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는 현재진행형으로 눌리고 있어.
오늘도 눌렸거든
판에 올리게 된 계기는 그냥 빨리 떨쳐버리고 싶어서야.
어디에다 올려놓고 나면 그 생각을 안 하게 되니까.
각설하고 그 다음 가위 이야기야.
초반 가위는 초반이라 인상 깊기도 하고 또 정말 무서웠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이 나는데 이후의 가위는 조금 어렴풋해.
감안해줘~
내가 3번째 가위 눌린 후에
내가 앉은 라인에 앉은 오빠가 혹시 깨 있었냐면서 자기가 내 뒤로 지나갈 때 마다 움찔하길래 자기 때문에 혹시 잠 설친거 아니냐고 물어왔어.
나는 아니라고 하면서 가위에 눌렸다고 얘기했지.
자세한 꿈 얘기는 하지 않았어.
사실 가위에 눌리는 동안 너무 무서운데 잘 안 깨져서
오빠가 깨워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
그 얘기를 했더니 이제 내가 조금 오래 자는 것 같으면 깨워주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엎드려 있으면 웬만하면 깨워달라고 말했어.
그리고 나서 눌린게 이런 가위라 기분이 이상해 ㅋㅋ....
4번째 가위는
이게 정말 가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촉감이 생생했던 가위야.
나는 어김 없이 잠깐 눈을 붙이려고 엎드려 있었어.
분명,
잠은 자고 있지 않았거든?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히 내 등 위로 묵직한 감각이 느껴졌어.
말 그대로 뭔가 날 내리 누르는 것 처럼.
그리고는 꼼짝없이 가위에 눌린 거야.
이런 가위는 또 처음이라 얼척없어 하고 있는데
나는 소리가 아닌 다른 감각이 느껴졌다는 사실에 패닉이 되서 깨려고 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때
누가 내 어깨에 손을 얹더니
흔들어주는거야.
그래서 나는
아! 오빠가 나 깨워주나보다 ㅠㅠㅠㅠㅠ 하고 힘입어서 열심히 깨려고 했어.
근데 진짜 조금 더 세게 흔들어주면 깰 수 있을 것 같은데
힘이 그리 세지 않아서 답답했지.
그러다 확 가위에서 깼거든.
단번에 뒤를 돌아봤지. 오빠한테 고맙다고 하려고
그런데
아무도 없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분명 누가 흔들어줬는데.... 하면서 고개를 돌리니까
고시반 언니가 오빠랑 얘기하고 있는게 보였어.
그래서 내가 언니한테
언니 혹시 내 어깨 만졌어요?
하니까 의아한 표정으로 아니래.
그래서 ...아... 그래요? ...저 가위 눌렸어요 ㅜㅜ 하고는 또 멍 때렸어.
기분이 너무 안 좋았어.
그러고 있으니까 언니가 걱정됐는지 깨워줄 걸 그랬다. 라고 해주는 거야.
진짜 날 걱정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누그러졌어
그런데 ㅂㄷㅂㄷ 내가 정말 진심으로 감동 했었던 이 일이 다음 가위랑 연관이 돼.
그 날 밤인가, 그 다음 날 밤인가. 고시반이 아니라 집에서 자는데 감각이 정말 생생한 꿈을 꿨어.
미각, 촉각, 시각 모두 정말. 꿈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어.
특히 촉감이랑 미각이 전에 없이 선명했어.
가위는 아니지만 짧게 설명하자면
내가 얼굴에 화상같은 큰 흉터가 났는데
정말 아팠어.
약사분께 가보니까 헤르페스 비슷한거래.
그러면서 얼마나 심각한지 보려고 잠깐 만자보셨는데
너무 아파서 척추반사급으로 악!! 하는 소리가 나왔어.
그래서 약을 처방밥고 약국을 나서는데
얼굴에 흉질지도 모르는 큰 상처가 났는데도 나는 꽤 의연했어.
그리고 잠시 잡꿈을 꾸다 장면이 전환됐는데
내가 어떤 아저씨 집에 갔어. 정돈이 안 된 곳.
그 곳에서 그 아저씨가 먹다 남긴 케이크를 먹게 됐어.
그 아저씨고 먹고 나도 먹고. 처음엔 초코케이크인가? 를 먹다가
아저씨가 권해줘서 당근 케이크도 먹게됐는데...
내가 당근을 정말 싫어하거든. 그래서 안 먹겠다고 하다가 그 아저씨가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당근맛이 별로 안 날 거라고 맛있다고 하셔서
한 접시 받아들어서 맛봤거든? 근데 정말 당근맛은 안 나는데 당근 케이크 같고 맛있는거야!
그래서 아~ 이 정도면 먹을 수 있겠다 ㅎㅎ 하고 먹었어.
이후로 또 자잘한 잡꿈을 꾸다가 깼는데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았는데도 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너무 생생했거든.
그리고 나서 고시반에 와서 꾼 꿈이야.
점심 먹기 전이었던 것 같아.
이번엔 눈만 붙이고 잠들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수정테이프 알지. 거기 맨들맨들한 부분 만지면서 엎드려 있었어.
눈은 감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게 보이는거야.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음영진 낯으로
눈 감은 채로 깜빡일 때 마다 다른 각도의 얼굴이 나타나졌어.
무섭다기 보다는 기묘했다고 해야하나?
속으로 내가 요즘 가위에 자주 눌려서 그래서 만들어 낸 상상이야.
안 하려고 하면 안 떠올릴 수 있어.
하고 있다가 그래도 꺼림칙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있는데 누가 내 왼쪽 어깨를 흔들었어.
그래서 눈을 뜨고 옆을 보는 순간
고시반 언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OO야 괜찮아? 하는 거야.
고시반에 노을이 져있었어.
나는
난 정말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았어.
고시반에서 쓰는 책상은 넓긴 하지만
1인용 책상이거든.
그런데 그 책상이 왼쪽으로 쭉 길게 늘려져 있었고
고시반 언니가 내 옆에서 책을 펴 놓고 공부하고 있었던 거야.
맞아
다 꿈이었던 거야.
나는 진저리 치면서 꿈에서 깼어.
그런데
심지어는
심지어 나는
수정테이프 조차 손에 들고 있지 않았어.
어디서부터 꿈인지 모호해졌어.
그러다 어럼풋한 가설인지 직감인지 모를 게 떠올랐어.
내가 방금 가위에 눌리게 된 원인은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아니라
언니.
그러니까
그 언니 모습을 한 뭔가라고.
그렇게 느꼈어.
======================================================
오늘 꾼 꿈까지 올리고 싶었는데 너무 졸려서 나중에 또 올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