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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김에 썼는데 사실 진짜 보고 싶긴하다

알면들켜요 |2019.03.23 21:25
조회 1,566 |추천 1
주저주저 하다가 연락해서 만나게 됐는데 여전하더라 넌

이전에 번호를 지웠어서 어딨는지 물어보려고 보이스톡 거는데도 속이 덜컥하긴 하더라

그렇게 2층에서 본 넌 얼굴이 눈에 띄게 말랐어
그대신 나랑 수준이 다른 씀씀이는 여전했어

그찰나에 니 휴대폰에 뜬 전화 표시와 얼핏보이는 하트를 보니까 울컥했어

난 아무것도 아닌데 괜히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어
다른 한편으론 이모습을 보이는 나 자신이 너무 역겨웠어

아마 아니라고 생각하기만 하면서 괜찮다고 자위한 내 꼴이 웃겨서 그랬어

내가 밥을 안먹었다는 핑계로 서래를 갔지
술먹고싶어서 그랬어 원래 좋아하기도 하고 씁쓸해서 그랬어

넌 열심히 회사이야기를 했지 난 듣기만 해주고
그러다 또 다시깨달았지 너랑 나 사이에 거리를

비싼 음식들을 먹었었던걸 자랑하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시시콜콜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이야기가 나왔지

누가 찌질하게보더라도 별로 듣고 싶진 않았는데 담담하게 이야기하더라
그 사람 설명을 해주면서. 좋은 남자랑 만나고 있다고 근데 티는 내지 않고 있다고

예전에 페이스북 보다가 본게 있어 내 세상이 무너졌어 인가 패러디도 엄청나왔었고
그 순간만큼만은 진짜 그 말 그대로더라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고 내가 자격지심에 쩔어서 나가떨어진 주제에
넌 안보였겠지만 다리가 막 떨렸어
그 뒤로는 기억이 안나 니가 뭐라고 이야기한건 알지만 기억에 남진 않았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왜 내가 이런반응인진 모르겠는데 되게 좀 그랬어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다 먹고나와서 커피를 먹었잖아
그때도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작년 여름이야기가 나왔어

난 솔직히 작년 여름 후회하고있어 그때 내가 널 바로 잡지 않았더라도
첫 발걸음을 잘 뗐더라면 이렇게까지 내가 혼자 속 끓일 일은 없었을꺼야

그때 난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었어
그때 우리 둘 이야기하면서 너 하품했던거니 아니면 내가 술에 취해서 잘못본걸까

내가 갑자기 휴지를 가져왔었잖아 난 너 우는 줄 알았어 이야기하면서
그게 그때 내가 널 서럽게 해서 강아지하면서 그런건지 그냥 이야기하다보니까 회상에 젖어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니면 하품한건지

하품했다고 하자 안그러면 지금도 쪽팔려죽겠는데 더 죽어버릴것같다

진짜 너 만난 하루만에 내 수준과 인성의 바닥을 보는 것 같아서 기가 막혀
저질인건 알고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생각도 못했었거든 내가

술취한셈치고 청승이란 청승은 있는대로 다 떨어서 기분만은 뭔가 후련하다
나중에 정신 차리고 머리 쥐어 뜯을 사람도 나지만 그래서 안보려구
네가 여길 안보는걸 아니까 니가 볼 걱정도 없으니까 나도 남들 하는거보고 한번쯤 이래보고 싶었거든

내 휴대폰에 있던 네 사진도 다지웠어 나
거의 400장이나 있더라 니가 내 휴대폰으로 셀카찍은거랑 내가 찍어준거
근데 그중에도 못지우겠는게 니가 날 찍은 사진이더라
난 얼굴뿐만은 아니지만 얼굴이 아수라장이라 사진찍기 싫어했잖아 근데 네가 계속 장난식으로 찍던건 그냥 뒀었거든
생각보다 잘나왔다고 뿌듯해하던 니표정도 생각난다ㅡ

웃기지 않냐 그렇게 사진 찍기 싫어하던 난데 안쓰던 스노우까지 쓰면서 심심할때 셀카찍는다 나


내일도 등촌까지 가야하는데 술을 이렇게 먹어서 주절주절 폰으로 쓰느라 몸도 힘들고 정신도 나간 것 같다


아 그리고 같이 일했던 그 언니랑 셋이 만나자고 이야기한거 있잖아
연락하지마 그언니랑 나랑 셋이 본다고 해도 난 안 나가고 싶ㅓ

나한테 부끄러움이란걸 몸소 깨닫게 해준게 너라서 볼 낯이 없을것같아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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