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럽고 누구보다 날카로우며 노련한 자객 무키의 주인은 청나라 태황태후였다.야월,그녀는 60이 넘었지만 손자인 황제 로식 대신 섭정을 하며 천하를 경영했다.그러면서 본인이 할 수 없는 어두운 일은 무키에게 맡기고는 했다.로식의 모친은 아니지만 모후황태후 오고에는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그저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랄 뿐이었다.열네 살의 황제 로식의 친모는 신분이 낮고 그가 어렸을 때 일찍 죽었다.그래서 그는 열여섯의 궁녀 설리아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
설리아가 회임까지 했다는 가짜 소문이 돌자 야월은 눈살을 찌푸렸다.아직 황후 청화는 회임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다행히 회임 건은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지만 황제가 굉장히 좋아한다는 소식을 들은 야월에게는 설리아의 존재가 굉장히 거슬렸다.고민하던 그녀는 무키를 불렀다.
무키: 허면 알겠습니다.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야월: 늘 고생이 많다.이번에 네 아우가 장가를 든다지?돈은 넉넉하게 보내 두었어.
무키: 황공합니다,태황태후 마마.
야월: 나야말로 고맙구나..네가 수고해주는 만큼...황상도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무키: 뜻하시는 대로 될 것입니다.
야월: 알았다,물러가라.
무키는 그날 밤 처소에서 혼자 잠든 설리아를 끌어내 우물에 던졌다.그녀는 소리 지르려 했으나 입이 막혔고,살기 위해 버둥댈 수밖에 없었다.무키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기절 직전인 그녀를 다시 끄집어내 팽개쳤다.설리아가 토하고 쓰러지자 무키는 다시는 회임 이야기 같읁게 들리지 않게 처신 잘하라며 돈주머니를 던졌다.설리아가 부들부들 떨며 주머니를 바라보자 무키는 냉정하게 궁을 떠나라고 했다.설리아는 폐하를 버릴 수가 없다고 울었다.그러자 무키는 네 목숨과 가족들은 버릴 수 있냐고 했다.그녀를 바라보는 설리아의 빨개진 눈은 공포감과 억울함,분노로 망가져 있었다.
결국 설리아는 어린 로식 대신 오고에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태황태후 픽인 청화가 껄쩍지근한 그녀는 설리아가 있어야 했다.자초지종을 들은 오고에는 태황태후는 정말 그렇게까지 하실 위인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설리아는 바닥에 엎드려 목놓아 울었다.
- 소인은,소인은 폐하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이미 소인을 많이 아끼세요.태후마마,소인을 살려 주십시오!
- 나도 너를 돕고 싶구나.황상이 좋아하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어.
- 출궁도,죽는 것도 싫고 가족들도 지켜야 합니다.
- 네 딱한 사정은 잘 안다.허면 책봉을 받고 싶은 거지?
- 예,정식으로 폐하와 함께하려 합니다.태황태후께선 지병도 있고 연로하시니 이제 마마의 차례 아니겠습니까?
- ...일어나거라,네가 아주 총명하구나.
오고에는 그길로 로식을 더욱 부추기며 야월을 곤란케 했다.설리아가 크게 다친 것을 눈치챈 그는 대들기까지 했다.끝내 야월은 황제의 첫 자식은 황후가 낳는 것으로 하고 그녀를 답응으로 들였다.고작,답응이 된 것인데도 로식과 설리아는 몹시 기뻐했다.설리아의 종수궁에 오자마자 로식은 벌러덩 드러누워 버렸다.그녀는 로식의 얼굴을 감싸며 고운 미소를 지었다.설리아에게 황후의 선물을 주러 왔었던 경인궁 상궁 향춘은 표정 관리를 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
무키도 설 답응에 대해 들었다.무키의 자매같은 친구 다소미는 폐하가 계속 황후에게 마음이 없으시니 아마 설답응이 먼저 아이를 낳을 것 같다고 말했다.무키는 더 이상 누군가를 해치고 싶지 않지만 주인을 위해서라면 뭐라도 해야 한다며 굳게 주먹을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