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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다고 치부하지만 나는 힘들고.

허망 |2019.05.23 18:05
조회 23 |추천 0

나는 언제부터인가 표정이 사라질때가 많았고 얼굴이 굳어져갈때가 많았고 멍해졌고 무기력해졌고 게을러졌지. 곧잘 우울해졌고 자해도 하기 시작했고 미친듯이 잠만 잤어. 나는 이런 내 모습이 한심하고 생각만 하고 나아가질 않고. 나아지지도 않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내가 더 한심하고 짜증나고 조카게 싫다.

대한민국 청소년 자살율이 1위라는게, 내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니까 이해가 되더라.

그렇다고 우울하다, 힘들다, 말하기가 싫은게, 어른들 반응이 너무 예상되서야. 사춘기니까, 환경도 바뀌고 부담감 때문에 잠깐 그런거라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면서 다들 너처럼 힘들다면서 다 안다는 듯이 얘기할게 너무 뻔히 눈에 보여.

근데 어쩌라고. 쟤들도 다 힘들겠지 물론. 그런데 쟤도 힘들고 쟤도 힘들다고 나는 안힘든거 아니잖아. 남들도 다 같다고 내 우울과 내 감정이 무시당하는 거잖아 이건.

정신의학과 상담이라도 받아보라고, 조금만 쉬라고 웃으면서 가식적으로, 그러면서 속으로는 조카 당황하고 그러고 있는거 내가 모를것 같다고 생각하는거야?

못말해. 말해봤자 나만 정신병 걸린 사람 되는거잖아. 나도 알아, 나 이렇게 아픈거. 근데 니들이 그따구로 쳐다보는게 너무 싫고 혐오스러워서 얘기하는게 싫다고. 차라리 나 혼자 전부 안고가겠다고. 그게 더 나으니까.

그냥 나는 내가 싫어. 비 온 다음에 무지개가 뜬다던데 내 무지개는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나려고 이 비가 그치지 않는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비 오는 날씨는 좋으니까,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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