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업로드 순
석진
22년 5월 2일
모든 실수와 잘못을 바로잡고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의 무게를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윤기
22년 4월 7일
자동차는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갔다. 취기 속에서 나는 잠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다 피아노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남준
22년 4월 11일
석진 형은 여전히 내 시야의 바깥쪽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가오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
정국
22년 4월 11일
전화벨이 울린 건 바로 그때였다. 먼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이 확 들었다. 핸드폰을 꺼냈다. 윤기 형이었다.
호석
10년 7월 23일
엄마는 내게 초코바를 건네며 말했다. 호석아, 지금부터 열까지 세고 눈을 뜨는 거야.
지민
20년 9월 28일
오늘 나는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의사의 눈을 바라보면서 침울한 척 말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윤기
22년 5월 2일
불이 붙은 시트는 순식간에 타올랐다. 세상에서 보는 마지막 풍경, 그건 지저분하고 외진 방, 시뻘건 불길과 일렁이는 열기, 그리고 정국의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호석
22년 5월 10일
기면증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렇게 쓰러진 날에는 엄마 꿈을 꾸었다. 꿈은 항상 비슷했는데 엄마와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것이었다.
태형
22년 5월 20일
아버지가 아니라, 차라리 나 스스로를 죽이고 싶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죽어버리고 싶었다.
지민
22년 5월 15일
뛰어. 지민아. 그 말을 신호로 우리는 모두 뛰기 시작했다. 나도 그 속에 휩쓸려 함께 달렸다. 과자봉지와 페트병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정국
22년 5월 22일
어느 순간 우린 모두 해변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숨이 차고 땀이 나고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형들이 멈추지 않았기에 나도 멈추지 않았다.
태형
22년 5월 22일
꿈의 마지막 장면과 똑같았다. 내가 아니라 석진 형이 올라갔다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남준
22년 7월 13일
며칠 전 이곳 정류장에 내렸는데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봤지만 태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정류장 벽 가득한 그래피티를 한참을 올려다봤다.
석진
22년 8월 30일
스메랄도 꽃다발이 내 손에서 툭 떨어져내렸다. 그녀가 저만치 도로 한가운데 있었다. 검붉은 피가 도로를 따라 흘러내렸다.
정국
22년 5월 22일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날, 가족이 생긴 것 같았다. 진짜 형들이, 진짜 형제가 생긴 것 같았다.
- The END.
2. 날짜순
호석
10년 7월 23일
엄마는 내게 초코바를 건네며 말했다. 호석아, 지금부터 열까지 세고 눈을 뜨는 거야.
지민
20년 9월 28일
오늘 나는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의사의 눈을 바라보면서 침울한 척 말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윤기
22년 4월 7일
자동차는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갔다. 취기 속에서 나는 잠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다 피아노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남준
22년 4월 11일
석진 형은 여전히 내 시야의 바깥쪽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가오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
정국
22년 4월 11일
전화벨이 울린 건 바로 그때였다. 먼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이 확 들었다. 핸드폰을 꺼냈다. 윤기 형이었다.
석진
22년 5월 2일
모든 실수와 잘못을 바로잡고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의 무게를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윤기
22년 5월 2일
불이 붙은 시트는 순식간에 타올랐다. 세상에서 보는 마지막 풍경, 그건 지저분하고 외진 방, 시뻘건 불길과 일렁이는 열기, 그리고 정국의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호석
22년 5월 10일
기면증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렇게 쓰러진 날에는 엄마 꿈을 꾸었다. 꿈은 항상 비슷했는데 엄마와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것이었다.
지민
22년 5월 15일
뛰어. 지민아. 그 말을 신호로 우리는 모두 뛰기 시작했다. 나도 그 속에 휩쓸려 함께 달렸다. 과자봉지와 페트병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태형
22년 5월 20일
아버지가 아니라, 차라리 나 스스로를 죽이고 싶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죽어버리고 싶었다.
정국
22년 5월 22일
어느 순간 우린 모두 해변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숨이 차고 땀이 나고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형들이 멈추지 않았기에 나도 멈추지 않았다.
태형
22년 5월 22일
꿈의 마지막 장면과 똑같았다. 내가 아니라 석진 형이 올라갔다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정국
22년 5월 22일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날, 가족이 생긴 것 같았다. 진짜 형들이, 진짜 형제가 생긴 것 같았다.
남준
22년 7월 13일
며칠 전 이곳 정류장에 내렸는데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봤지만 태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정류장 벽 가득한 그래피티를 한참을 올려다봤다.
석진
22년 8월 30일
스메랄도 꽃다발이 내 손에서 툭 떨어져내렸다. 그녀가 저만치 도로 한가운데 있었다. 검붉은 피가 도로를 따라 흘러내렸다.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