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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개무시하고 회사 트집 잡는 신입사원

ㅇㅇ |2019.10.19 16:34
조회 1,284 |추천 2
안녕하세요 일주일 전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우려하던 일이 터져버려 이야기도 풀고 하소연도 할 겸 글 써봅니다.

회사에 3년을 다닌 한 대리가 이번에 개인사정으로 퇴사하게 되어 그 포지션을 메꿔줄 신입사원을 채용하려 유명 취업 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내게 되었습니다. 지원자가 100명을 넘었고 일주일 내내 쉴 새 없이 면접을 봐서 결국 최종 선발을 하게 되었는데요, 33살의 6년차 경력이 있는 웹디자이너였습니다. 연봉 협상 때 자기가 경력이 있으니 신입 초봉보다는 더 주셔야 하지 않겠냐기에 월급여 250에 식대 따로 제공으로 계약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4년차 웹디가 퇴사해서 그 분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야한다)을 설명하고, 처음엔 잘 몰라서 서투실테니 그분이 하시던 업무의 40% 정도는 팀장인 나와 다른 사원분이 우선 맡아서 해주실 거다, 걱정마시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입사한 사람에게 4년차 대리급이 하던 업무를 맡기기란 회사 입장에서도 편치 않죠. 운영/행정 관련된 부분도 있고요. 그래서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자신이 6년차 경력이라는 걸 강조하며 카페24에 아주 능숙하다라고 하기에 그걸 덜컥 믿고 현 대리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연봉에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출근 첫날부터 하나 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로, 업무 중에 계속 손을 들고 자신의 자리에서 팀장인 저를 하루에 최소 3번씩은 부릅니다. 최소가 3번이지 옆자리 다른 직원이 팀장님 너무 심하게 부르는 거 아냐고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질문이 있어서 제가 그 분의 모니터를 봐야만 할 수 있는 질문이라 생각하고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몇번 왔다갔다 했는데 갈수록 정도가 지나쳐 이제 질문은 될 수 있으면 메신저로 해달라 했습니다. 가장 황당했던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사원: (손을 들고) 팀장님~
나: (일하던 와중 의자를 뒤로 돌려 그분 바라보며)네?
사원: (자기 모니터 가리키며) 이거 프로그램이 저장되는 거예요? 멈춘 거예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이 저장 중 렉 걸린 상태)
나: ;;;; 기다려봐야 알 것 같은데요. (황당해서 다시 일 마저하려고 몸을 돌려 내 모니터 앞으로 감)

이 때 정말이지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6년차라고 하는 사람을 뽑았다는 것은 그분 기준에서 자기의 개인적인 세월을 인정 받아 연봉을 더 달라는 것의 필요조건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의 업무 적합도와 능숙도를 인정해 신입보다는 영리하고 유능할 거라 판단해 선발하기 위한 조건 아닌가요?

제가 왜 제 업무를 멈추고 저런 농담같은 질문에나 대답해주려고 자리를 왔다갔다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6년차 웹디에게 어도비 프로그램 툴 기능과 단축키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는 팀장인데 나이가 그분보다 5살 이상 어리고, 그분은 신입사원인데 나이가 30대라서 그런 부분에서 저를 너무 편하게 생각하나? 선을 잘 모르나? 만만한가? 하는 생각이 일주일 사이 너무 자주 들었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요...

보통 다른 분들 회사에서 상사에게 질문이 있을 경우, 그 사람 자리로 찾아가 질문 드려도 되지 않을까 양해를 구하지 않나요? 신입사원이 손들고 상사를 오라가라 하는 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건방진 거 같아서 이 관계를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고민하던 상태였어요.

그리고 두번째로, 업무 숙련도.

저희 회사를 그동안 거쳐갔던 웹디들을 알기에 어느 정도의 업무량이 적당한 건지는 평균치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면접 때는 자기가 전 직장에서는 리터칭을 하루 5세트씩 했다. 한 세트당 15~20장 쯤 된다. 그래서 100장은 기본이다. 라고 해서 그 속도를 믿고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전에 하던 리터칭은 인물 이목구비를 다 깎고 다리 늘리고 날씬하게 만들고 색감도 다 맞추고 이런 보정이 다 포함이라 했는데, 저희 회사는 색감이나 명도는 포토 분이 다 만져주셔서 일절 건드릴 게 없고(이게 규칙임) 모델도 다 서양인이라 이목구비가 뚜렷해 깎거나 높이거나 할 게 없습니다. 다리도 안 늘려요. 그저 옷의 주름을 피거나 배경의 흠집(스튜디오 촬영이라)을 패치툴로 툭툭 쳐주는 정도? 비전문가인 제가 해도 장당 5~10분 걸릴 수준입니다. (전공이 시각디자인이라 할 줄은 알지만 업으로 삼진 않음)

그런데 초반이라 회사 적응하는 기간이라 생각해서 다른 업무 아예 안 주고 하루에 몇 장 하는지 세어보니 하루에 30장을 하고 가시는 겁니다... 근데 그걸 콕 집어 얘기하면 자존심 상할까봐 일주일간은 참아보자 했어요. 이후에 회사 생활은 어떠냐고 간단히 면담 하면서 조심스레 말해볼까 하고요.

이분이 손이 엄청 느리고 어도비 디자인 툴을 너무 못 다루다 보니 업무가 밀려 출근 이틀째에 야근을 하게 됐어요. 제가 보통의 웹디라면 야근 없이 끝낼 양이라 예상하고 일을 맡긴 게 화근이었을까요. 잘 되어가는지 중간 체크해보니 이건 도저히 야근을 하지 않으면 안될 양이더라고요. 당장 내일 오픈인 기획전이라 그날 완료하지 않으면 안돼서 부랴부랴 일손을 붙여 저랑 다른 사원이랑 그분이랑 밤 10시까지 남아 야근을 했고, 저는 고생하셨으니 다음 날 오전 반차를 드렸습니다. 오후 2시까지 쉬다가 여유있게 오시라고요.

그런 일들이 일주일 사이에 일어났고, 꾸역꾸역 참던 제게 딱 출근 일주일 째 되던 날 아침 갑자기 조용한 데서 얘기를 하고 싶대요. 그래서 회의실 예약을 잡고 ㅇㅇ룸으로 지금 가죠. 라고 하고 저는 출근하자마자라 목 말라서 물을 좀 떠왔어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 회의실로 가는 길이었는데 그분이 여전히 안 가고 계속 자기 자리에 앉아있는 거예요. 그래서 또 황당해서 문을 열고 왜 안가세요? 회의실이요. 하니까 그제서야 주섬주섬 일어나서 나오던데요. 정말 묻고 싶었어요. 제가 나이 30대 후반쯤 되는 팀장이었으면, 과장이면, 부장이면, 안 그럴 거냐고요.

회의실 들어가니 자기는 자기가 대리급의 대체인력으로 들어온지를 몰랐대요. 그래서 그런 업무를 인수인계받으라 하는 건 계약 조건과 맞지않다, 부당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거예요. 자기가 해야하는 업무는 오로지 리터칭과 디자인 뿐이지 사무보조적인 업무(=카페24를 켜고 다루는 모든 일)는 아니라고. 일단 저는 여기서 의문이 들었어요. 그럼 왜 면접 때는 카페24 정말 능숙하고 다 할줄 안다고 한거지? 배너를 제작해서 등록하는 것도 자기는 제작까지만 하는 거고 등록하는 거는 저나 다른 사람이 해야된다는 식인거죠. 그냥 창 켜고 메뉴 들어가서 사진등록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거를... 그리고 저는 면접 때 3년 일하신 분이 퇴사해서 그분 구멍을 메꿔야한다 이 얘기를 분명히 했어요. 수첩에 그 설명을 위해 그렸던 도식화까지 남아있어요. 그런데 제가 ‘대리’라는 설명을 빠뜨려서 그게 문제래요.... 하...

그리고 이 회사는 보통 회사같지가 않다는 거예요. 들어온지 일주일된 사원이 초장부터 그런 말을 하면 어떤 팀장이 좋게 들을까요? 그럼 뭐가 보통이 아니고 이상한 거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아무도 10시까지 출근을 안한대요. ㅋㅋㅋㅋㅋ 저는 그분 첫 출근날 30분 지각한 것도 혼내긴 커녕 첫날이니 그래도 된다고 웃고 넘어갔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다른 직원들은 여유있고 행복하게 일하라고 10-20분 지각은 아무 소리도 안하고 매일 봐주고 넘어갔고요 ㅋㅋㅋ 근데 그걸 트집 잡는 사원은 뭐죠? 제가 다른 직원들 안 혼내고 자기만 혼냈으면 억울해서 그러는 거라고 이해할텐데 이건 무슨 ㅋㅋㅋ 다들 자발적으로 야근하거나 외근이 잦아서 출퇴근 시간 개인적으로 들쑥날쑥한 건데 그걸 트집잡으니까 너무 황당하더라고욬ㅋㅋㅋㅋ ㅋㅋㅋ 그리고 제가 20대 중반이라 나이가 어려서 이 회사가 처음일거라 생각했는지 다른 회사에 비교를 하시던데, 저도 회사 세네 개 다녀봐서 여기가 4번째인데 보통 회사같지 않다는 건 잘 모르겠네요 하니까 갑자기 벙찌던데요. ㅋㅋㅋㅋ

또 공고엔 출근시간이 9:30인데 왜 다들 10시 기준으로 오냐길래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분명 면접이랑 계약서 쓸 때 탄력출근제 하고 있다고 다 설명했는데 이제 와서;;;

계속 공고와 내용이 다르다는 걸 트집잡으며 퇴사 시 자기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걸로 밖엔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손도 느린 사람 오늘치 급여 나가는 것마저 짜증이 나서 바로 사직서 뽑아주고 대표님 앞에서 사실대로 쓰고 나가라 했어요. 저와 대표님한테는 끝까지 죄송하다거나 인사 한마디를 안 남기고 갔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인수인계 해주던 대리님에게 들은건데 그분한테는 자기가 피해끼친 거 같아 죄송하다고 인사하고 갔대요 ㅋㅋㅋㅋ 그분이 면접보고 그분이 급여줬나요? 사수 개무시하고 나가는 건 대체 무슨 ㅋㅋㅋㅋㅋㅋ와... 제가 미쳐서 이런 사람을 뽑았나 하고 너무 자괴감 들었어요.

그리고 그 대리한테는 자기는 저한테 업무 얘기를 하려한건데 회사에 적대감이 있냐면서 뭐라해서 할 수 없이 퇴사한다는 식으로 ㅠㅠㅠㅠ <<쓰면서 말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욕 나오는 상황이네요 정말 ㅋㅋㅋㅋ 빨리 다른 분 뽑으셔야 할 거 같아 아침에 오자마자 말씀드린다고 운을 뗀 사람이고 이미 자기 혼자 마음 속에 결론지어서 통보한 건데 무슨 저 때문에 떠밀려 퇴사한다는 식인지?? 어우.... 정치질을 해도 정도가 있지;;; 얄팍하게 머리 굴려봤자 다 보이고 다 들킵니다~

요약해보면 대우(급여)는 대리급을 원한다 하지만 일은 사원급이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며 회사가 공고를 다르게 내서 나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다, 이런 식인 거죠. 끝까지 본인이 회사에 실수하거나 잘못한 거는 인지조차 못한 채 자신의 부당함만 생각하고 억울해하더라고요.... 대화가 아예 안 통하는 느낌이라 빠르게 정리했어요 그냥..

너무 불쾌해서 앞으로는 수습 기간에 자기 의지로 퇴사 시 급여는 최저임금으로 지급한다는 규정까지 만들려고요. 뭐 때문에 일주일간 참고 참았는지... 허탈해요.

그리고 저는 분명 면접 때와 계약서 쓸 때 다 설명한 것들을 자기는 들은 적 없다 사실과 다르다 라고 발뺌하면 정말 방법이 없더라고요. 이런 건 최대한 1:1로 말하지 말고 일대다로 진행하세요. 안 그럼 나중에 증거도 증인도 없어서 회사가 피해볼 수도 있겠더라고요. 정말.. ... 면접자한테 사기면접 당한 기분이에요 ;;;ㅠㅠ

에휴. 하소연 하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혹시나 읽다가 제가 과했다거나 이해안되는 부분 있다면 알려주세요. 새로운 사원 다시 뽑으려고 다시 공고 올리고 다시 면접 보고 다시 인수인계 할 생각하니 할 일도 태산인데 너무 머리아프고 피곤하네요 ㅠㅠㅠ
추천수2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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