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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요양병원 계신 할머니에 대한 처우

생은고아니... |2019.06.12 20:28
조회 865 |추천 4
어디 하소연 할데가 없어서
여기 남깁니다 ㅠㅠ

할머니가 90이 넘으시고 8년 전에 요양병원에 가셨어요

갑작스레 다리에 근무력증이라는게 오는 바람에
다리가 불편하시긴 해도
정신 멀쩡하셔서 누가 모셔주면 좋겠지만

결국 다 잘안돼서 (아무도 안모시려고 해서)
혹은 할머니가 큰아빠따라 고향 떠나
다른 도시 가기 싫다고 하셔서 (진실은 모름)

요양병원에 눌러앉으셨는데
그게 벌써 햇수로 8년이 다되어가요

저는 지난 5년간 결혼출산육아출산육아 계속하느라
(할머니 요양병원이 저희집에서 차로 5시간 거리라
쉽게 가기는 좀 힘든 위치)

+ 이상하게 부모님이 부모님끼리만 자꾸
할머니 뵈러 다녀오셔서 (같이 가자고도 안하시고
안가봐도 되냐고 물으면 넌 안가봐도 된다고만 하심)
계속 못가보다가

최근 둘째가 두돌 지나면서
정신 좀 차려서 할머니를 돌아볼 마음이 들었는데
(그전까지는 저도 산후우울증에 워킹맘에 뭘 챙길 여유나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ㅠㅠ) 지난 기억들이 떠오르더라구요

할머니 유산 다 물려받은 큰 아빠가 할머니 안모시게 되면서
아빠네 가족들이 갈등이 엄청 심했고 그것 때문에 서로 교류도 아예 없다시피 해요

아빠네 식구들이 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없는편인데
그걸 고려해도 당시 젊은 제 눈에도 너무들 해보였는데
그땐 저도 결혼 전이고 저도 제 발등에 불이 너무 크고
제가 거기 낄 짬밥도 아니고 해서 한발 물러서있었어요

암튼 그런 불화의 기억들이 다 떠오르면서
할머니가 너무 안돼서 눈물이 펑펑 나더라구요

여튼 애들 둘을 친정부모님께 맡기고
저 혼자 할머니 요양병원 가보겠다고 5년만에 내려갔는데

진짜 안울려고 눈물 꾹꾹 참으며 갔는데
누워계신 할머니 뵈니 눈물이 계속 나더라구요

피부가 안좋으셔서 자꾸 상처 날정도로 긁으신다며
양 손을 정말 타이트하게 병상에 끈으로 묶어놨는데
저래 가지고 물은 어떻게 마시라는건가 싶더라구요

근무력증이라 다리도 못쓰시는데
손까지 묶어두면 뭐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누워있는꼴 밖에 더 되나요

할머니가 치매는 아니지만
이제 돌아가실때가 다되어서 저를 알아보지도 못하셨지만
제가 옆에서 계속 돌봐드리니까

국수좀 말아주소 이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국수 사러 나갔는데
병원 근처에 국수집이 없는거에요
고깃집만 있더라구요

무슨 동네에 국수집 하나 없냐 하며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결국 못찾아서
갈비탕을 사들고 갔는데 어찌나 잘드시던지
(물론 죽만 드셔야 하는 상태라
국물 중심으로 드셨는데 국물 싹 비우셨어요)

제가 국수집 찾다가 시간을 지체해서
저녁 식사 시간이랑 겹쳤는데
할머니 같은 경우 죽을 떠먹여 줘야할텐데 평소에
제대로 식사가 되는지도 의심스럽더라구요 ㅠ.ㅠ

제가 할머니 혹시 드시고 싶으실까
부드러운거 위주로 연양갱 같은 과자도 사갔는데
너무너무 잘드시더라구요

평소에 아무도 이런거 안사줄텐데 싶어
맴이 그랬어요

할머니가 이좀 닦여주소 이러시길래
병원 앞서 칫솔 치약 사다 아~하세요 했더니
입안이 가관이었어요

남은 이들이 거의 썩었는데
관리도 안되고 흔들리고
도저히 닦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허리가 아프셔서 침상을 좀 들어올리기만 하면
눕혀주소 눕혀주소.. 이러시는데 맘이 아팠어요

멀지 않은 곳에 고모가 사시긴 해서
저희 아빠가 월 얼마 정도 드리고
할머니 찾아뵙도록 했다던데
최근엔 아빠도 정년퇴임하시고
그정도 꾸준히 지원하려니 부담이 되는 상황이에요
고모도 경제적으로 좀 많이 어려워서
최근은 자주 안가는거 같더라구요

하아.. 암튼 병원에서 많이 울었더니
거기 간병인 분들이 저보고
멀리서 오셨냐 할머니가 키워주셨냐 묻는데
사실 저는 둘다 아니에요

멀리 살다보니 일년 명절때 두번 뵙는게 다였어요
그래도 어릴때 항상 갈때마다 맛난거 가득 차려 주시던
성격 괄괄하시던 할머니가 참 좋았나봐요

집에 와서 아빠한테 어떻게 이러냐
뭘 좀 더 해야하지 않냐 하는데
엄마도 아빠도 우리가 할려고 다 해봤는데 안됐다
지금 형제 간 사이가 나빠서 뭘 할수 있는게 없다 며
별로 움직이실 생각을 안하세요

할머니가 자식이 다섯이고
그 밑에 손자손녀가 몇명에
큰 아빠 저녀들은 할머니가 다 키워주셨다고 들었는데
이게 말년에 무슨 꼴인가 싶어요

엄마가 저한테 참 네가 착하고 마음이 여리구나 이러는데
그게 말인지 방구인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
저처럼 눈물이 펑펑 나고 뭐라도 하고 싶지 않나요

제가 다들 경제 상황 어려운거 아니까
돈을 더 내자 이런걸 다 떠나서 각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할머니를 일년에 한두번 찾아뵙는다면

서로 단체카톡방이라도 만들어서
그 월이 겹치지 않게 해서 정기적으로
할머니가 돌봄 받을 수 있도록 하자
엄마아빠 두분이 동시에 병원 가지 말고
(기차삯도 상당하니) 한분씩 가셔서
기존 방문 횟수를 2배로 늘리자
제 딴에는 충분히 수렴 가능한 의견을 낸거였는데

아빠도 마음은 쓰는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이걸로
형제들에게 연락 하는게 부담스러운 눈치세요

다들 할머니가
나이 많이 들고 사람도 못알아보는데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니 이제 그냥 빨리 가셨으면 좋겠다
이런게 속마음인 걸까요?

막말로 이게 본인일이었으면 이렇게 손놓고 있을까 싶어요
제가 에바오바 오지라퍼 일지도 모르겠어요
신랑은 저보고 너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지 말래서
아빠 반나절쯤 쪼으다가 말았어요

그냥 저라도 한달에 한번 내려가서 갈비탕이라도
먹여드려야 하려나봐요
그래야 돌아가시고 나서 피눈물 안날거 같아요

제가 막 착한 척 하고 오바 하자는게 아니고
기존 방문하는걸 개월만 조절하자는건데
이것도 안먹히는 현실이 답답하네요

할머니가 돌아가실때까지
내가 여기 버려져있구나 외롭다고 느끼지 않고
내가 그래도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구나
마음이 따뜻하구나라고 느끼며 가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갔을때 계속 안아드리고
얼굴 만져드리고 약도 발라 드리고
로션도 발라드렸어요


저라도 안가면 돌아가실때 장례식장에서
피눈물 날거 같아요

겨우 애들 낳고 산후우울증 넘겼나 했더니
이제 할머니 우울증이 오네요

다들 돈 많이 모아두세요
젊을때..
할머니가 돈만 많았어도..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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