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너에게 전해지길

Ojeans |2019.05.27 20:32
조회 626 |추천 5

너와 정확히 헤어진 지 1주 그리고 5일이 되었다.

비가 많이 오는데 비 오는 날 너 운전하기 싫어했잖아.
오늘 또 회사 일이 바쁜 월요일, 비까지 오네. 운전 조심하고 우산 챙겨.
달리는 거 좋아하는데 젖은 땅에서 운전하면 힘들다고 비 오는 날마다 투정 부렸는데
그게 그리 울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멀리 출근한 거 아니지? 퇴근도 아직 늦게 해? 힘들겠다.
매일 일만 하는 너는 나에게 사람 사는 느낌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며 그랬었는데.
네 옆에 내가 없는 지금은 어때? 많이 힘들어?
아니면 나를 알기 전 잘 지내는 그때처럼 잘 지내니?

나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 “이게 뭐야” 하고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잘 지내는 게 아니라
너와 약속한 미래들이 너무 많아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그 생각을 아직 버리지 못해서 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

여전히 너 생각나고 밥 먹을 때쯤 자주 혼자 먹던 네 끼니가 걱정되고,
비가 오면 땅이 젖은 걸 싫어하는 네 운전이 걱정되고,
퇴근길 매번 전화 오던 시간에 누가 전화 오면 행여나 너일까 기다리게 되고,
네가 내 옆에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이 하루를 네 생각으로 지내.
아직 온통 너야. 내 세상에서 네가 빠진 구석이 아직 없어.

짧은 시간들이었는데 나한테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던지.
네 잔 향이 너무 짙어.

이제 너와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러면 나 진짜 아무것도 못할 거 같아서
지금 너와의 이별을 안 하려고 해, 우린 꼭 다시 만나야 해.

처음으로 많은 걸 배우면서 연애를 했어.
널 만나고 기다리는 법도 배우고, 이해하는 법도 배우고, 늘 이기적이었던 내 연애 상대방을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무엇보다 나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며 온전한 너와 나를 인정하는 그런 연애를 했잖아.

너의 생활을 존중하고, 나의 생활을 존중하고, 서로의 가치를 빛내주며, 서로를 외롭지 않게 꾸준히 신경 써주고.
이런 게 진짜 어른들의 연애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성숙한 연애를 배웠어.

내가 이걸 배우고 널 만났더라면 좀 더 완벽한 연애를 할 수 있었을까?
내가 만난 사람과 달리 무척이나 예뻐하고 무척이나 아껴줬는데 뭐가 자꾸 이렇게 못해준 거 같고 더 좋은 사람이었고 싶었을까.

시간이 지나서,
내 생에 가장 빛나던 그때를, 가장 예뻤던 그때를, 가장 소중했던 그때를 버릴 자신이 없으니까.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들을 내 손으로 버리지 못하겠기에,
내가 지금보다 더 소중하고, 멋지고, 예쁘고, 성숙해져서 찾아갈게.
그때 꼭 다시 만나서 우리 지금 다 못했던 사랑을 하고, 약속했던 미래들을 그려나가거나
지금 못했던 아름다운 이 시절의 너와의 이별을 할게.

지금은 못하겠어 너와의 이별.
엄마 아빠는 그러면서 성숙해지는 거라고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좋아하면 후회 없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딸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아직 나는 성숙하지 않고 어려서 너와는 이별조차 완벽하고 예쁘고 싶으니까.
좀 더 성숙한 내가 됐을 때, 그때 이별하자.

우린 서로 사랑하는데 헤어진 거잖아.
우리가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진 거 아니잖아. 우리 잘못이 아니야.
마지막 얼굴 보았던 날, 아른거리는 눈빛으로 날 감싸 안으며,
나와 헤어지면 결혼은 안 할 거라고, 나 같은 사람 절대로 못 만날 거 같다고 얘기했잖아.
우리 처음 사귀기로 한 날도 너는 나한테 날 감싸 안으며 얘기했잖아.
‘연애가 처음은 아니지만, 너만큼 빠져 든 건 처음이라고 맹세해. 우리 딱 1년만 연애하고 결혼하자.’라고.
마찬가지야 내가 너 말고 날 너만큼이나 예뻐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마지막, 내 품에서 엄청 울던 네 모습 아직도 너무나 생생해.

너무나 사랑하면 놓아준다는 말 네가 내 품에서 울 때 알게 됐어.
세상이 우리를 허락하지 않잖아.
세상이 우리를 허락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면 그때 꼭 다시 만나자.
그동안에 못했던 사랑 다하고 떳떳해지자. 우리 너무 어렸잖아. 그리고 서툴렀잖아.

SNS 안 하는 너한테 이 얘기가 전해지기 어렵겠지만, 먼 훗날 우리가 마주 보고 웃을 때
2019.5.27. 비 오는 날 네 걱정에 난 또 온통 너였다고 이 글을 보여주며 얘기할게.

네가 잘 지내는지 못 지내는지 나 하나도 네 소식을 전해 들을 사람이 없지만,
너무나도 나는 속상하고 힘들지만,
널 사랑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이렇게 널 그리워하고 있음에 감사해.

기다려 주세요. 오빠, 더 멋진 여자가 돼서 갈게. 꼭. 약속해. 여전히 사랑하고 보고 싶습니다.
여전히 오빠를 응원하고, 늘 오빠 편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게 빛나고 있어요.
먼 훗날, 이 글 말고 꼭 다시 만나 혼자 빛나는 게 아니라 둘이 같이 빛나 더 소중해져서 올게요.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