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쟤를 언제 만났더라 이제 고등학생이라며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하시던 부모님의 꾸짖음에 자취방을 구하고 고등학교 지망을 소위 말하는 좋은 고등학교에 몽땅 때려넣었지만 돌아오는 건 동네 꼴통고일 뿐이었다 그 고등학교에 미달이 났으니 어쩌겠어 어쩌면 조금은 예상한 결과였다 수시를 노리겠어 라는 나의 목표는 예비소집일 날에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도 남고니까 조금이라도 덜 할 줄 알았다 근데 웬걸 곧 터질 듯하게 달라붙은 짧은 치마와 노란색 머리 왁스로 힘을 잔뜩 준 빳빳한 머리들 미달이라기엔 많은 인파가 체육관에 부대끼고 있었다 회색의 플라스틱 의자가 빽빽히 놓여있었으나 졘오는 그 가운데에 껴서 앉을 가오가 없었다 구석에 앉아 휴대폰을 켜고 귀에 이어폰을 꽂아넣었다 프리스타일의 y가 흘러나온다 싸이월드에서 귀아퍼라 들은 노래지만 졔노는 긴장으로 인해 체력을 다 썼기에 그냥 흘러나오는대로 뒀다 그때 누군가 등을 두들긴다 문득 등허리가 빳빳해졌다 얼굴을 뒤로 돌렸다 머리는 온통 새까맣고 왁스를 바른 거라곤 안 보이는 머리 어디선가 굴러다니는 인터넷 소설 따위에 인물 소개로 나오던 듯한 얼굴 마이와 교복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남자애 한 명과 빽빽한 앞머리의 갈색단발 짧은 옆 여고 교복을 입은 여자애 한 명이 나를 주시한다 눈짓으로 왜냐고 물으니까 남자애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너 폰 가로본능이지 어느 순간 핸드폰을 뺏겼다 뒤를 보니 구석에서 둘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 이제 내 폰은 갔구나 싶었는데 아까 그 여자애는 어딜 가고 남자애가 와서 말한다
"폰 잘 썼어 역시 가로본능이라 그런지 좋더라 사진은 내 폰으로 보냈어 메세지 기록 보면 내 전화번호 있을 테니까 저장하고 사진은 지우던가 마음대로 하면 되고 우리 또 보자 아 맞다 내 이름 나쟤민"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가 생각했다 나 친구 생긴 거야? 그때 자각했다 그 날 밤에 왔던 메세지를 받아주면 안 됐고 같은 반이 아니라고 섭섭하다며 집 앞 편의점에 나가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 날 나는 나쟤민이 다른 학교 일진을 전치 2주로 만드는 꼴을 봐야 했다 인소 남주 같이 생겨선 정말 인소 같은 짓만 한다 씨11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