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청소년들의 인터넷 불법 도박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불법 도박이 중독으로 이어지고,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도망까지 다니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청소년들이 주로 빠지는 도박은 불법 사행행위에 해당하는 온라인 스포츠도박과 기타 온라인도박(사다리 게임, 홀짝 등)이다. 핸드폰번호와 계좌번호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어 접근이 쉽다. 사이트 대부분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별다른 규제 방안 없이 속수무책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가짜 사이트에 돈을 입금했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중학생 다수, 초등학생까지도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가 심각해지며 당진경찰서에서 사안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실제로 당진의 학생을 만나보니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빚을 지는 등 금전적인 문제로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호서고에 재학 중인 A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몇몇 학생들이 불법 스포츠토토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결국 부모에게 전화해 알리는 경우도 있고, 성인이나 선배에게 빌리거나 결국 사채까지 손을 대기도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결국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도망 다니거나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부터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정보고에 재학 중인 B학생도 비슷한 사례를 전했다. B학생은 "한 반에 4~5명이 불법 스포츠 토토를 하고, 그 중 1명은 중독 수준"이라며 "게임으로 돈을 잃으면 게임으로 돈을 딴 친구에게 빌리고, 그 돈을 다시 게임으로 벌어 갚으려고 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친구는 1000만 원의 빚을 져 아르바이트 하며 돈을 갚고 있다"는 등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나이 어릴수록 중독 확률 높아"
한편 인터넷 불법 도박 이용자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규모는 확대되고 있는 실태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도박문제관리센터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박중독자 치료 서비스 이용자 중 10대가 2015년 168명에서 2018년 1027명으로 약 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박을 끊는 비율은 2015년 36%에서 2018년 23%로 13%p가 감소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청소년의 게임 도박은 단순하게 시작했다 할지라도 성인에 비해 중독될 위험이 높다"며 "도박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도박중독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도박 문제는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학업능률의 저하, 가족을 포함한 대인관계의 갈등은 물론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절도·사기·폭력 등과 같은 2차 범죄까지 초래할 수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실질적인 대안 마련 시급"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가 불거지면서 근래에 충남도 차원에서 정책 마련이 이뤄지고 있다. 김은나 충남도의원이 발의한 '충청남도 학생도박 예방 교육에 관한 조례'가 통과됐으며 충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해 각 학교에서 도박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당진교육지원청 임수빈 학교생활문화팀장은 "해당 사안을 파악하고 심각하다 판단되면 학교 별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며 "필요시 전문교육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학부모인 오미숙 전 녹색어머니연합회장은 "이미 아이들이 불법 도박에 노출이 됐지만 대안이 없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다"며 "물리적으로 스마트폰 사용 규제 등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년 이하 징역·5000만 원 벌금
국가에서 공인한 스포츠 토토 이외에 사설 사이트를 통한 스포츠 도박은 모두 불법이다. 불법 도박을 할 경우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처벌이 이뤄지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져 일반 도박죄 사안에 비해 중대하게 다뤄진다. 불법 도박과 관련해 감시신고센터(1855-0112)로 문의할 수 있으며 1366으로 상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