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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행 좋아하시나요?

여행 |2019.04.22 14:25
조회 105,580 |추천 224
여자친구랑 해외여행을 가게됬어요. 사귄지 오래되서 뭐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국내여행도 몇번갔고 해외로도 가본적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여행을 정말... 싫어해요ㅠㅠ 굳이 왜 가나 느낌?

여자친구는 유럽 유적들도 가보고싶어하고 LA의 거리나 남미의 자연도 보고싶다고 하면서 언제 꼭 같이가자는 말을 해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아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하고싶다, 나에겐 당신이 소중하다. 그런 의미겠죠. 하지만 여행이 정말 싫어요. 제겐 그냥 비싼돈 내고 귀한 휴일 뺏어서 스트레스받으러 가는 행위에요. 가기 싫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엄청 실망하더라구요. 나랑 같이가는데도 싫냐, 1년에 몇번안가는데도 별로냐, 가면 재밌을거다 이래서 결국 가게됩니다...

여행가면 일단 일상이 깨져요. 가장 큰 게 운동을 못해요. 운동하고 샤워하는 그 기분도 느낄수 없고, 자는거나 먹는것도 불규칙해져요. 저녁은 닭가슴살에 상추먹어야 하는데... 잘때는 오늘은 유산소한번 안했으면서 쳐먹었구나 죄책감에 쌓이며 잠에 듭니다.
여행간 기억은 평생 남는다고 하는데 그냥 여행가는 기간동안 집에서 책을 읽으면 평생 남아요. 심지어 유익하죠! 읽어야할 책이 얼마나 많은데.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는 공부도 놓게 되서 뇌에 주름 풀리는 느낌이 드는게 너무 싫어요. 돌아와서 펜잡으면 어색한 느낌이 싫어요.
모험같다는 말이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아는 시대에요. 지금은 뭐 에펠탑 어떻게 생긴지도 다 알잖아요? 검색하면 4k uhd로다가 나오는데 그걸 보러 거기까지 가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집에서 편한자세로 명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게 더욱 모험같은 모험같아요.
재미요? 그냥 피씨방가서 게임하는게 더 좋아요. 수많은 사람이 월급받아가면서 어떻게하면 재밌을까 연구해서 만든 프로그램들이 깔려있어요.
음식이요? 외국에서 먹는 음식은 맛있어요. 물론 맛있겠죠. 그 가격이면 맛없을수가 없어요. 제가 만들어도 맛있을껄요? 근데 우리집 앞 치킨이 더 맛있어요.
돈도 돈이에요. 여행갈때 쓸 돈이면 헬스+수영 정기권에 피씨방 돈 빵빵하게 채우고 넷플릭스까지 가능해요. 여행 며칠 가는게 저거 다하는 것 보다 가치있는 일인가요?

여행가면 매 순간이 스트레스랍니다. 왜냐구요? 거긴 제가 늘 있던 곳이 아니니까요. 시간과 돈이 남아도는 사람이 아니라 매번 답사를 갈수있는것도 아니잖아요. 일어나면 아침 식당생각, 밥먹을땐 오전에 어디볼까 생각, 점심식당 생각, 버스타는곳, 저녁, 야경볼만한곳... 매순간이 생각과 긴장의 연속이에요. 평소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이잖아요. 짜증도 못내요. 짜증내면 여친님이 싫어하고 또 무서워하니까요. 어떻게든 참아보다가 새어나오는 짜증에 여친님이 실망하면, 정말 내가 뭐하러왔지? 생각이 들어요.

여행은 가는것보다 준비하는게 더 큰 기쁨이라고 하잖아요? 준비하는건 진짜 더해요. 항공권은 한참전에 알아봐야하고, 이름도 영어로 틀리면 안되죠. 가격도 비교해봐야하고. 어디서 뭐먹을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고 예산은 어떻게 되는지. 어디서 잘지. 볼건 뭐가 있는지 찾다보면 가기도 전에 질려요. 조금이라도 있던 '가고 싶다'는 마음도 사라져버려요.

여행 마지막날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면, 기쁨을 주체할수가 없어요. 물론 "아쉽다.. 다음에 또 왔으면 좋ㅋㅋ겠어"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죠. 하지만 속으로는
드 디 어!!!!!
얼른 집가서 한숨잤다가 운동하고 게임 좀 하다가 다음날 출근하거나 주말이면 카페가서 공부해야지~ 너무 달콤한 일상이에요.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구요. 여행이 얼마나 재밌는데~ 뭐 이런 식의 반응이에요. 부모님도 "에이 그래도 여행은 좋지" 하시고.


저 같은 사람은 없는건가요? 여행이 그렇게 성스럽고 유익한 행위인가요??
추천수224
반대수367
베플와우|2019.04.23 17:19
초반에는 취향의차이라고 생각했는데.. 님같은 의식이면.. 그냥 연애도 결혼도 하지마시고 혼자사세요. 제일 베스트는 성향이 비슷한 분 만나면 좋겠지만.. 사람이 다 똑같을순 없는데.. 다름을 존중할줄아는 마음도 전혀 없을거같아요.. 여행이 싫은건 백번이해하겠는데.. 본인이 좋아하는것만 옳다는 생각이라... 천생연분 만날때까지 원하는거 행복하게즐기시면서 혼자사세요. 아마 50번쯤 다시태어나면 만날수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님이랑 쿵짝이맞는사람..
찬반ㅇㅇ|2019.04.23 17:19 전체보기
와... 나도 한국사람들 여행여햄하는거 이해안갔는데 저랑 생각이 거의 똑같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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