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서울LG트윈스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전통의 ‘엘롯기(LG·롯데·KIA)’ 중 홀로 승승장구하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표상 가장 크게 차이나는 것은 마운드다. LG 마운드는 4월까지 리그에서 유일하게 2점대 팀 평균자책점(2.68·1위)을 기록했다. 이렇듯 탄탄한 LG 마운드의 뒤에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자리잡은 포수 유강남(27)이 있다.
최근 6연승에 성공한 LG는 지난 30일 현재 19승 11패로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SK 와이번스(20승1무10패)와의 승차는 불과 1경기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선두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유강남은 지난해보다 공수에서 더 도드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LG의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있는데 한층 안정적인 리드와 여유 있는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동료 투수들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LG 감독은 “바뀐 투수-배터리 코치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유강남의 볼 배합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지난해보다 훨씬 능숙하게 잘 하고 있다”고 했다.
유강남은 투수들의 과감한 피칭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상대 타자의 약점을 분석해 파고드는 집요함을 보여준다. 유강남은 “올 시즌 수비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투수들이 공격적인 피칭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설령 투수가 안타를 맞더라도 후회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
LG는 올해 1~3선발이 탄탄하다. 타일러 윌슨(평균자책점 0.57)과 차우찬(1.50), 케이시 켈리(2.47)가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4승씩, 총 12승을 합작했다. 정우영, 이우찬, 고우석 등 젊은 불펜들의 기세도 아주 좋다.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는 유강남의 힘이 투수들에게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유강남은 “각 투수의 장점과 스타일을 살릴 수 있도록 자신있는 구종을 던지게 한다.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좋고 나쁜 구종을 구분하고, 투수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화끈한 타격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것도 유강남이다. 올 시즌 공인구 교체로 인해 리그 ‘투고타저’ 현상이 짙어졌지만 그는 지난달까지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KT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 그의 장타율은 커리어하이인 0.530(리그 6위)이다. 지난주 4경기에서는 세 차례나 결승타를 뽑아내며 팀의 연승 행진을 도왔다. 유강남은 “타석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에 집중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올해 LG의 팀 타율은 0.259(7위)로 막강한 마운드에 비해 타선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포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타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진정한 살림꾼’ 유강남의 존재를 믿기에 LG 코칭스태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