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마음에 처음으로 판에 글을 끄적여봅니다..
긴글이 될것 같아 혹시라도 읽으실 분들이 계시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전여친은 사귀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성격도 밝고, 이쁘기도 해서 그냥 호감 정도의 마음만 갖고 살다 몇년이 흘렀죠.
그 사이에 저는 여친도 생기고 그래서 그냥 아는 사람 정도의 사이로만 살았어요.
그 당시 여친이랑 헤어지고 힘들어하던 즈음에 그녀가 저랑 같은 회사에 근무하게 돼 자주 연락하고, 퇴근해서 밥도 같이 먹으면서 서로의 과거 연애의 아픔을 나누며 지내다 제가 고백을 했어요.
예전부터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고, 고민도 많았지만 함께 있을때 행복한 이 마음이 너무 좋고, 이 마음을 함께하고 싶다고.
그녀는 그냥 공적인 관계로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고, 한달정도가 지나서야 승낙을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우리는 너무 잘 맞았어요.
제가 갖지 못한 똑부러짐, 당당함..
제가 이 사람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표현했고, 그녀가 행복할수만 있다면 뭐든 다 해주고 싶었죠..
어느 커플에게나 그렇듯 우리에게도 갈등이란게 찾아왔어요.
제가 사랑스럽게 생각했던 그녀의 똑부러지는 성격이 저를 힘들게 하고, 그럴때마다 저도 아픈 말로 그녀를 많이 힘들게 했어요.
전여친은 이전의 연애들을 힘들게 했어서 더이상은 힘든걸 원치 않았는데 저도 제가 힘들땐 그 사람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했어요.
제가 좀 예민한 성격이라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대하거나 말을 심하게 하거나 해서 상처를 많이 줬어요.
최선을 다해서 고친다고 노력도 했죠 당연히.
제가 아무리 평소에 세심하게 잘 챙겼더라도 다툼이 생길때마다 그 사람은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구요..
1년하고도 반년정도 지나던 평범한 어느날.
같은 일상 속에서, 함께 저녁 먹는 중에 갑자기 저에게 이별을 고하더라구요.
싸운것도, 특별히 무슨 일이 있던 것두 아닌데 갑작스레 이별의 말을 듣던 그 순간 너무 억울하더군요.
그래서 홧김에 알겠다 그랬는데, 정신차리고 다음날부터 제발 돌아와달라 매달렸습니다.
정말 눈물로, 빌고 또 빌었지만 그녀는 확고했어요.
정말 세심하고, 자신을 아껴줘서 너무 고맙다.
저 덕분에 사랑받는 법을 알게 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
고마운 거 투성이인데, 정말 지금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데도
저와 늘 생겼던 갈등들, 가끔씩 맞지 않는 성격때문에 저랑 결혼까지 할 자신은 없다.
이런 얘기를 전에도 두어번한적이 있어서..
저는 제가 확신을 아직 주지 못해서 그런가보다, 더 노력하면 될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럼에도 그녀는 혼자 한달넘게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 고민의 결론이 여기까지 하는게 서로에게 좋을것 같다.
서로 더이상 시간 낭비하지말자더군요..
이젠 좋은 사람, 좋은 동료로 남아주라고 하더군요.
저는 함께 사랑한 시간들이 너무나 생생하고, 이별을 말하던 그 순간이 갑작스러워서 많이 힘들더군요..
헤어지잔 말 하기 전날까지도 아무일 없는듯 연락하고 했었는데 갑작스레 심각해진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그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 싶었죠.
더욱이 직장에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해야 하는 그 상황들이 숨막히더군요.
처음 헤어지고 두달 정도는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를 정도로 미친 사람처럼 숨만 겨우 쉬며 살았어요.
매일 눈물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먹지도 못하니 살이 쭉쭉 빠지더군요..
그 사이에도 몇번을 그녀를 잡아봤지만 소용없었구요..
그러면서도 그녀는 제가 힘들고 눈물흘리는건 원치 않는다.
제발 다시 제가 행복했음 좋겠고, 자기보다 훨씬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길 바란다더군요..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죽을 만큼 힘든데, 그녀는 아무렇지않은듯 저에게 평소처럼 대하고, 남들 앞에서 밝게 행동을 하더군요.
그 모습에 더 힘들기도 했구요..
나 혼자만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 억울했구요.
제가 먼저 연락하는 일도 거의 없었어요.
뜬금없이 밤에 전화와서 괜찮냐 물어보고, 한시간 넘게 대화했던게 몇번이고,
카톡도 그런식으로 오곤 했구요..
그렇게 연락받으면 한동안 심란해지면서도 우습게도 그런 연락을 기다리던 제 모습이 답답했었어요..
그렇게 한동안 너무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저도 알겠다.
당신의 그 맘 내가 받아들이고, 당신이 원하는 좋은 사람 내가 되겠다 얘기했어요.
솔직히 말은 그렇게 말은 했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껍데기 안에 미련을 담아서 그녀에게 제 맘을 표현했어요.
그녀가 아프다 그럼 약 사다주고,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다 그런 날엔 그녀가 좋아하던 꽃다발을 선물했어요.
바보같죠 참 저도..
그러면 정말 혹시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했던거죠..
그런데 그녀는 저에게 이런거 하지말라고,
자기가 이런걸 계속 받으면 저에게 희망고문을 하는거 같아 맘이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그녀의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었어요.
근데 그럼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하는게 당신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는거냐 그녀에게 물었더니 대답을 못하더군요.
그런 그녀 모습을 보니 뭔지 모를 배신감같은게 느껴졌어요.
저도 크게 상처를 받은거죠..
저 나름대로 그녀가 원하는대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속마음이랑 조금 다르긴 했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도 했는데.
그녀는 그냥 흔하디 흔한 좋은 사람이라는 남들 다하는 말로 마무리지으려 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힘든 마음에 더 확대해서 여긴 것일수도 있지만, 그녀가 저에게 바라던 그것들을 해나가는 과정에 저도 참 힘들었지만, 저로 인한 이별이니까 참고 견디며 버텨왔는데
인간적인 배신감에 더이상 연락하지말자, 당신이 원하는 그 애매모호한 좋은사람 못하겠다 했어요.
전 그녀에게 바란것은 돌아와주라는거 딱 하나였거든요.
그리고 이별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했어요.
제발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답시고 저랑 다른 사람들 앞에 있는데서 웃고 떠드는거 자제해줬음 좋겠다.
아직은 내가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나를 위한 마지막 배려라 생각하고 조금만 자제해주라 했어요..
그녀는 그 말에 억울하고 답답한지 울더군요.
그날이 그녀랑 단둘이서 얘기한 마지막 날이에요.
그 이후엔 딱 공적인 관계로 돌아갔어요.
어떤 분들은 제가 참 남자답지 못하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힘든 마음을 미움으로 덮으려는 제 자신이 저도 참 한심하고 답답하니까요..
어쩌면 그 말이 맞아요.
그래서 5개월 가까이 깨끗이 정리도 못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구요.
그러다 우연히 그녀 프사를 보니 어떤 남자와 찍은 사진이 걸려 있더군요.
저랑 사귈때는 비밀 사내연애였으니 공개된 사진은 꿈도 못꿨고, 세상에서 우리 연애사실은 정말 한 손에 꼽을 만큼의 사람들만 알았습니다.
또 그녀는 저랑 사귀면서도 그렇게 공개적으로 사진 올리고 이런건 나중에 후폭풍이 너무 크게 와서 싫어한다 했었고, 실제로도 저 이전에 연애에서도 그런 적이 없던 사람인데 막상 그런 사진을 보니 뭔가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그나마 미움으로든, 시간으로든 겨우 잊어가던 중인데 뭔가 다시 그녀에게서 이별의 말을 듣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그냥 그간 있었던 이런 일들을, 비밀로 만났던 이 이야기를 어디가서 속시원히 털어놓지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 울다 여기에 글을 써봤네요..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싹 잊을거라 흔히 얘기하지만 아직은 그 무엇도 엄두가 안나네요..
적지 않은 연애를 하고, 이별도 해봤지만
이렇게 힘들고 아픈, 후폭풍이 너무나 큰 경험은 처음이라 혼란스럽네요..
저도 잘한거 없고, 한없이 부족한 사람인거 잘 알지만
그냥 정말 위로가 필요해서 이렇게 두서없이 글 남겨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