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해외여행중 만난 진상손님

여행자 |2019.02.13 09:46
조회 3,185 |추천 18

얼마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13일 여행의 출장을 다녀온 여행인솔자 가이드입니다.

1994년부터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가이드 일을 한지도 벌써 20여년이 다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을 나온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입니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같은 분에서부터 친구같은 나이대. 그리고 우리 아이들정도 되는 손님들까지...

직업도 정말 다양한 분들이셨죠.

평범한 회사원. 직장인부터 사업을 하시는분. 그리고 정치인이나 연예인도 있었구요.

어렵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이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출장에서는 도저히 참기 힘든 손님때문에 완전히 멘탈이 나가버렸습니다.

Burn out 이란 표현 들어보셨나요?

당시 저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럼 그 진상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나이는 저와 동갑인데요.

참고로 저는 68년생입니다.

직접 이름을 밝히긴 그렇고 카톡에,

"신뢰를 판매하는 3성금융인" 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는 것으로 봐서 3성생명이나 3성증권 쪽에 있는 사람인듯 합니다.

 

(원래 진상짓을 하려면 자신의 소속이나 정보를 감추는게 보통인데 참 신기한 종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그리고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 손님들에게 개별행동을 자제 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공항 트랜스퍼와 짐 찾고 나갈 때까지 함께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도하공항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했구요.

그런데 마드리드 공항에서 그 진상손님이 사라졌어요.

비행기 내려서 그 좁은 2m정도 되는 브릿지 바로 앞에 깃발 들고 다른 손님들과 함께 서 있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없어서 일단 출발하고 보니 입국심사 하는 곳 앞에 서 있더군요.

(여기가 꽤 멀어요)

그래서 한번 주의를 주었습니다.

프라도미술관에서 개인행동을 하고 안 보이길래 함께 가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초등학생도 아닌데 가이드가 너무 간섭을 한답니다.

너무 어이가 없었죠.

그렇다면 개별여행을 하던지 아니면 개인시간을 갖겠으니,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느니 해야지 ...

아뭏든 그렇게 혼자 다니니 로컬가이드가 전담으로 따라다녔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 신경쓰이고...

문제는 살라망카에서 일어났습니다.

자유시간을 주고 12시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12시 거의 다 되어서 인원을 세어보니 맞았습니다.

가이드도 세어보고 나도 세어보고.. 그래서 조별로 인원파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원이 일단 다 있는거 보고 가이드가 또 몇마디 멘트를 하고 중식당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식사중에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는데 받으려고 하니 끊어졌어요.

누구지(?) 하면서 이상해서 확인을 해 보니 그 남자가 없는 것입니다.

얼른 다시 광장으로 달려가(1분거리) 좀전에 만나기로 했던 그 자리에서 기다리니까  화가 잔뜩나서 식식거리며 저쪽에서 뛰어오더군요.

그 때가 대략 12시 15분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나를 보면서...

"왜 보이스톡 안받냐?"

"자기 아내가 한국에서 전화를 했는데도 왜 안받았냐? 하면서 화를 많이 냈습니다.

화가 났겠죠.

당연히...

그래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아까 인원파악 할 때 다 있는거 보고 출발했는데 어디계셨나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화난사람에게 더 뭐 할말도 없고...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다들 서 계시는데 다시 미안하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

"이미 지난거 어쩌겠느냐? 됐다." 하더라구요.

(보통의 경우 이럴 때 이정도로 끝내고 여행을 하는게 아마 일반적일 겁니다.)

(나중에 다른 손님들의 휴대전화 사진의 세부정보를 보니 우리가 12시 넘어서 출발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후에 알고보니 그 사람이 롤렉스 매장에 갔었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날에 리스본을 출발하여 세비야로 가려고 하는데 다짜고짜 손님들이 다 있는데서 저에게 "왜 거짓말을 하느냐" 면서 따집니다.

그사람의 주장은 인원파악을 하지도 않고 왜 인원파악을 했다고 하느냐? 하는것과..

"제시간에 그자리에 있었는데 가이드가 다른사람들과 먼저 가버렸다."는것.

그리고...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인솔자인 나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 사과하라고 소리소리 지릅니다.

자기가 < 인솔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다> 는 말에 너무도 어이없어 다른 손님들이 무슨 소리냐고 어디서 갑질이냐고 하면서 따지셨습니다.

자기가 그동안 늘 시간에 늦고 개별행동을 하면서 그런 소리를 하니 손님들도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습니다.

(아마 자기가 예천군의원 정도 되는 줄 착각했었나봐요. 그러니까 사회적 지위가 어떠니 저떠니 하지..)

그 남자는 자기 와이프가 우리회사와 거래를 한다면서 회사에 정식으로 컴플레인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어떤 회사인지 몰라도 이런것도 밝히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겁니다)

이런 소란 속에 버스는 출발하여 세비야로 가고 있고...

휴게소에 섰을 때 다시한번 그사람에게 찾아가 미안하다. 그리고 여행기간이 아직도 열흘이나 남고 한데 화 푸시고 즐겁게 여행 하시라고 간곡히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전혀 내 말을 듣지 않겠다는 것처럼 무반응이었습니다.

버스쪽으로 가는 동안에, 그리고 버스 안에까지 따라가서 계속 미안하다고 사정하다시피 했지만 더이상 얘기하기 싫다면서 회사에 글을 써서 컴플레인을 하겠다고 합니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되더군요.

버스가 출발하면서 마이크로 잡고 다시한번 사과하고 앞으로 좀 더 잘 하겠다 그러니 화푸시고 글 올리는 것도 좀 재고 해 달라고 정말 읍소하다시피 간곡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통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서 자신이 얻는게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여행중에 많은 일행들이 계시는데 그 분들의 분위기도 좀 쎄 해지고 해서 함께 여행하는 분들이 불쌍했고, 그리고 그분들께 정말 죄송했습니다.

제가 마음이 그러니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루어질 리 만무하고...

즐거워야 할 여행이 다들 얼굴표정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다들 제 걱정을 해주시고 본인들이 어떻게 해줘야 제게 도움이 되겠냐고 하시며 여행사에 응원 전화를 해준다, 인터넷에 써준다 하시니 참으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졸지에 그 진상 손님은 나만의 진상이 아니라 여행분위기를 깨는 모두의 진상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아니 이제 우리회사가 아니네요. 그만두기로 했으니...

여행사에서는 우리 인솔자들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으며, 인솔자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고객불만이 있으면 모든걸 인솔자의 책임으로 돌리고 그것도 해결하지 못한 무능한 사람으로 치부하며 다음번 출장배정에 불이익을 줍니다.

왜 그랬는지 인솔자의 말이나 다른 손님들의 말에 귀를 전혀 기울이지 않죠.

우리 여행인솔자 가이드들은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 받는 급여나 금전적인 것이 하나도 없기에 출장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결국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죽으란 소리와 똑같습니다.

그러니 결국 출장이라는 것은 생존이 달린 문제이지요.

작년 8월말에도 말도 안되는 손님 컴플레인 글이 올라와 회사 담당자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좀더 신경써서 잘 하겠다." 라고 이야기를 한 것도 생각나고 한 터라 정말이지 이번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사정하다시피 매달려 봤지만...

결국, 아침에 회사 담당자의 카톡을 보고 그 남자의 와이프가 여행사가 속한 회사 CEO(대표,사장)에게 메일을 보내 컴플레인을 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결국, 이런 일이 있으면 출장에서 배제되는 것이었기에 더이상 이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담당팀장에게 더이상 이회사에서 일을 못하겠노라고 먼저 말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인솔자가 인원파악도 안하고 출발하냐는 담당자의 짜증섞인 목소리에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남자가 회사 대표에게 보낸 글 중엔 이런 글이 있더군요.

"나는 고객에게 진심어린 정중한 사과 한 마디를 하지 않고, 거짓말을 일삼는 인**크의 가이드 관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번 여행일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수많은 여행객들에게도 이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이런 행동은 납득할 수 없고, 나는 그들에게 공개적인 사과도 요구한다."

자기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탓을 하고,

사과를 해도 전혀 받아주지 않으며,

공동생활인 패키지 여행에서 개별행동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적신분 운운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것.

 

이런게 갑질이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갑질이 아닐 수도 있죠.

당시 버스에 탄 손님과 인솔자 그리고 가이드와 기사.. 다 평범한 같은 사람이니까, 하지만 자신이 갑이라고 생각하는 얼빠진 손님하나가 너무도 제겐 버거운 상대였습니다.

어차피 이 일로 인하여 이젠 이 회사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직장을 잃고 농성하시는 분들,

크레인에 올라가시는 분들,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르는 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손님들은 그냥 가이드인 네가 이해해라 하시지만 이제 이곳 직장에서 더이상 일하지 못하게 된 나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습니다.

"그 진상과 손님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저에게는 이제 돌아갈 일상이 없어진 것입니다."

"신뢰를 판매하는 3성금융인"

이라는 자기소개를 보니 좀 어이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작년 4월쯤, 3성증권에서 직원들의 도덕적해이 이른바 모럴해저드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으니까요.

"배당금1천원을 주식 1천주로  잘못 입력을 했는데 그걸 직원들이 갖다 팔아서 주가가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최대 증권금융 사고인 어마어마한 사건"      

3성금융인이 그런 사람들인걸 온 국민이 다 아는데...

3성이면 사람들이 다 인정 해 줄거라는 착각.

3성인이라고 하면 다 부러워 할거라는 착각속에 사는 그 남자.

(그 사람이 다른 몇분의 여행자 분들에게 준 명함에 분명히 직장이 명기되어있습니다.

처음엔 증권인줄 알았는데 생명이었습니다.)

그도 나와 같이 가정이 있고, 그안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을텐데, 집에 가면 여행을 잘 다녀왔냐고 물을텐데 어떻게 대답을 할까요?

아이들에겐 어떻게 가정교육을 할까요?

그도 나처럼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잘해라. 손가락질 받지마라..." 하는 말을 들으며 나이를 쉰둘씩이나 먹었을텐데...

그도 직장에 나가면 자신의 고객을 만나서 때로는 행복을 느끼고 또 때로는 고객에게 피곤함을 느낄텐데 왜 이런 치킨게임을 멈추려하지 않을까요?

나는 그와 내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왜 나와 자신이 다르다고 생각을 할까요?

3성이라서요?

강남에 살아서요?

(실제 강남인지는 모르지만...)

아믛든 이상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 자신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그 아내나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괜히 제가 걱정이 됩니다.

이번 사건은 제가 고의로 의도한 일도 아니고, 그 역시 일부러 그런건 아닐겁니다.

나야 일을 하다보니 어쩌다 하지 말았어야 할 실수를 한 것이고(이건 나의 실수의 범위를 우주 안드로메다 끝까지 확장 할 때이고, 나의 실수가 아니고 그의 전적인 실수 일 수도 있다.), 그 역시 오랜만에 아니, 그가 자질구레한 것을 이것저것 사들고 다니는 걸 보면 유럽은 처음인듯 하다.

(다른분들의 작은 빈정거림에서 발견함)

어쨌든 처음이든 오랜만이든 유럽여행을 와서 이것저것 신기한 것이 많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 제 시간에 모이고 가이드 말을 듣는데 자신은 개별여행을 온 사람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어느분의 말씀처럼,.

"그사람만 오면 다 온거예요"

누구든 실수도 할 수 있고,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우리(우리라고 하기엔 기분 나쁘지만)) 양측은 서로에게 잘못의 갑옷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무거운 갑옷을 누가 먼저 들어서 상대에게 씌웠는가?

바로 그 진상이다.

처음에 식사하고 나와서 사과를 했을 때 말 한대로

"됐습니다. 이제 다 지난 일인데요." 그러면 끝났을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오해를 그것이 진실인냥 믿으며 난리부루스를 춘 것이다.

그의 진상짓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스페인의 호텔식당이나 일반 식당에서는 손님이 가지고 온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들이 바쁜데 컵라면 물 받아달라, 햇반 데워달라 하는 요구도 많을뿐만 아니라 그런 먹은 흔적들을 지져분하게 그냥 방치하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진상손님은 가이드의 그런 숱한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점심식당에서 밖에서 산 와인을 따서 옆사람들과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예약된 아침식사 시간을 어기고 다른 팀들 먹는데 끼어서 먹다가 다른 가이드에게 제지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먹기도 하고, 마지막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도 개별행동으로 사라져 다른 여행객들을 기다리게하고...

그래도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한 진상짓은 생각하지 않고, 가이드가 자기에게 한 이야기만 기분나쁘다고 어거지를 놓습니다.

함께 여행을 했던 분들이 저와 화해를 하라고 권유도 하고 본인 잘못도 있고 하니, 자제 해 달라고 하는 요청도 많이 했지만 그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갑질과 진상짓은 호환마마보다 무섭고 위험한 사회의 암적인 짓거리이며, 사회를 분열시키고, 사람의 존엄을 파괴하는 사회악입니다,

이글을 쓰면서도 정말 죄송스러운 분들은 함께 여행을 하신 분들입니다.

여행중 저로 인해 기분이 언짢으셨을거예요. 그 진상에 대한 저의 결백을 여러번 말씀드렸으니까... 좋은 얘기도 여러번 들으면 그런데...

(변명하자면...그만큼 제가 절박했어요)

아뭏든 함께 여행을 하셨던 다른 분들께는 다시한번 머리숙여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3성이란회사... 직원교육 좀 잘 시키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천수18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