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문학교 졸업 예정인 사람입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이 생겨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냥 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기도 하고....
음. 뭐랄까, '이 일을 해야만 해'라고 인식하게 되면 왠지 하기 싫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난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뭘까 싶기도 해요. 그나마 숨통을 트여줄 취미가 그림 그리기였어요. 그러다 진지하게 진로를 찾다가 실무 위주로 배우면 단기간에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전문학교에 지원해서 합격했어요.
처음 전문학교에 입학할 때 만 해도 '열심히 해서 실력도 키우고 회사 다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이었건만.... 졸업이 다가오니 부모님의 취업 압박에다 뚜렷했을 목표도 이제는 흐릿해져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걸 잘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분명 내가 원하던 길이었으나 재능 있는 이들 사이에서 어중간한 재능을 노력으로 보완해야만 하는 상황이 힘들어요.
가끔은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질투 나기도 해요. 나도 열심히 해서 저만큼 그리면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어차피 노력해도 1, 2년 그려 재능 폭발하는 사람 발밑도 못 따라갈 텐데 왜 난 이렇게 어중간한 재능을 가지게 된 걸까 싶기도 하고 꿋꿋이 노력하면서 실력을 쌓았을 사람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선택한 진로이니만큼 1, 2년 쯤은 아르바이트하면서 관련 학원을 다니거나 집에서 혼자 그림 연습하고 싶었어요. 취업하려면 더욱더 내 가치를 높여야만 하고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이런 식으로 내 실력이 부족하니 1년 정도는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진지하게 말하니 알겠다고 했다가 곧 졸업 날이 오니까 말이 바뀌었어요. 1년도 긴데 2년이라니 니가 미쳤구나, 2년 동안 자격증 하나 없이 니가 한 게 뭐냐, 창피해 죽겠다, 광고가 돈 잘 버니까 넌 그쪽으로 가라, 부모님 말 들어야지, 고집만 세다 뭐 줄이면 이 정도인데 저에겐 정신적 타격도 너무 크고 희망하는 진로가 부모님이 강요하는 식으로 바뀌니까 오히려 싫어졌다고 해야 하나? 이쪽으로 가기 싫어지고 요즘은 그림도 그리기 싫고 손에 안 잡히네요... 무기력해져서 밥도 잘 안 먹게 되서 하루에 한 끼 인스턴트 식품이나 분식 같은 걸로 때울 때 도 있고, 약속이나 어디 나가려고 마음먹으면 나가는 게 일이 돼버리니까 꾸물거리다 저녁 돼서 내일 가야지 계속 미루게 되네요.
저도 이런 제가 너무 한심하고 쓸모없는 거 같아 종종 자괴감도 드네요. 혹시 저 같은 경험을 한 적 있다면 극복한 방법이나 이렇게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던가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