었지. 남준이 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들 다. 남준이가 그랬잖아. 당신들의 고통이나 아픔이 100이라고 할때 우리가 그걸 99, 98로 만들어 준다면 우리 존재 가치의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 당신의 행복에 우리를 이용해라. 그런 말들을 듣고 어떻게 안사랑할수가 있겠어.나도 그들한테 시처럼 네가 나의 꽃인것은 어느 누구의 꽃보다 아름다워서도 향기로워서도 아니고 그저 우리 마음에 이미 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근데 오늘 수상소감때 눈물 참다가 석진이가 하는 말에서 터지더라. 올해 초에 해체까지 고민했다는 말. 모두가 터졌겠지. 힘든건 알고 있었지만 해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말할 만큼 힘들었을지 솔직히 타인인 우리가 백프로 이해할 순 없으니까.그 말을 듣고 내가 얼마나 건방지게 방탄을 좋아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더라. 항상 수상소감이나 중요한 자리에서 우리들의 이름을 먼저 불러주고, 가장 큰 공을 우리에게 돌리고, 매일 자기보다 더 우리를 치켜세우고 우리를 진짜 사랑해주니까 속으로 그게 당연해진건지 방탄은 우리와 함께 영원하겠지란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것 같아. 그러니까 나조차도 앨범을 사면서 노래를 들으면서 그들을 응원하면서 우리가 더욱더 열심히 할테니 너희들은 거기서 영원히 빛나줘 라는 마음가짐이 들었던것 같아. 우리들도 너희에게 많은걸 받지만 너희들은 더 받고 더 행복하고 활동도 열심히 해줘. 근데 지금 와서보니 이 생각자체가 잘못된것 같아. 석진이의 수상소감을 듣고 이제와 생각이 든건 방탄은 존재자체로 나에게 위안이었고, 가장 소중한 꿈이었던것 같아. 정말 해체 이야기 듣자마자 철렁 하더라. 올해 초라면 한창 입덕초창기였던 때, 자칫하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었을수도 있단 이야기니까. 나도 울게 되더라. 원래 잘 안우는 사람인데.방탄이 힘든건 알지만 그걸 이겨내고 계속 활동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자체도 이기적인 생각이니까. 그들이 진짜로 얼마나 힘들고 지금 얼마나 괴로운지 그들만 알고 있는데 힘든건 알지만 너흰 계속 거기서 빛나줘 라는 생각자체가 참 건방진것 같고 진짜 자괴감 든다. 이건 진짜 이기적이고 가장 은밀한 속마음인데 솔직히 항상 내가 방탄에게 받는것보단 내가 방탄에게 하는게 많다고 여겼어. 항상 좋은 음악으로 보답받고, 큰 사랑을 받으니까 그래 우리 가수만큼 팬들한테 잘해주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깊은 속마음으론 돈을 쓰면서도 그래 통장이 비어가도 너희가 잘 되면 되지. 팬이니까 아티스트보다 덜 받는건 당연하지 라고 생각했어.진짜 욕하고 싶을 정도로 이기적이지 않냐? 저들이 얼마나 힘들지 완전히 이해조차 못하는 일명 팬이라는 나조차 그래 내가 힘들어도 너희들은 행복해 이런 마음으로 앨범을 사고 노래를 듣는다는게 진짜 역겨운거 같아.사실 이 글을 처음 쓸때는 석진이가 한 해체의 말이 우리에겐 도저히 없었으면 했던 일이라 다시는 방탄이 그런 생각 안해줬음 좋겠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도 되니까 그저 방탄으로 존재해줘 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쓰다보니까 설령 해체하더라도 내가 감히 그러지 말아주라고 바라는 자체도 건방진것 같아. 늦덕인 나조차 그들의 힘듦과 괴로움이 얼마만큼 클지 모르더라도 이렇게 가슴아픈데 데뷔 초부터 봐온 아미들은 지금 얼마나 충격받았을까 싶기도 하고.지금 내 삶의 일부이자 정신적인 지주이자 지금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당장이라도 해체하게 된다면 무너질 내 일상들이 너무 두렵지만 이제는 방탄의 모든 선택을 존중해주고 싶다. 올해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 몸이 다친 방탄을 보면서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많은 아미들이 그렇게 생각했겠지. 사실 난 누군가를 좋아하게 돼도 이정도로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내 자신이 이렇게 변할지도 몰랐어.아직도 건방지고 거만한 생각을 모조리 지울 수는 없지만 이제 방탄의 모든 선택을 존중해주는 팬이 되고 싶다. 아직도 해체만은 절대 안된다는 건방진 생각을 지울 수는 없지만 방탄이 진정으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더 높은 위치에 오르지 않더라도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지 못하더라도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지 못하더라도 어떤 방탄소년단이라도 사랑할 수 있으니까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한 방탄이 됐으면 좋겠다.
쓰다보니 겁나 글이 길어졌는데 이 긴 글 다 읽을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어느 한 늦덕의 한풀이 글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감정이 흔들린 상태로 써서 어색한 문장들 난무할것 같은데 미리 미안하고 오늘도 방탄소년단 너넨 최고였고 제발 진심으로 부탁할게. 행복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