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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ㅇㅇ |2019.07.30 02:08
조회 676 |추천 0
 안녕하세요? 제목에서도 적었듯이 저는 서울 소재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8살 여자 학생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할 이야기와 관련 있는 친척 분들 중 한 분도 간간이 결시친의 글을 보실 만큼 이 게시판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혼, 고부갈등 문제를 진지하게 논하는 곳에서 제가 가족 문제를 토로하는 것이 조금 보잘것 없어 보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글을 올려보는 것이 처음이라 자가당착에 빠진 문장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이야기를 한 번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정말로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고 어떤 방법을 써 봐도 결국 책상에 앉아 우는 게 최선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저보다 현명하신 분들의 말씀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혼자 글을 씁니다. 제 입장에서 쓰는 것이기에 조금은 편향될 수도, 감정적인 면들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모든 일들을 솔직하게 써 보겠습니다.
 일단 저희 집의 배경에 관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부모님은 제가 태어날 때부터 맞벌이이셨고 제가 어릴 때 외할머니 댁에서 잠깐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 지금의 집에서 부모님, 저, 그리고 부산에 계셨던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께서 올라오셔 같이 살게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2008년에 동생이 생겼고 그렇게 여섯 식구가 되었습니다. 저희 아빠가 삼남매 중 첫째이신데, 본집인 부산에는 큰고모와 작은고모, 그리고 그 식구들이 사십니다. 저에게는 고종사촌인 분들이고, 그 가족중에는 저와 동갑인 여자 친구 한 명, 두 살 많은 오빠 한 명이 있습니다. 저는 여섯 식구를 이룬 후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일 년에 한 두번씩 꼭 부산에 내려가 사촌들과 만나고, 그 쪽에서도 간간이 서울로 올라와 얼굴을 보곤 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분과 같은 집에서 생활하며 사춘기도 겪고, 지금까지 자라오며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할머니께서는 사교적인 분이셨고, 아파트의 다른 어르신들과 잘 어울리셨으며 아파트의 온갖 소문과 이웃 문제, 심지어 집값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모조리 아셨고, 노인정에서 다른 할머니분들과 담소 나누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사교적이지는 않으시고, 가부장적이시며, 책과 뉴스와 신문을 가까이 하시며 정치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제가 어릴 적 아빠가 우리 가족은 화목해서 좋다, 할머니는 정말 친화력이 좋으시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 납니다. 그 때의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은 저희 집에 사신 이래로 부산집의 사촌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셨고, 어렸을 때에는 그게 마냥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가끔 싸우기는 했지만 모두 소중한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한 문단으로 저희 가족의 배경을 다 다루기는 힘들겠지만 대충은 이렇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조용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맞벌이셨기 때문에 가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저희 엄마가 쉬는날이 아닌 날 조금 더 오래 같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화를 자주 내는 아빠가 조금이라도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부모님은 저를 부족함 없이 키워주셨습니다. 아빠는 서점에서 책을 사주셨고, 박물관에도 자주 가고, 미화된 기억이지만 지금은 못할 많은 경험들을 어렸을 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그런 노력들이 무색하게도 제가 초등학교 4-5학년이었을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지갑에 손을 댄 적이 있습니다. 액수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들킬거라는 것 알면서도,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그 행동을 계속해나가자 엄마께서 우시면서 저를 혼내셨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할아버지께 돈을 돌려드리고, 사과 편지를 써서 책상에 올린 뒤에 무거운 마음으로 등교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그 다음부터는 그 얘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게 저는 너무 감사했고, 너무 죄송했고, 지금까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평생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이런 무지했던 행동들 때문에 지금 이렇게 힘든 걸까요? 
 그 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여느때와 다름없이 부산에 살던 사촌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제가 초등학생, 제 두살 많던 사촌오빠가 중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촌들이 올 때면 친구들과 노는 기분이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근데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은 그 날 아침, 아무 짓도 할 수 없었던 제가 너무 미웠던 그 날, 지금은 인간 취급도 하기 싫은 제 사촌 오빠가 제 몸을 만지며 성추행했습니다. 제 옆에서는 사촌오빠의 동생인 제 사촌 친구가 자고있었고, 저는 오빠가 제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이미 깨어있었습니다. 제가 뒤척이자 나가서 왜 일찍 일어났냐 묻는 할아버지께 일찍 눈이 떠졌네 어쨌네 했던게 아직도 생생하고 소름끼칩니다. 그 다음날, 멀리 보이던 여의도 불꽃축제를 다같이 제 방에서 보던 날에는 제 뒤에 밀착해서 몸을 앞뒤로 움직이고 했던 것도 기억나네요.. 그 때 차마 큰고모부, 작은 고모부, 그리고 저희 아빠까지 있었던 자리에서 말을 할 수가 없었던 저는 사촌들이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는 날 사촌 친구에게만 털어놓으며 만약 말하게 된다면 큰고모랑 작은고모께만 살짝 말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저희 부모님도 모르게 지나갔고, 작년에 한창 미투운동이 활발할 때 엄마께 용기내서 말했습니다. 엄마가 그리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는 않으셔서 실망했지만, 학교에서 돌아오던 밤 엄마와 차에서 울면서 한 시간동안 얘기했고 이후 큰고모께서 제가 사과를 원하는지 물어봐달라 했다는 얘기를 엄마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오빠라는 인간이 수 년동안 할 마음이 없어 안하던 사과를 제가 왜 이제 와 받아줘야 하며, 왜 수 년동안 우리 엄마도 모르게 아들의 잘못을 감춰오기에만 급급했던 사람의 말을 제가 왜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사과를 원하냐는 물음은 제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을 시험한 대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 집안에 대한 신뢰가 없습니다. 그냥 그 이름들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납니다. 아빠는 당신의 동생들과 대단히 친해서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이 무뎌질 거라고 합리화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조용한 초등학생에서 사춘기를 겪고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쳐 보고 듣는 것, 시야, 생각이 깊어졌고, 어렸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집에서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고 버겁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하는 온갖 사탕발림과 인위적이고 따뜻한 말씀들과 달리 뒤에서는 제 뒷담를 하십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그러셨고, 제가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부터 그 사실에 예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엄마에 대해서도 그러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동생이 커가면서 두 분이 시비조로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에 대해 동생이 엄마께 이야기하면 왜 고자질하냐는 식으로 타박하십니다. 제가 동생에게 제가 없을 때 얘기를 들은 것 외에 제가 듣지 못한 뒷담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집에서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셨는데,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와 항상 집안에서 소리를 지르시며 이혼을 하신다느니, 나가 죽어야겠다느니, 식모살이 지친다느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십니다. 그런데도 두 분 원하셔서 저희 집에 계속 계시는걸로 알고 있어요. 할머니께서 제대로 챙겨주지 않으셔서 밥은 그냥 나가서 사먹습니다. 그리고 서로 안 좋아하셔서 자꾸 집에서 소리지르며 싸우십니다. 제가 참다가 방에서 나와서 그만 좀 하시라고도 해 봤는데, 그럴 수록 뒷말만 늘어나고 골이 더 깊어갑니다. 또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앞서 언급한 사촌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시고 좋아하십니다. 그 사촌 오빠와 친구 모두 공부를 잘 한다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자랑하시곤 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전해오는 말들이 정말 많아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그 집안 이야기 전혀 안 궁금합니다. 또 대충 들은 바로는 제 동생에게는 네가 남자였다면 더 사랑해 줄 수 있었을 거라고도 하셨던 것, 저 사춘기때 할머니께서 놀이터 정자에서 다른 할머니들과 제 뒷담을 하시다가 제가 가까이 오자 분위기가 싸해졌던 것, 이것들 외에도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면서도 앞에서는 부담스럽게 온갖 수식어를 붙여가며 대하시고, 엄마 아빠 아침에 일 나가실 때는 세상 평화롭게 말씀하시다가도,(제가 학교 가는 주중에는 제 성격이 너무 까다롭다고 말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면 갖은 불만들을 궁시렁궁시렁 토로하십니다. 이걸 직접 듣고, 저에 관한 뒷담은 동생에게 전해듣고, 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뒷말 하실 것 생각하면 매일 불편하고 예민합니다. 제가 사촌 이야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채신 할아버지는 저 없는 자리에서 늘 사촌 친구 이야기를 하시며 동생에게는 언니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전 그냥 그 집안에 관한 이야기가 저희 집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두 분께, 그리고 저희 아빠께 자랑 아닌 듯 사촌 이야기 전달하시겠지만요ㅋㅋ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싫어하게 되었고 같이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도 냉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앞 방이 두 분 방인데, 조용히 뭔가 수군거리는 말들이 원치 않게 들려오면 제 이야기 하지 않을까 귀 기울이고, 예민해집니다.
 엄마께는 이미 수차례 얘기해 왔고, 엄마도 두 분 별로 안 좋아하십니다. 근데 제가 울면서 얘기할 때마다 방법이 없다고 하니 미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러다 정신 이상해질 것 같다고 말해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아빠는 원래  대처를 잘 못해서 얘기 꺼내지도 않습니다. 아빠에 관한 이야기도 정말 길지만 제가 지금 힘든 건 그것 때문이 아니라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배우며 공부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가족 문제로 너무 힘들어서 중학교때 전교권, 10등, 20등, 30등대 모두 겪었을 만큼 기복이 심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미래와 관심사, 공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안식처가 되어 주던 집이 너무 불편하고, 버겁고, 여러 상황에 처할 때 마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저것 말고도 정말 많은데,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따로 살고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비문도 많을테고 길고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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