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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음식 버려놓고 거지 취급한 식당 사장님

夜來香 |2019.05.04 01:09
조회 2,597 |추천 12
안녕하세요,
오늘 점심 대만에서 온 손님 3분을 모시고 방문한 가로수길 [**부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몇년 전 손님 중 한 분이 찾아갔는데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발걸음 했어요
가수 [**]이 운영해서 유명했던 찜닭집이었는데 최근에는 저녁에 이자카야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다행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후여서 저희를 제외하고 
외국인 손님 몇 테이블 정도 있는 정도로 많이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찜닭 보통매운맛 큰 사이즈, 납작만두, 맥주 1병, 공기밥 2개를 주문했고 15분 정도 후에 음식이 나왔어요
(사장님, 혹여 언젠가 이 글을 보게 되신다면 분명 저를 떠올리시겠지만 혹시나 기억 못하실까 자세히 말씀 드리는 게 저의 부끄럼 없는 까닭이에요.)

보통 아래 깔려있는 납작당면이 먼저 불잖아요? 
그래서 손님들께 먼저 드시라고 말씀 드리니 다행히 납작당면이 입맛에 잘 맞으셨나봐요 
약 1/3~반 정도 먹은 시점에 점원 분께 추가가 가능한지 여쭤보니 - 찜닭은 한번에 조리되어 나오는 음식이라 추후에 사리 추가가 안될지도 몰라서요 - 다행히 추가해 주신다고 큰 찜닭 접시를 가져 가셨어요
(접시가 빠지고 테이블이 비어 먹던 박자가 끊여서 애초에 고기를 개인접시에 좀 덜어놓을 걸, 하며 일행들과 얘기 했어요)

다 같이 맥주도 한 잔 했고 뭐 여기까지는 문제 될게 전혀 없어서 저도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그리고 전 몰랐어요, 당면 추가가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 줄은...

10분 정도 후에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당면이 보이는 큰 덮밥 그릇 하나를 놓고 가셨고 
혹시 고기가 밑에 깔려있나 뒤적였으나 오로지 당면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때는 생각보다 양이 많아 행운인 줄 알았어요. 
그리곤 주방에 큰 소리로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ㅋㅋ..

'그 걸 버리면 어떡하냐... 너는 얘기를 하고 확인을 잘 해봐야지... 아휴 (%@#$!)'

뭔가.. 버렸나....
..우리 테이블 얘기 같긴 한데... 대체 뭔 말인지?

괜히 불안한 예감에 찜닭 접시를 가져 가셨던 점원 분을 호출해서 여쭤봤어요,
좀 당황하신 것 같긴 했는데 '주방에서 착오가 있었으니 다시 만들어 드리려고 얘기 중이다.' 라고..

뭐.. 네.. 찜닭이 어떻게 된건지 뭔지 정황 상 이해가 될 듯 안 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우선 기다렸어요.
잠시 후, 주방에서 중국인 남자 조리사분이 저희 테이블로 오셔서 중국어로, 
'찜닭은 다 먹은 거라서 버렸고, 그러니 당면을 서비스로 주겠다''찜닭은 다 먹은 거라서 버렸고, 그러니 당면 돈 안 받겠다''찜닭은 다 먹은 거라서 버렸고, 그러니 당면을 드셔라'
(廚師先生,是您以為我們已吃完,但如你所知其實我們沒有吃到一半,也沒有人說要把它扔掉)
네?? 저희 다 안 먹었는데....
사장님이 시킨건지, 더는 할 말이 없으신 건지, 본인 잘못을 피하고 싶으신 건지 
시종 무안하게 웃으시며 같은 말만 무한 반복..^^

누구 말 들어야 맞는 건지 몰라서 사장님하고 얘기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려던 찰나에,멀리서 들리는 사장님 목소리
'아 다 먹어서 버린건데 모자르면 반마리 더 시켜서 먹으라 그래 아 진짜'

저는 거짓말을 쳐서라도 닭고기가 많이많이 먹고 싶었던 거지?

아마 제가 주문할 때 빼고는 일행 분들과 중국어로 이야기 했기 때문에 
제가 한국어를 못 알아 듣는다 생각하셨던거 같아요 ;-)

한국어 못 알아듣는 한국인?

하아..그 순간만 해도 당황스러워서 이걸 새로 만들어 주느니 금액을 제하느니 그런 생각 조차 안났던 차여서
결국 어떻게 해주실 건지 먼저 여쭤봤죠,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제 화를 벌었어요

당면 한 그릇으로 퉁? 제 기분은요...

다 먹어서 버린거니 그냥 당면 먹으랍니다 ㅋㅋㅋㅋㅋ
사장님, 저 당면 못 먹어서 배고픈거 아니구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말씀 하나하나가 다 명품이었어요.

저는 주문해서 음식 나온 시간이나 접시 위에 먹고 발라낸 뼈 보시면 알겠지만 
막 먹기 시작하던 차였고, 한 조각이든 두 조각이 남았든 저희가 치워달라고 한 적 없었다 말씀 드렸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면 유치해 지는 것 같아 사실 개인적으로 좀 씁슬했던 것 같아요.

역시나 사장님은 다 먹어서 버린 것이니 다시 조리를 해 줄 수 없다고 휙~

손님들은 한국어를 알아 들을 수 없으니 당황한 눈치여서 상황을 설명드리다보니 열이 받기도 하고
저도 더 이상 자리에 앉아있고 싶지 않아 카운터로 가서 찜닭 제외한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점원 분께 말씀 드렸어요
물론 식사 제대로 마치지도 못해서 언짢은 부분이 있었지만 다른 음식은 제 자의로 남기고 간 것이니까 지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생각해 보면 그냥 나가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방법 이었던 거 같기도 해요, 지금처럼 판정패 당한 느낌은 아니었을테니..

다 먹어 놓고 돈 안내는 먹튀
사장님 왈,
'찜닭 값을 왜 안내요? 그렇게는 계산 못하죠'

....?? 저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지금 다시 만들고 있다구요, 앉아서 드세요'

저 저 순간은 그냥 좀 당황스러워서 ㅋㅋ 
아까는 다 먹은거 버린 것이니 절대 새로 못 준다면서요...

그리고는 아마 혼잣말로 하신 것 같은데 조리사 분들도 점원 분도 다 들으셨을 거에요

'다 먹어놓고 되게 xx하네' 

저 당시에 컨트롤을 잘 했어야 했는데 그냥 머리 속이 삐---
아무 생각도 안나고 자리를 뜨고 싶었어요...

주방에서도 점원분도 계속 저희 일행에게 죄송하다고 하시고 그냥 너무 순간이 불편해서 전액 계산하겠다고 하고 계산 했어요
주방에서 전달이 잘 못 된 것? 모르고 음식을 버린 것?물론 짜증은 나지만 상황 상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할 수 밖에는 없죠.
허나 저희가 다시 안 올 외국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못 알아 듣는다고 생각해서인지 보란 듯이 반말에 일언 사과도 없는 사장님, 놀라웠어요.
(물론 닭 몇조각으로 시작해 새벽까지 부아가 치미는 제가 저도 웃깁니다만)
지금 생각 같아서는 그냥 나와도 속이 시원치 않을 판국에 계산 다 하고 그 와중에 버려질 음식이 아까워서 포장봉투를 들고 나온 세상 못난 실리주의 나란 사람의 뒷 모습.... 
휴.. 

그래,
개인적인 이유로 사는데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
정말 우리가 다 먹어 놓고 발뼘하는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을 수도 있고 
내가 제대로 의사표현을 못했을 수도 있고 그냥 상황이 말아 먹으려니 저 지경까지 갔나도 싶고
마음을 다스리려 해봤는데.. 이해가 안 돼.

집에 와서 봉투에 묶인 찜닭 포장용기를 보다보니 
저게 왜 여깄나, 맞다 내가 들고 왔지 하며
갑자기 여러 감정이 뒤집혀 올라서 네이트에 가입하고 그냥 주절주절 해 봐요

물론 그런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계신 사장님이라면 언젠간 한 번 크게 당하실 거에요
그 전에
망해라
 그리고 혼잣말 하실 거면 맘속으로 하세요 다 들리게 하지 마시고
망해라

기승전결이란... 뭘까요?

그럼 그냥 마지막으로
망해라.

감사합니다.

+)2019/5/4 03:03AM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겠는 애증의 포장용기 열어봤더니 
닭이 한 조각도 두 조각도 아니요, 네 조각이 들어있네요.
손님들하고 한 조각씩 사이 좋게 먹으라고 그러신 거라면 대성공이시구요,부자 되세요 :-D
찜닭 하나로 세상 제패 올 킬 간지... WOW
추천수1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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