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내 짧은 삶 이야기를 들어볼래?

ㅇㅇ |2019.09.30 16:29
조회 64 |추천 0
안녕 판녀들 난 10대 마지막에 서있는 한 사람이야
고민 많지? 누구나 다 고민을 해. 사람마다 각자의 고민이 있고 그 고민때문에 벼랑 끝까지도 다녀오지. 나도 죽음 문턱까지 다녀온 사람이야. 잠깐 시간을 준다면 내 인생이야기를 해볼까 해. 조금 길지만 들어줄 수 있니?

내 엄마는 고등학생때 정신분열병을 앓다가 조울증으로 나아져서 약을 평생, 아직까지도 먹고 있어. 아빠를 만나고 나서 나를 임신하고 낳은 직후 어린 날 잘 키울 자신이 없어 엄마는 조부모님 손에 나를 맡겼어. 갓난아기 이후 엄마가 나를 키우기 시작했지만 유년시절의 기억으론 나를 잘 돌봐주진 않았어. 의사들 말로는 그때 부모 손을 잘 못 탄 탓에 나에게도 결핍이 생겼던것 같대.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초반까지 나는 공부에만 몰두해서 시장상을 타고 중학교때는 첫 시험에서 전교1등을 했어. 하지만 문제는 이미 시작돼 있었던거야. 나는 공부에 미쳐서 집에 오자마자 가방부터 내려놓고 엄마가 말려도 화를 내며 공부만 했고 초등학교때는 교과서를 통째로 외워버리면서 공부를 했어. 그러다가 중학교 중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지. 나는 자해를 하게 되었어.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커터칼을 사기도 했고 사귀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기 위해 손목을 수도 없이 긋기도 했지. 상담도 시작하고 약도 먹기 시작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았어. 그 무렵 나는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친구를 만났고 그애에게 집착하게 되었어. 그리고 고백을 했지만 그 친구와는 연을 끊게 되었지. 지금은 다 풀고 같이 연락하며 지내지만 당시엔 많이 힘들었어.

그러다 난 나름 유명한 특목고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되었어. 애정이 늘 필요했던 나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여자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어서 애정을 채웠어. 좋아했던 여자애를 잊기 위해 애썼지. 학교에서 나름 유명인사가 되었어. 무난하게 고등학교 1학년을 보내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지. 이때부터 내 인생은 바닥을 찍었어.

고2가 되어 나는 내 결핍된 애정을 채우기 위해 랜챗에서 남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어. 머리도 다시 길렀지. 수없이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고 방황했어. 상태가 안좋아졌다 생각한 나는 나를 제어하기 위해 자의로 정신병원에 입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퇴원했어. 그리고 학교에서도 버티지 못한 나는 자퇴를 하게 돼. 그러던 중 나는 나보다 6살 많은 오빠와 연애하게 되는데 술담배를 하게되면서 건강도 나빠졌어. 그러던 어느날 오빠가 돈이 부족해 데이트 횟수를 줄여야겠다는 이야기를 하자 나는 성매매를 해서 돈을 벌어 오빠를 만났어. 그걸 알게된 오빠는 다신 그러지 말라 당부했지. 그렇게 사귀던 중 나는 애정이 부족해졌어. 성욕을 제어하지 못한 나는 오빠 외의 다른 사람들과 잠자리를 가졌고 결국 오빠는 나에게 헤어지자 말했어. 나는 울고 난리를 치며 제발 헤어지지 말자고 발버둥쳤어. 오빠는 그냥 자길 죽이라며 말했고 난 오빠의 목을 졸랐어. 결국 오빠 힘에 못이겨 팔을 풀었지만 오빠는 진심으로 자길 죽이려 했다며 소름끼쳐했지. 건물 창으로 뛰어내리려는 나를 오빠가 막았어. 나를 진정시키고 나와는 계속 연애하기로 했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가 또다시 날 제어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그래서 오빠에게 헤어지자고 말했고 오빠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했어. 내가 오빠 번호를 차단하자 모르는 번호들로 연락이 왔고 오빠는 나를 죽여버리겠다 협박했어. 나는 번호를 바꿨지. 그랬더니 오빠 친구들로부터 욕설이 담긴 카톡들이 쏟아졌어. 나가 뒤져라, 창년, __년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욕설이 나를 매도했어. 그리고 오빠가 나를 찾아냈어. 전화가 왔고 나는 2시간동안 나에게 쏟아지는 지독한 욕설을 고스란히 들었고 이를 녹음했어. 후에 엄마아빠에게 그 파일을 들려주었더니 아빠가 울었어. 이 일과는 별개로 난 당시 부모님과 사이도 안좋았기에 나와 살 방법을 찾던 중 부모님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갇히게 돼.

병원에서 나는 꽤나 평판이 좋았기에 남들보다 비교적 빨리 1달만에 지옥같은 입원생활을 끝내고 번호와 이름을 바꾸고 이사를 갔지. 동네에서는 나에 관한 헛소문들이 돌아서 나는 혼수상태라는 소문을 내고 정말 친한 한두명의 친구만을 제외하고는 내 흔적을 모두 지웠어. 병원에서 나온 나는 내 지난 삶들을 후회했어. 오빠와 그 친구들이 너무나도 미웠지만 내 죄도 죽을 만큼 미웠기에 정말 고통스러웠어. 나는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어.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지. 그러다 상담소를 바꾸고 글을 쓰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어.

참 웃기지? 그 난리를 치며 모든 걸 버리고 도망쳤는데 나는 오빠에게 다시 연락해 얼굴을 보고 지난일에 관해 서로 모든 응어리를 풀었어. 나는 내 삶을 살아오면서 죽고 싶은 때도 너무나 많았지만 너무 밉고 너무 아파도 결국 내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이렇게 죄가 많지만 내 삶이고 이 삶을 영위해야 하는건 결국 나라는 걸 알게되었어. 너무 싫지만 사랑할수밖에 없는 나라는 걸, 이세상에서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건 나뿐이란걸. 나는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았을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죄가 있어. 뻔뻔하고 철면피라도 자신의 죄를 온전히 돌아보고 뉘우치고 다시 자신을 보듬고 나아가야 해. 자기가 싫건 자신의 죄가 싫건 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고치고 앞을 봐야 해. 왜냐면 자신의 삶이니까. 온전한 내 것이니까. 언니들이 어떤 아픔이 있을지 어떤 죄가 있을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자신을 버리진 마. 짧은 삶을 산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어.

지금까지 내 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누군가는 나를 욕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반성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해. 판녀들도 어떤 과거가 있던 어떤 아픔이 있던간에 앞으로 나아가길 바랄게.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