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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선생님.. 어디까지 참아야할까요..

|2019.06.11 11:57
조회 13,611 |추천 44
유치원 교사로 8년 일헀습니다.
8년을 계속 아이들을 돌보고, 학부모님들의 신경을 돌보고, 원장의 성미를 돌보고.. 그렇게 남들만 돌보다가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를 돌보는 중이에요.


다른 직업도 그렇겠지만 유치원에서 일 하는 것 역시,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만한 일들, 믿어주지 않는 일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도 애들이랑 있는 시간만큼은 너무 좋았습니다.
아무리 요즘 애들이 어떻다 저렇다 해도 애들은 애들이라 8년동안 애들이랑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너무 좋았어요.

잠깐 애들 생각에 빠져 서론이 길었네요;


아무튼 유치원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것은 아무래도 학부모 응대였습니다. 정말 다양한 이유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언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아이 약을 먹이고 약통을 가방에 넣어주었는데 아이가 하원할때 가방에서 뭘 꺼낸다고 하다가 약통을 꺼내두고 갔는지, "애 약통 하나 못챙기냐? 선생님때문에 우리 애가 약을 못 먹게 생겼다, 어떻게 책임질거냐! 우리 애 계속 아프면 선생님 책임인거 불보듯 뻔한거 아니냐! 작은거 하나부터 못챙기는 사람을 어떻게 선생으로 믿고 보내냐" 며 유치원을 뒤집어 놓고 가시는 분들은.. 양반으로 보일 정도로요.


게다가 몇몇 학대교사들때문에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다 학대하는 듯이 몰려가며 사회적 시선도 안 좋아져서 원장은
선생님들이 학부모님들 말에 무조건 엎드려 기어야만 한다고 하고요..

그렇게 되다보니 다른반 아이 한명은, 친구에게 플라스틱 음식모형을 계속 던지는 행동을 하며 웃길래 그반 선생님이 안된다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따끔하게 말했는데 "선생님 나한테 화내면 경찰에 신고할거에요. 엄마한테 말해서 유치원 딴데로 바꾸던지" 라고 하더래요.


그래도 8년간 꾸역꾸역 버티며 근무를 하던 어느날,
아이 상담을 원하신다며 한 아이의 아버님이 칮아오셨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것이고 교무실에는 선생님들이 왔다갔다 일해서 시끄러우니 교실로 자리를 옮겨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아버님은 "우리 ㅇㅇ가 어떻게 지내나요?" 로 시작해서 어느순간 반말로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해 묻던 질문은 "선생님은 근데 몇살이야?" , "어디 살아?" 로 바뀌었고 같이 식사를 하자 차를 마시자는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극한직업을 떠올리며, 김영란법이 있어서 식사/차 안된다고 둘러대고 상담을 마치며 일어나는데 아버님이 저를 안으시더라고요.

보통은 서로 "안녕히가세요" , "안녕히계세요" 인사를 하고 가잖아요. 그런데 그 아버님은 와서 저를 껴안고 가셨습니다.



불쾌하다고, 왜 이러시냐고 말 못했죠...
어디가서 유치원교사라고 말하면 "아니 애들을 왜 때리고 죽이고 그래?" 라며 저는 감히 하지도 않은 학대를 한것처럼 말하고, 어떤 어머님들은 없는 소문도 만들어내서 진짜인것처럼 퍼트리고 다니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김포의 한 선생님을 죽음으로 몰고간 어머니들도 있잖아요.

실제로 다른 선생님이 겪은 일로, 아이가 아파서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는데 몇통을 걸어도 부재중이라 급한일이니만큼 아버님께 전화를 걸었더니 '우리애 담임이 우리애 아빠한테 꼬리친다' 고 난리를 부리셨다고도 해요.

원장한테 말하면 괜한 일 만들지 말라고 하고, 경찰에 말 할수도 없잖아요. (혹시 몰라서 그 장면의 cctv는 녹화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것들이 너무 무겁게 다가와서 기분 나쁘다는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님께 연락드리는 것 자체도 무섭고 저런 사례를 겪운 선생님처럼 될까봐 두렵고... 어머님께 말씀드리면 더 일을 크게 만들테니까요..


그래도 제가 하나 잘한게 잇다면...
그 아버님의 아이에게 절대 감정 드러내지 않았다는겁니다.
아이는 죄가 없으니까요.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물론 그 아버님의 친근감 표현일수도 있겠죠...
그런데 상식적으로 성인이, 남녀가, 친하지도 않고 심지어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저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너무 싫고 불쾌하고 다시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학부모님들의 언행을 어디까지 참아야하는걸까요..
추천수44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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