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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언니를 둔 둘째입니다.(장애아 부모님은 왜 둘째를 낳는걸까요 글 참고)

ㅇㅇ |2019.10.04 15:23
조회 236,411 |추천 2,484

 

장애아 부모님은 왜 둘째를 낳는걸까요 글을 보고 제 얘기 같아서 글 씁니다.

저는 올해 23살 대학생이고 저에겐 1살 많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언니가 있어요.

엄마는 저를 낳고 하반신 마비가 오셨고 아버지는 귀 한쪽이 안들리십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엄마가 케어를 못해주니 저는 유치원때부터 언니손을 잡고 언니를 학교에 데려다줘야했습니다. 저도 어렸지만 엄마가 케어를 못하니 개학 전 일주일동안 학교 등굣길 외우는 연습을 아빠와 함께 했죠. 제가 초등학교를 들어갔을때부터 부모님은 저에게 언니를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등교, 쉬는시간에 화장실 같이 가기, 급식 먹여주기,숙제하기 등등 저는 친구를 사귈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언니를 케어해야했기 때문이죠.

심지어 시험을 치는 날도 전 쉬는시간에 벼락치기를 할 수 없고 언니반으로 가 언니가 화장실을 가게 해줘야했거든요.

부모님의 욕심으로 언니를 중학교까지 특수학교를 보내지 않았고 수업도 일반 학생들과 같이 받게했지만 날이 갈수록 폭력적인 성향과 응석이 심해져 언니는 결국 특수반에 갔고 고등학교는 특수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제가 지역의 기숙사학교에 합격하고 언니는 특수학교에 가니 솔직히 정말 편하더라구요. 

이제까지는 집과 학교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는데 꾸역꾸역 억지로 했다면 이 학교에선 제가 할게 공부밖에 없었습니다.

언니 화장실 가면 휴지로 안닦아줘도 되고 언니 물 많이 못마시게 컨트롤 안해도 되고 밥시간마다 언니를 묶어두고 밥을 안먹여도 되고.. 성적도 최상위권으로 받아 장학금도 탔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저를 불러서 집 근처 고등학교로 전학오면 안되겠냐고, 엄마가 혼자 케어하려니까 너무 벅차고 힘들다고.. 저에게 그랬습니다.

저는 이제 제 삶을 처음으로 살고 있는데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시니 당연히 거부했고 나는 딸로 생각하냐, 내가 언니 뒤치닥거리 하는 사람이냐, 그럴려고 날 낳았냐 그런 모진 소리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그 해 겨울 쯤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고 언니를 케어하고 엄마는 이때까지 모아놓은 돈과 빚을 좀 내서 편의점을 차려 하루종일 근무하십니다(알바생을 쓸만큼의 수익은 안나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과외를 해서 제 학비랑 용돈은 제가 마련하고 있고 집에 손을 벌릴 수 없습니다.

다행히 학점은 높지만 어학연수나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가고 텝스나 토익등으로 영어스펙도 쌓고 알바 할 시간에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친구들에 비해 대외활동 경험도 없어 취업도 많이 힘들겠죠..

 

솔직히 부모의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장애를 가진 언니를 둔 둘째의 마음은요..

너무 가슴이 무거워요 솔직히. 연애와 결혼은 당연히 포기하고 만약에 취직을 하더라도 부모님과 언니가 동시에 아파버리면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거 하나하나가 취준생인 저에게는 모든게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만약에 혹시나 이 글을 보신 장애아를 둔 부모님은요. 둘째는 제발 계획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본인이 아이를 다 케어해줄수 있고 둘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학교에서나 뒤치닥거리를 시키지 않고 그리고 둘째에게도 첫째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줄 수 있는분들만 계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2,484
반대수35
베플|2019.10.04 17:26
제발 가족 버려라. 나는 그 가족 못버리고 내년에 50인데 올해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고 언니 겨우 시설에 넣었다. 평생 뒷바라지 하느라 모은 돈도 없고 매일 자살만 생각한다.
베플유유|2019.10.04 16:45
이게 진짜 현실입니다. 첫째가 장애아인데 둘째를 낳는 분들 보면 진짜 이해가 안됐어요. 집이 엄청 부유하거나 여유가 있어서 몇 명 애들을 키울 수 있다 하신 분들은 상관없지만 장애아를 둔 가정을 보면 거의 가난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둘째 셋째까지 낳으면 애도 고생 부모도 고생 정상애가 태어나면 그 애는 더 고생 왜 미래를 알면서도 고생길을 걸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식을 키우는 건 부모의 의무인데 그걸 왜 형제자매들이 해야하는지도 이해가 안됩니다. 쓰니 되도록이면 자기 인생만 살았으면 좋겠네요.
베플55|2019.10.04 16:01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것도 힘들었을텐데 참 애썼어요.. 앞으로는 언니 챙기지말고 본인을 열심히 챙기며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베플ㅇㅇ|2019.10.04 20:19
님은 좀 다른케이스 같아요. 언니 케어가 아니라 자폐인걸 모르고 낳았을 확률이 높아요 연년생이잖아요? 지금도 두돌 전에는 자폐확정 잘 안해줘요. 그시대엔 더했을거에요 외관 멀쩡하고 그 시기 애들은 이상행동이랄게 티나는게 없으니 터울도 없고 그냥 가족계획하에 낳은 자식일 확률이 높은거죠. 그리고 어머니 하반신마비는 님 낳으시다 그렇게 된거라면서요... 언니를 위해 만들어진 자식이 아니니까 그런 원망은 하지않으시길 바랄게요.
베플남자본인이하늘|2019.10.04 19:50
제발 천륜이라는 거지같은 소리에 묶이지마시고, 다 떨쳐내고 본인만을 위해서 사세요. 하늘이 내린 인연같은 건 없습니다. 글쓴이 인생에서 하늘은 본인뿐이에요. 꼭 행복해주세요.
찬반남자파파|2019.10.05 02:03 전체보기
저희는 결혼 후 바로 첫째가 생겨 너무 행복했고, 첫째 6개월때 둘째도 바로 갖게 되어 너무나도 이상적인 가족구성원을 하루아침에 이뤄내버려서 너무나도 행복한 결혼생활이였습니다. 아이 둘과 행복하게 넷이서 잘 지내던 중 첫째가 두살이 다 되가는데도 이도 안나오고 말도 못하고 그래서 검사해 보았더니 발달장애(자폐스펙트럼)였습니다. 아빠엄마 둘다 대졸에 2개국어 사용하고 있고, 임신중 흡연 음주도 없었는데... 첫째는 아빠엄마가 죽을때까지 함께 가는거야 하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이 글보니 앞으로 모든것을 짊어질 둘째한테 너무 미안해지네요.. 적어도 첫째보단 하루라도 더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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