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밤이 깊어서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서는데, 앞에서 두 명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한 명은 정상적으로 걷고 있었지만,
다른 한 명은 휘청휘청 걷고 있었다.
오면서 보니 한 사람은 조폭 같은 스타일의 남자였고,
휘청휘청 걷는 다른 사람은 긴 머리의 여자였다.
아무래도 여자가 취한 것 같았는데,
남자에 의지하는 것처럼 걷고 있었다.
휘청휘청 거리고 있었지만
비교적 남자의 발걸음을 맞춰 걷고 있었다.
남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이상한 커플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는데,
더 가까이서 보니 여자는 허공을 응시하는 것처럼
초점이 없는 눈이었다. 아무래도 술에 약이라고 탄 것인지,
수상하다고 생각되어 서둘러 골목길을 나섰다.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봤지만 두 남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골목길을 나와 계속 걷고 있는데,
터무니없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앞에서 남녀 둘이 걸어오고 있었는데,
남자는 다른 사람이지만, 여자는 아까 그 여자였다.
남자는 학생인 것 같은데,
아까 조폭 같은 남자보다 빠르게 걷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자는 거기에 보조를 맞추는 듯이
나름대로 발걸음을 맞춰 걷고 있었다.
여전히 휘청휘청 거리고 있었지만.
분명 소름끼칠 정도로 이상한 일이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이 길 밖에 없었다.
그저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재촉하며 빨리 걸었다.
여전히 여자는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치는 순간 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나를 보고 싱긋 미소지었다.
나는 깜짝 놀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봤다.
그 학생 옆의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학생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왠지, 옆을 돌아볼 수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