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부모님은 왜 둘째를 낳는걸까요 글을 보고 제 얘기 같아서 글 씁니다.
저는 올해 23살 대학생이고 저에겐 1살 많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언니가 있어요.
엄마는 저를 낳고 하반신 마비가 오셨고 아버지는 귀 한쪽이 안들리십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엄마가 케어를 못해주니 저는 유치원때부터 언니손을 잡고 언니를 학교에 데려다줘야했습니다. 저도 어렸지만 엄마가 케어를 못하니 개학 전 일주일동안 학교 등굣길 외우는 연습을 아빠와 함께 했죠. 제가 초등학교를 들어갔을때부터 부모님은 저에게 언니를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등교, 쉬는시간에 화장실 같이 가기, 급식 먹여주기,숙제하기 등등 저는 친구를 사귈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언니를 케어해야했기 때문이죠.
심지어 시험을 치는 날도 전 쉬는시간에 벼락치기를 할 수 없고 언니반으로 가 언니가 화장실을 가게 해줘야했거든요.
부모님의 욕심으로 언니를 중학교까지 특수학교를 보내지 않았고 수업도 일반 학생들과 같이 받게했지만 날이 갈수록 폭력적인 성향과 응석이 심해져 언니는 결국 특수반에 갔고 고등학교는 특수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제가 지역의 기숙사학교에 합격하고 언니는 특수학교에 가니 솔직히 정말 편하더라구요.
이제까지는 집과 학교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는데 꾸역꾸역 억지로 했다면 이 학교에선 제가 할게 공부밖에 없었습니다.
언니 화장실 가면 휴지로 안닦아줘도 되고 언니 물 많이 못마시게 컨트롤 안해도 되고 밥시간마다 언니를 묶어두고 밥을 안먹여도 되고.. 성적도 최상위권으로 받아 장학금도 탔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저를 불러서 집 근처 고등학교로 전학오면 안되겠냐고, 엄마가 혼자 케어하려니까 너무 벅차고 힘들다고.. 저에게 그랬습니다.
저는 이제 제 삶을 처음으로 살고 있는데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시니 당연히 거부했고 나는 딸로 생각하냐, 내가 언니 뒤치닥거리 하는 사람이냐, 그럴려고 날 낳았냐 그런 모진 소리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그 해 겨울 쯤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고 언니를 케어하고 엄마는 이때까지 모아놓은 돈과 빚을 좀 내서 편의점을 차려 하루종일 근무하십니다(알바생을 쓸만큼의 수익은 안나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과외를 해서 제 학비랑 용돈은 제가 마련하고 있고 집에 손을 벌릴 수 없습니다.
다행히 학점은 높지만 어학연수나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가고 텝스나 토익등으로 영어스펙도 쌓고 알바 할 시간에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친구들에 비해 대외활동 경험도 없어 취업도 많이 힘들겠죠..
솔직히 부모의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장애를 가진 언니를 둔 둘째의 마음은요..
너무 가슴이 무거워요 솔직히. 연애와 결혼은 당연히 포기하고 만약에 취직을 하더라도 부모님과 언니가 동시에 아파버리면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거 하나하나가 취준생인 저에게는 모든게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만약에 혹시나 이 글을 보신 장애아를 둔 부모님은요. 둘째는 제발 계획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본인이 아이를 다 케어해줄수 있고 둘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학교에서나 뒤치닥거리를 시키지 않고 그리고 둘째에게도 첫째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줄 수 있는분들만 계획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