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시생이야
공시 공부 도중에 연애를 시작했어
처음에는 너무 좋았지 나를 바라봐주고 이해해주고
그러다가 걔는 청주로 대학을 가게 되었어
점점 힘이 들게 되더라고
공시생이 뭔 돈이 있겠어 단기알바 뛰면서
공부는 뒷전이고 주말이 되면 걔랑 만나기에 바빴지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시험에 떨어지고 만나기전보다 점수가 대폭 떨어졌어 내 탓인데 괜히 너한테 짜증부리며
결국 헤어지자고 먼저 말을 꺼냈고 너는 받아줬지
매번 만나면 밥 깨작거린다고 뭐라 했지?
미안해 너가 돈을 쓰는 게 너무 미안했어 너가 돈을 쓰면 배가 고파도 먹기 싫어졌어...
데이트 장소가 항상 시내였지? 너는 잠깐이라도 다른 곳으로 놀러 가자고 했지?
미안해 불안했어 독서실에서 멀어지면 공부를 아예 못 하는 느낌이 들었어 어차피 만날 거 너 말대로 만날때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 공부에 집중하면 되었는데...
매번 이야기했지? 집가서 전화하라고 자기전에 잠깐 통화하자고...
미안해 너무 피곤했어 잠깐 통화가 1시간이 되고 너는 할말이 많은데 나는 공부한 이야기밖에 없었지
너를 만나러 나오는데 하나도 안 꾸민다고 뭐라 했지?
그나마 생기는 돈을 모두 너에게 투자했어 그래서 옷은 물론이고 머리도 정돈 못하고 모자만 눌러 쓰고 나갔지
너에게 받은 선물이 너무 많아
작게는 샤프부터 크게는 옷과 화장품도 사줬고
공부 잘하라고 독서대도 사주고 보온이 잘되는 텀블러도 사주고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꼭 합격해서 너에게 보답하고 싶었어
매번 잔소리가 심했고 짜증도 잘 부리고 나한테 투덜되는 이유가 사람받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고 사랑해 달라고 했지?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합격이 우선이 되어야할 것 같았어 그래야 너한테 당당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
헤어지고 나서 지금까지 너의 근황을 보고 싶지 않았어
오늘 중간 모의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받고 너의 톡프사 보면서 약간 화도 났지만 다행이다 싶어
사진 속에 그는 누구인지 모르지만 내가 준 상처 치료 받았으면 좋겠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헤어질때 마지막으로 나한테 좋은 사람이라고 꼭 합격하라고 해준 말처럼 이번에 꼭 합격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