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좋아할 때는 솔직히 좀만 티 내면 이루어지기도 쉽고 사회적으로, 암묵적으로 꼬시는 걸로 용인되는 행동이나 말이 있잖아
예를 들어서 영화 보자던가 밥을 먹자던가 예쁘다고 해준다던가 얼굴이 빨개진다던가
근데 동성 좋아할 땐 내가 짝녀한테 영화를 보자고 하든, 그렇게 머리 묶으니까 예쁘다고 해주든, 자고 있을 때 담요 덮어주고 가든간에 그냥 본인한테 되게 잘 해주는 착한 애로 인식 박히는 거 그 이상으로는 절대 못 나아 감
짝녀랑 아무리 친해져도 그 이상은 절대 못 됨
그래서 내가 짝녀랑 거의 짱친되려고 하는 직전에 고백했음
짝녀가 나를 친구로서 진짜 특별하게 아끼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걸로는 절대 만족 못 하겠고 걔가 나 편하게 대하는 거 보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더라
짝녀 기독교인 것도 알고 있었는데 고백했음 이대로 평생 마음도 못 전하고 보내버리면 너무 답답할 것 같고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당연히 까였고 짝녀는 엄청나게 충격받은 거 같더라 동성애랑은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아왔고 그런 걸 접할 일도 없었던 애 같았음
장난으로 사귀냐는 말 들을 정도로 그렇게 맨날 둘이 붙어지냈었는데 고백한 후 한 달 동안 서로 엄청나게 피하고 말 한 마디도 안 했음
차인 지 정확히 한 달 지나고 나서 내가 짝녀한테 나 너 이제 안 좋아한다고 전처럼은 못 돼도 친구로 지내자고 거짓말했더니 끄덕이더라
고백하기 전에 짝녀가 나 ㄹㅇ 특별히 아꼈다고 했잖음? 나는 짝녀가 아직도 나 친구로서는 되게 좋게 보는 거 알고 있음. 다만 짝녀가 먼저 다가오거나 하면 내가 또 오해하거나 할까봐, 그리고 한 달 동안 한 마디도 안 했는데 갑자기 다가오기도 좀 그럴까봐 못 다가오는 것도 알고 있음 짝녀 성격도 엄청 소심한 거 알고 있음. 짝녀 나랑 다시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건 맞는데 용기가 없는지 내 주변 엄청 맴돌더라
다른 애들은 짝녀랑 나랑 싸운 줄 알거든? 다른 애들 말로는 짝녀랑 같이 있다가 내 이름 석 자만 나오면 입을 싹 다문다더라. ㄹㅇ 갑분싸 오지게 된대 진짜 충격이 컸나봄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서 너무너무 미안함 그러면서도 입 무거운 짝녀가 더 좋아짐
수요일인가에 짝녀가 자꾸 나 힐긋힐긋 쳐다보는 거 다 느껴지는데 말은 한 마디도 안 걸음ㄹㅇㅋㅋㅋㅋ 그래서 답답한데 나도 용기는 없고 해서 짝녀한테 지나가면서 야자 하냐고 물었는데 그 순간 사고회로 정지하는 거 뭔지 알음? 짝녀 순간 동공확장되면서 사고회로 정지하는 거 느껴짐 ㅋㅋㅋㅋㅋ 귀여워... '어... 아니 오늘은 안 해' 이러더라 ㅅㅂ 너무 귀여움 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ㅎㅎㅎ 짝녀 얘기 너무 자주 올리는 거 같네 살면서 누구 이렇게 좋아해본 적 한 번 밖에 없었는데 또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