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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딸에게 나쁜며느리 되라고 교육시켰습니다.

|2019.06.24 14:27
조회 265,177 |추천 2,726

고딩 딸래미 하나 있어요. 얼마전에 딸이 보쌈 먹고싶다고 해서 이른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구요.

주문하고 있는데 연세 좀 있으신 아주머니들(60, 70대?)이 수다떨면서 힘들고 어려운 집안일은 다~ 며느리 시키라고, 아들이나 딸은 안쓰러워 못시키니 어쩌냐고, 그렇다고 나이든 우리가 할 수 없지 않냐고 자기들끼리 말하더라구요.

딸도 그얘길 들었고 제가 딸에게 그랬어요. "저봐라, 시어머니는 남이다. 딸같다는 말도 전부 거짓말이다. 집안일 아들 딸 못시킨다고 하지 않냐. 며느리는 남이니까 시켜야 한다고 하는거다. 시짜 붙은 사람들에게도 다른 남들처럼 예의만 지키면 된다. 부당한 일을 시키면 거절해라. 대한민국에서 네가 여자로, 인간으로 존엄성 잃지 않고 살려면 저런 생각 갖고 있는 대다수의 시짜들과 큰소리 나고 싸우더라도, 나쁜 인간이란 욕을 듣더라도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 이기적으로 살려고 노력해도 아마 니 남편될 사람이 우리에게 하는 것보다 니가 더 배려하는 일이 많을거다."

그랬더니 그 멤버들중에 누가 제가 딸한테 하는 말을 들었는지 큰소리로 "집안이 화평하고 잘 굴러가려면 누구 한사람이 희생해야 화목한 가정이 되는거지!" 라고 하길래 딸한테 또 말했습니다. "저 말은 며느리 니가 뼈빠지게 희생해서 우리 가정 화목하게 만들란 소리야. 희생하는 그 한 명중에 본인 아들, 딸, 시부모 누구도 포함돼 있지 않아. 방금 들었지? 이게 지금 니가 살아가는 현실이야. 명심해."

그분들 덕분에 딸에게 양성평등교육 제대로 시킬 수 있었고 현실도 제대로 보게 됐어요.  

그리고, 제 생각 한마디 더 보태자면, 아직까지 누구 한사람 희생시켜 가정의 화목을 도모해야 한다는걸 그렇게 큰 소리로 당당하게 말하는게 현재상황이라는게 참 씁쓸하네요.

추천수2,726
반대수75
베플00|2019.06.24 15:14
맞아요, 집안이 화평하고 잘 굴러가는데에는 누군가의 배려와 희생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왜 그 기본이 며느리여야만 하는지는 아무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못말하죠. 저도 고딩 딸아이에게 이슈가 있을땐, 님과 같은 전투!!! 적인 교육을 합니다. 바뀌지 않으면 안바뀐 사회에서 너만 힘들거라고~
베플ㅁㅇ|2019.06.24 14:51
쓰니 같은 엄마 둔 따님이 부럽네요. 저희 엄만 옛날분이라 딸이라도 시댁 종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심. 있으나마나한 모양과 무늬만 친정이에요. 알아서 제가 잘 버텨야죠. 조금씩이라도 인식이 바뀌어나가야 쓰니님 따님도 또 손녀도 명절 시댁 스트레스 없이 사랑하는 남자 하나만 보고 결혼을 선택할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그날까지 소소하게나마 투쟁해보아요
베플ㅇㅇ|2019.06.24 14:59
어머니 멋있어요 ㅜㅜㅜ 강의하셔도 되실꺼같아요 말씀을 잘하시네용
베플|2019.06.25 19:02
미국에 유명한 말 있잖아요. 내 딸은 힐러리 처럼 키우고 싶지만 내 와이프는 안된다고 ㅋㅋㅋㅋ 미국은 이 말이 이미 한 15년전에 나온건데 우리나라가 너무 늦었죠. 지금이라도 여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서 부당한거는 부당하다고 할 수 있어야해요.
베플|2019.06.24 23:24
저도 여자 제자들 한테 말합니다. 프로로 성공 하려면 너한테 희생을 강요하는 남자랑 만나거나 그런 집안이랑 결혼하면 안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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