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조회수가 높아 깜짝 놀랐습니다.일단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아내와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아내에게 전달하였습니다.대부분의 댓글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종영한 '스카이캐슬'의 '차민혁'가족의 예를 들었습니다.
지금 장모님은 '노승혜'처럼 조치를 취해야 한다.챙길거 다 챙기고 장인어른 혼자두게 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야한다.그래야만 처가 식구들의 숨이 트인다.그리고 다들 여린 마음 가지지 말고 독하게 먹어야 한다.
장모님, 처남 집에 계시면 되지 않느냐? 혹여, 장인어른이 처남 집으로 찾아올까봐 무섭다면 우리집에서 모셔도 상관없다.
만약에,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그건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장인어른의 나약함 때문이다.
대강 이런 상황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저 역시 장모님을 설득 중입니다.
많지 않은 댓글이지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주셔서 감사하고,제 아내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판에는 글 쓰는것이 처음입니다.결혼/시집/친정 카테고리는 여성분들만 쓰도록 되어있는데,아내가 글 쓰는 재주가 없다고 하여 아내의 아이디를 빌려 이쪽 카테고리에 글을 씁니다.
그만큼 아내의 고민이 너무 깊어 답답한 마음에 저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아내의 친정, 즉 저에게는 처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4남매 중 첫째가 저의 아내이고 여동생 둘은 아내보다 먼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막내인 처남은 4년전 제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올라와1년간 저희 신혼집 방 한 곳에서 지내면서 기반을 마련하고 현재는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처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히는 시골 중 시골입니다.지역명을 들으면 그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분들이 10명중 8명일 정도로 시골입니다.
그런 시골에서 스스로 공부를 해서 상경하였고,직장 생활 중 서로 만나 결혼을 해서 지금은 4년차 결혼 생활에 15개월된 딸이 있는 가정입니다.
아내의 컴플렉스는 자신의 외모라던지 출신이 아닌 처가입니다.
장인어른께서는 젊은 시절 많은 사업들을 하셨지만 잘 풀리지 않아 지금도 힘들게 생활하고 계십니다.그리고 그러한 마음의 짐들이 쌓이고 쌓여서 술에 의지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생활력을 잃어버리셔서 장모님께서 생활비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그러한 기간이 거진 10년이 다 되갑니다.
간간히 아내를 비롯한 자식들이 생활비를 보내드리기도 합니다만,각자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면서 직장생활도 그만 두었기 때문에그 돈은 결국 남편들이 벌어들인 돈이고, 내색은 못하지만 눈치가 보이겠지요.
물론, 저의 아내는 그러한 일이 있으면 저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저 역시 싫은 내색 없이 제 능력이 되는 한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사단은 저번 주에 일어났습니다.
장모님께서 도시쪽으로 장사를 하러 가셨고,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졸음운전을 하셔서 전봇대를 박아버리셨습니다.
차는 폐차시킬 정도로 크게 부서져 버렸고,그 차안에서 살아나오신게 기적일 정도로 장모님께서는 멀쩡하셨죠.그래도 큰 사고인지라, 후유증이 심하게 오셔서 지금은 병원에 입원중이십니다.
제일 먼저 비교적 가까이 살고 있는 작은 처제가 아이들 (딸 둘)을 데리고 내려갔습니다.저는 당연히 장모님 병간호를 하러 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장인어른 밥 차리러 내려간겁니다.
결국엔 작은 처제가 언니들에게 SOS를 보내고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큰 처제와 저희 가족이 내려갔습니다.마침 저는 프로젝트가 막 끝나서 휴식기간이었구요.
긴 시간동안 운전을 하면서 내려가는 동안 저는 좀 의아했습니다.
'이게 온 가족이 내려갈 정도로 중대한 사항인가?'물론 장모님께서 큰 사고를 겪은 것은 중대 사항이지요.
그런데,'장인어른 식사 챙겨드리러 자식들이 전부 내려가야 되는 일인가?'
속으로만 생각하고 어차피 더 속이 상하는 사람들은 아내와 처제들이니그냥 내색 없이 내려갔습니다.
처가에서도 저희 딸 포함 조카 다섯 챙겨주면서 놀아주고, 차도 제 차밖에 없으니기사노릇 열심히 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장인어른이 술을 드시면서 생겼습니다.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만, 못볼 꼴 많이 봤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이런 가정 분위기 안에서 제 아내 그 동안 참 힘들게 컸구나...그리고 정말 착하게 삐뚤어지지 않고 자란게 다행일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그 동안 아내가 장인어른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자랐는지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아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큰 상처들이 아직도 남아있을 겁니다.
이제는 어떻게 할지가 고민입니다.
장인어른의 나약한 모습에 지친 아내는 결국엔 이틀만에 집으로 올라오자고 했습니다.
사실, 아이를 재우려고 드라이브를 할 동안아내의 입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할 정도였고, 저는 항상 곱게 말했던 아내의 발언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큰 처제와 작은 처제도 오늘 처남과 함께 올라오기로 한다고 합니다.
소식을 들은 장모님께서는 자식들에게장모님의 통장, 옷, 귀중품을 챙겨서 병원으로 가져오라고 시키셨고,퇴원 하는 즉시 저희 지역으로 올라온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마음 여린 처가식구들은 만약 장모님을 포함해서 모든 식구들이 장인어른만 남겨 놓고 떠난다면,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날까 걱정입니다.
저 역시 생각이 많아집니다.
인간으로서 부모를 끝까지 지켜야 되는가....아니면,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사람이 피해를 입는 상황을 종식 시켜야 하는가....
지금까지 가장 '평범한 가정'에서 살아온 나는두 번째로 가까운 또 다른 '평범하지 않은 가정'을나의 '또 다른 가족'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제3의 가족'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험한 말, 험한 욕 한 번 하지 않은 아내의 입에서 자식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주를나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라고 해야 하나...아니면, '이해'를 해야하나....
이런 것을 딜레마라고 하지요...
저와 제 아내, 처제들, 장모님 모두 답을 내릴 수가 없어이 곳에 긴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