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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전하지 못한 말

절대로 당신이 이 글을 볼 일이 없다는 걸 알아요.
직접 전할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어요.

프로포즈 받고도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 나에게 받은 상처가 많이 컸겠죠.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절대로. 많이 사랑했어요 누구보다도.
근데 나는 많이 불안했어요.
당신이 내 손을 언젠가 놓아버리지 않을까, 본인이 늘 우선순위라고 하던 사람이니까 이 서운함을 말하기가 두려웠어요.
지나고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죠. 사랑하는 사이인데 그런 말도 못하고...
당신은 반대로 내가 손을 놓을까봐 불안하고, 같이 있고 싶어 프로포즈한 거였는데 그 의중을 내가 몰랐어요.
우리는 결혼하기에 대화가 너무 부족했고, 성급했던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얘기한 것처럼.
우리 둘다 이런 경험이 없으니까, 미숙해서 이렇게 돼버린 거 같아 너무 안타까워요 지금끼지도.
그때 내가 환하게 받아줬으면 어땠을까,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는 이유들을 터놓고 말했줬으면 어땠을까, 헤어지고 나서 매일같이 이런 후회들을 하고 있어요.
힘들어했는데 내가 좀더 참고 기다리고 이해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요.
내 대답을 기다리며 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아파했던 당신에게 지금까지도 너무 미안해요. 이 말만큼은 정말 만나서 하고 싶었어요.
엄청난 용기를 내어 프로포즈했을텐데 마음에도 정말 많이 상처를 받았겠죠.
결혼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단지 서로 원하는 시기가 달랐을 뿐인데 결과가 이렇다는 게 지금도 믿겨지지 않아요.
충분히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아쉽네요.
당신이 가장 우선이라고 했던 결혼 가치관도... 나는 함께 만들어갈 줄 알았어요.
사랑하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당신의 마음이 거기까지인건지, 아니면 정말 너무나도 지쳐버린 상황에서 최우선의 가치관이 안 맞는 거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건지 이제는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난 기간 동안 당신이 나를 힘껏 사랑해줬다는 거 믿고 있어요.
당신의 마음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무시한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
언젠가 한 번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집근처에 갔다 우연히 뒷모습을 봤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었는데, 마음 한 구석에 뭔가 안도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이성적이고 단호한 사람이지만 마음 한켠에 여린 마음을 감추고 있잖아요 당신.
자기가 힘드니까 더 많이 벽치고, 나도 빨리 잊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강하게 밀어냈다는 거 알아요.
몇 달이나 지났으니까 이제는 힘든 일에 잘 적응했을까,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내 생각이 나기는 할까, 아님 이제는 오래됐으니 깨끗하게 잊었을까, 정말 더이상은... 우리는 정말 이대로 끝인걸까 많은 것들을 묻고 싶어요.
나는 아직도 꿈꿔요.
언젠가 한번은 당신과 마주 하고 얘기 나누는 모습을.
우리가 함께하지 않은 사이 나에게 이런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싶어요.
당신이 없는 동안 버킷리스트...도 완성했는데 얘기할 수가 없네요.
더이상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그러고 있어요.
카톡, 사진, 번호 다 지웠지만 기억하고 있어요.
근데 프로필 사진을 볼 자신이 없어요 나는.
그럴 일 없다는 거 알지만 정말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이 조금 열리고, 나한테 연락하고 싶은데 매정하게 거절했던 게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는 거라면, 정말 그런 거라면,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연락해줘요.
그깟 자존심... 나도 버렸었으니까 당신도 조금만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어요.
나는 지금도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 거예요.
내가 당신에게 상처가 되는 존재로 기억되지 않길 바라요.
나 때문에 아파하지 말아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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