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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2019.10.21 03:04
조회 24,617 |추천 60


결혼 10년차. 아이는 하나.
남편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나도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지친다.

나는 바깥일을 좋아한다.
직업적 성취가 내게는 중요하다.
그 부분을 남편이 잘 응원하고 지지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자꾸 난 힘든 것일까..
내가 욕심이 많은 것일까...


집이 안 더러웠으면 좋겠다.
깨끗까지는 안 바라지만 난장판은 너무 스트레스다.
아이가 잘 컸으면 좋겠다.
아침밥도 잘 먹고 발달시기에 맞춰 적당한 것들을 배웠으면 좋겠다.

왜 이걸 나만 생각해야 하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은 아수라장.
밥은 거의 매 번 사 먹거나 시켜먹는다.
집에서 해 먹는 밥은 아주 가끔 특식.

아이는 예쁘게 잘 크고 있지만 발달과정이나 관심사에 따라 뭘 해 줘야 할 지는 내가 신경 안 쓰면 아무것도 안 될 거 같아서 불안하다.

결혼할 때 시댁에서 2억 정도 도움을 주셨다.
친정은 형편이 안 되서 예단 말고는 못 해 주셨고..

결혼하고 몇 년 뒤 시댁에서 싯가 4억 정도 되는 집을 사 주셨다.

그리고 결혼 10년 동안 남편은 2년 정도 돈을 벌었다.
그 이외의 기간은 자유로운 영혼 상태...
취미생활과 기초생활을 위한 돈은 내가 다 지원했다. 그 때 나도 즐거워서 지원한 거 인정한다. 하지만 어쨌든 많은 돈을 썼다.
남편의 취미는 사진, 낚시, 게임이다.

그리고 10년 중 남편이 돈을 번 2년.
그 중 1년은 그냥 자기 용돈 및 취미생활...
1년 정도는 아파트 관리비랑 가스요금..
가끔 남편이 맛있는 밥을 사기도 한다.

아이 태어나고 키울 때 몇 년 간..
출퇴근 베이비 시터 주 5일, 청소도우미 주 1일...
나는 그 때 매일 일을 했고 남편은 일이 없었다.
(난 전문직 자영업..)

자기 하고픈대로 자유로운 남편이 좋았다.
시간이 많고 마음이 넉넉하니...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오는 남편이 좋았다.
종종 지나치게 생색내고 짜증낼 때는 나도 힘들고 화났지만...
어쨌든 밤중육아를 많이 해 줘서 고마웠다.

우리집은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500만원 이상이다.
남편은 내가 술 먹고 나돌아서 그렇다는데...
밖에서 내가 따로 쓰는 돈 이외에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그렇다...남편에게 설명해도 안 믿는다. 아니, 못 믿는다.

돌을 맞겠지.
너희 부부 둘 다 미쳤다고. 한심하다고.

그렇다.
돈은 써도 써도 벌어도 벌어도 부족할 수 있다.
반대로, 서로 마음 맞춰 살면 아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린 마음이 안 맞는 거 같다.
맞추고 싶어도 잘 안 되는 거 같다.

10분 거리에 있어서 일주일에 3번 4번 뵙는데도...요즘 얼굴 보기 힘들다고 표현하는 시어머님...
그 말씀이 듣기 힘들다 하면 말 돌리는 남편..
좀 더 강하게 말하면 나는 너희 부모님한테 불만 없는 줄 아냐는 남편...
아침에 아이가 먼저 일어나서 배고프다 해도 안 일어나는 아빠...밤새 영화보느라 안 자고 담날 딸래미 유투브 하루 종일 틀어주는 아빠...

친정에서 결혼 당시 걱정을 하셨다. 남자가 아직 직업이 없는데 걱정이 된다고..
그게 남편은 매우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부모님이 상처받으셨을까봐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 때 당시 나도 너무 당황하고 화가 나서 내 부모님께 화를 냈다. 남편 부모님 말고 내 부모님께 화가 나서 표현을 했다.

어찌 어찌 결혼은 진행되었고..
지금은 친정 아버지는 돌아가셨고..친정어머니는 너무 별나서 결혼 전에도 힘들었고.. 결혼하고 3-4년 뒤 나 스스로 인연을 끊었다.

그래서 난 친정 왕래 없고 시댁이 좋았다.
나를 예뻐하고 아껴주시는 시아버님,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시어머님...

그런데 살다보니 나도 쌓이더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보니....
주 3회 이상 방문하는데 왜 왕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의아스러웠다. 나중에는 화가 났다.
아이가 갑자기 “ㅅㅂ놈들”이래서 깜짝 놀라고 야단을 쳤는데 어디서 들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몇 달 뒤 시어머님 차를 탔는데 시어머님이 ㅅㅂ놈들 하면서 운전을 하고 계셨다.

딸래미는 자다 깨면 아빠를 찾는다.
“엄마 필요 없어! 아빠아~~!”한다.
아빠가 양육을 주로 하니 그럴 수 있겠지만
이런 극단적인 표현은 혹시 누군가에게 들은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남편은 이런 이야기 싫어한다. 나같아도 싫긴 할 거 같다. 그렇지만 한 번쯤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볼 법도 한데...

아무튼...집 좀 안 더러웠으면 좋겠다, 아침에 아이가 깨기 전에 아침 준비하고 유투브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 하면 화내는 남편..

하고픈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남편.
나도 자유롭고 싶어서 부러웠다.
그리고 남편이 행복한 모습이 좋았다.
나도 그렇게 행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모습이 좋았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그런데 왜 자꾸 난 이렇게 힘들까...
왜 자꾸 사라지고 싶을까...

내가 이래 저래 힘든 상황에서 남편이 이렇게 거칠게 표현하고 극단적으로 해서 힘들어요 하니
“내 아들이 오죽했으면”이라고 하시는 시어머니...
그것에 대해 대화하고 호소하고 싶다 하면 말돌리거나 화내는 남편...

두껍고 안 깨지는 벽 앞에 선 느낌이다.
10년 가까이 그 느낌을 가지고 있다보니 나도 이제 많이 지친다.

남편에게 말하니 맘대로 하라고 한다.
내 맘대로 하라...
그 말이 왜 더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P.S. 반말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독백 가깝게 글을 쓰게 되서..

추천수60
반대수16
베플|2019.10.21 18:03
전 6억줘도 님만큼 못해요.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6억 내통장으로 들어와서 나혼자 다 썼으면 또 몰라. 부동산이니까 당연히 이혼하면 내놓으라 할 거 아닌가? ^^ 그게 무슨 준 거에요? 그냥 남편꺼고, 나는 일만 하는거지. 저같으면 도망갑니다. 진짜.. ㅋ
베플ㅎㅎㅎ|2019.10.21 16:18
4억짜리 집해준거 치고는 댓가가 너무 혹독하네요 ... 자유로운 영혼이라는것도 좋은말로 표현한거지 찌질한 백수 아닌가요? 그냥 대출로 집 사고 신랑도 돈 같이 벌고 집안일 육아 반반하는게 훨 나을듯 ㅠㅠ 이럴거면 그냥 혼자 사시는게 나을거같아요 ㅠㅠ 토닥토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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