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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친을 우연히 만났다.

크리스마스 |2019.01.12 00:26
조회 12,201 |추천 46

 11월 18일 마지막으로 연락하고 붙잡은 이후, 거의 두 달만에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 마주치고 서로 갈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상대가 먼저 카페에 들어가자고 내게 말해왔다.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너무나 연락하고 싶었고, 사무치게 보고싶고, 극심한 감정기복을 겪어온지라 너무 반가웠다. 그럼에도 만나면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막상 만나고나니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이 자연스러웠고 편안했다. 

정말 재회에 대한 욕심을 단 0.01%도 가지지 않고 말했고 행동했다. 내가 편안해지니 그녀도 편해지는 것 같았다. 오히려 이별할 때의 일을 가지고 농담으로 승화시켜 서로 웃기까지 했다. 역시 10년이 넘게 만난 세월은 강력했다. 공식적으로 대외적으로 헤어졌지만 무의식은 여전히 연인으로 인식하고 있어, 나도 상대방도 현재 사이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이 나왔다. 

그녀는 어떻게 살을 그렇게 많이 뺐냐고 물어보고 나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정말 멋있게 변화했다고 날 칭찬해줬다. 진작 좀 빼지.. 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물을 꺼내서 마시니, 자기도 같은 생수 브랜드를 마신다고 꺼내서 보여주었다.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내 클러치가방을 열어보고 아직도 전에 물건을 쓰고 있네? 하며 말했다. 걸어가는 도중에는 추워보인다며 자기 목도리를 내게 걸어주며 집에 하고 가라고 줬다.  헤어질 때는 지하철 입구에서 갑자기 날 안아주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나는 몸이 경직되어 왼손으로 두 번 톡톡 두드릴뿐 같이 안을 수는 없었다. 나는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두 번 되돌아 보았다. 

우연히 마주치고 짧게 가진 시간이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의미를 두는 것이 부질 없다. 
이미 상대방은 만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은... 그저 익숙했던 사람을 만나 나오는 무의식적인 반응일 뿐이다.     


11년 연애 환승이별이라는 글을 올린 후.. 나를 응원해주시는 몇몇 분들이 계셨다. 잘 되실거라고.. 느낌이 좋다고..  그분들께 미안할 뿐이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고, 먼저 연락을 한다거나 찾아가는 의도적인 행동없이 마주칠 것만 같은 장소에서 운 좋게 만나게 됐지만 거기까지였다. 오히려 나는 "아... 어렵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됐다. 그래 우리는 헤어졌다. 
작년 10월 통보받은 후, 11월까지만 해도 이별을 부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질 못했다. 어제부로 난 완전히 우리가 헤어졌음을 인정하게 됐다. 이제는 새롭게 시작해야만 한다. 이런 것이 삶이고 인생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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