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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 겨울에.

호빵 |2019.01.28 07:08
조회 290 |추천 0

안녕, 잘 지내지?

이런 인사는 우리한테 어울리지 않은것같네.

잘지내냐고 묻기엔 우린 서로가 어떻게 지내는지 섬세하게는 잘 몰라도

인스타 속에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습관처럼 들여다보고 있으니 말이야.

 

나와 헤어지기 전, 아니 우리가 헤어지기 전

우리는 너무 서로에게 푹빠져 서로의 속에서 나올줄 몰랐었지.

 

우린 2016년 겨울에 만나 내가 먼저 너에게 호감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너는 내 호감에 대답이라도 하듯 너도 내게 다가와줬어.

 

그 추운 겨울에, 추운걸 모르고 싶었던걸까.

누구보다도 우린 여름같았는데 말이야.

 

항상 궁금해했잖아,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연애하게 된건지.

나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해. 너는 서울사람, 나는 지방사람이었는데.

딱 중간지점인 그곳에서 만나 연락을 이어가고 그렇게 서로에게 빠졌으니까.

 

그렇게 연락을 이어가며 처음 너와 만났던 날.

그날도 무지 추웠어. 너를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이 너무 가득해서 입김으로

그 설레임 조금이라도 내뱉겠다고 호호 불며 멀리서 오는 너보면서 손 흔들었었는데.

 

밥을 먹으러 들어간 그 식당에서 우린 연인사이가 아니었는데도 직원분이

남자친구, 여자친구라는 호칭에도 그 누구도 아니라는 말 한마디 하지않고,

서로 얼굴보면서 쑥스러워했었지.

 

그뒤로 친구들과 만나 그 속에서 우린 남들 몰래 설레임을 느끼곤 했어.

카페에서 어쩌다 닿은 너의 손에 깜짝 놀란 나를 달래기라도 하듯

너의 손이 감싸줬었지.

 

그렇게 너와의 하루는 정말 시간이 달리기라도 한마냥 훅훅 지나갔어.

나는 지방으로 다시 돌아가야했기에 터미널에서 버스안에 있는 날보며 너의 그 이쁜

미소로 날 배웅해줬지. 물론 나도 똑같이.

 

그날 밤, 버스안에서 난 너의 마음을 전달받았어.

우스꽝스러워.

"이런 나라도 만나주겠니?"라니..

 

어쨋든 그렇게 우린 서로를 남자여자친구라고 칭을 할 수 있었어.

보고싶다는 말과 함께 꿈속에서 만나 라는 그 오글스러운 말을 하고서

다음날 나는 너와의 채팅을 다시금 보며 혼자 멍청하게 하루종일 웃곤했어.

 

우리는 남들이 이뻐해줄만큼 이쁜 사랑을 했었고, 그 이쁜사랑만 간직하고 싶었는데

우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2년동안 수없이 사귀고 수없이 헤어졌었어.

 

서로에게 상처만 남겨주면서, 너가 내가 뭐가 좋다고 서로를 놓지 못했을까.

매번 힘들어했는데.

 

항상 너는 그럴때마다 내가 어디가 좋아 이런 질문을 했었지.

항상 나의 대답은,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뭐가 있어. 좋으면 그냥 그 사람이 좋은거지.

이유가 있는 좋음이라면 그 이유가 사라지면 그 마음도 사라질거라고.

 

내 대답에 항상 너는 고개만 끄덕였지.

헤어진지 세달이 다되가는데 며칠전에 온 너의 연락에 잠깐 흔들리더라.

근데 난 다시는 너와 헤어진 다음날, 그 기분을 느끼기 싫어.

 

그 날들이 너에게도 그랬겠지만,

나에게도 크나큰 상처였고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야.

 

헤어진지 얼마가 되지 않았을땐 너를 정말 원망 많이했어.

왜 너라는 사람이 너가 뭐길래 내가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거지 너는 너무 잘지내는데 나는 왜이렇게 지내고 있는거지 하면서.

 

근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온 오늘,

나는 더이상 너를 원망하지않아. 그원망은 잠깐의 원망이더라.

 

나는 너를 만나 그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왔고,

나는 너를 만나 많은것을 배웠고,

나는 너를 만나 사람을 알 수 있었고,

나는 너를 만나 그 힘듦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고,

나는 너를 만나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나는 너를 만나 사랑받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

 

그래서 너무 고마워.

그 추운겨울날 만났고 그 추운겨울날 헤어졌어,

내 겨울에 새하얀 눈속에서 꽃을 피워줘서 고마워.

 

혹시나하며 끼워뒀던 책갈피를 이제 빼보려고 해.

그 추운겨울부터 추운겨울날까지의 우리는 이책속에서 웃으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이만 책을 덮으려고 해.

 

고마워, 내 겨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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