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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사랑한 너에게

|2019.08.29 21:50
조회 3,542 |추천 17
우리가 처음 만난 뒤로 참 오랜 시간이 흘렀네. 나도 모르게 너에게 스며들어서 긴 긴 시간을 좋아했던 것 같아. 고마운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이성적으로 널 좋아하기에 앞서서 너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고 내게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었어. 위태롭게 흔들리던 나를 지켜주고 감싸주고 아프지 않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네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나는 그토록 외롭고 긴 시간들을 버텨내지 못했겠지. 그때의 너는 나에게 내 삶 그 자체였으니까. 그만큼 너를 사랑했고, 그 덕에 내 삶도 사랑할 수 있었어.
너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고, 나는 너에게 해준 것이 별로 없어. 매번 너에게 푸념하고 징징대며 너를 힘들게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이런 나를 대체 네가 왜 좋아했던건지, 좋아하는지. 너는 그저 내가 아닌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저 타이밍 좋게 우리가 만난 것은 아닐까. 나는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네가 나를 떠나지 않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혹 너는 내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네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바보같은 나는 의심하고 괴로워 할 수 밖에 없었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내 자신을 옥죄고 더 아프게 한 것일지도 몰라.
우리가 싸운 이유? 그런거 이제 나한테는 아무런 상관없어. 그냥 네가 예전처럼 내 옆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나는 그런거 다 포기할 수 있어. 나한테는 네가 내 세상의 전부이고 벼랑 끝에서 버둥대던 나를 끌어 올려준 은인이야.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 사랑하지 않아도 너를 사랑해야 하는 병에 걸린 것 같아.
나는 조금 오랜 시간동안 우울증, 자기 혐오, 열등감, 피해 망상과 같은 감정의 독에 쌓여 왔고, 너는 겁도 없이 손을 내밀어 나를 구원해줬지. 하지만 결국 내 안의 독이 너를 잡아먹고 아프게 할거야. 나 때문에 너의 맑은 빛이 흐려질거고 나에게 얽매여서 빛을 잃게 될거야. 내 사랑이 너를 아프게 하고 우리를 병들게 만들겠지.
너라는 약을 계속 먹다가 끊어져서 금단현상이 온 것일까? 사실은 내가 사랑했던 네가 누구인지 이제는 흐릿해져 가. 내가 너를 원하는 건지 아니면 의존 할 사람을 찾는 것인지 나 조차도 헷갈려. 확실한 건 나는 지금 심각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고 스스로 걷지 못해 무릎이 땅에 닿았을 때 운명처럼 내려올 너의 동아줄을 기다리고 있는거야. 그때처럼.
이런 비정상적인 마음 가짐으로 너와 정상적으로 사랑할 수 없음을 알아. 너를 너무 아껴서, 너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보내줘야 하는 내 마음을 너는 알까? 사실은 조금 무서운 것일지도 몰라. 처음 내려왔던 동아줄이 끊어졌을 때 끝 없는 바닥으로 추락해 부서져 버린 두 다리가 조금은 많이 아팠거든.
그러니까 조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 까지, 내 두 발로 너를 찾아 네 손을 잡을 수 있을 때 까지, 너의 삶을 살아줘.
잘지내.. 내 사랑
추천수17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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