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초반이고 남친은 30대 중반입니다. 사귄지 1년 반 정도 되어서 결혼 얘기 오가고 있는데, 남친이랑 성격도 잘 맞고 서로 많이 좋아해서 다른건 걱정이 없는데... 남친이 많이 무식해요. 솔직히....
단어 뜻도 잘 모르는 게 많고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무엇보다 상식이 너무 없어요. 제 생각엔 고등학교도 아니고 초등학교, 중학교 정규교육과정만 성실하게 이수했으면 다 알아야 되는 것도 몰라요.... 남친이 솔직하게 얘기하긴 하더라고요. 자긴 공부 잘 못했다고요. 근데 가끔은 해도해도 너무해서 그냥 넘어가고 싶은데 얼굴에 티가 나잖아요. 그러면 남친은 내가 자기를 비웃거나 무시한다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대화를 해서 무시하려는게 아니다, 그래도 많이 알면 좋은거니까 괜히 모르는 거 아는 척 허세부리다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지 말고(몇 번 그런 전적 있음) 모르는 건 나한테 물어봐라.. 했거든요.
근데 그렇게 하고 나니까 진짜 무식퍼레이드가 장난이 아님요. 어느날 저에게 '삼중고'가 무엇인가 묻길래 '헬렌켈러'가 겪은 장애처럼... 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는데 헬렌켈러도 처음 들어본대요. 당황한 얼굴을 숨기고 뜻을 풀어서 설명했더니 에헤~ 그런거구나~ 에바참치꽁치라는거~ 고통 3스탯이라는거~ 이러면서 낄낄거리는데 할말을 잃었어요. 초등학생도 요새 저런 말은 안 쓰겠어요-_-;;;
되게 많이 놀랐었는데 막상 쓰려니까 잘 생각이 안나네요. 대충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구릉, 주산지, 함의, 산적하다, 철회하다 같은 일상회화에서 사용빈도가 비교적 낮은 한자어는 아예 전혀 아는게 없고요. 영어는 다 몰라요. 한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영어 단어.. 오케이라든지 컬러라든지 이런건 아는거 같은데 스펠링 못써요. 솔직히 알파벳은 아는지 의문이에요. 근데 이거 물어보면 자기 무시한다 그럴까봐 차마 못물어봤어요. 아, 단어 맞춤법도 엄청 틀려요. 단어 뜻도 잘 모르는데 맞춤법 모르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상식도 참담한 수준이고. 앙코르와트는 와플 종류이고 집단지성은 지성이가 집단으로 있는 거라고... 잘 몰라서 대충 개그라고 친거지만 어이가 없었어요. 뭐든지 다 저런 식이에요. 주변 지인들도 하도 남친이 아는게 없어놓으니 혹시 교포냐고 물어본 사람들도 있었대요. 한국어를 잘 모르는 줄 알았나봐요. 물론 남친은 토종 한국인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제가 남친에게 '현황조사를 먼저 하고 사업을 시작하겠지.' 라고 말했다가 일부러 어려운말 써서 자기 놀리냐는 말까지 들었네요. '현황조사'라는 말을 실제로 쓰는 사람이 어딨냐고 너같은 애 처음 본다는데... 알고보니 자기가 뭐 모른다고 할때마다 제 표정이 마치 자기를 무시하는듯한 표정이어서 자존심이 상해왔었대요. 아니... 표정관리를 하고 싶어도 너무 심할 때는 저도 어떻게 할수가 없어요...ㅠㅠ
현황조사라는 말을 하는게 그렇게 젠체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