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판에서 글을 보는 아기 키우는 엄마예요.
제가 판에 글을 적을 날이 올줄은 몰랐네요.
큰 고민이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친정이야기예요.
친구처럼 모든 속 얘기를 털어놓는 엄마와 (시집와서도 통화를 자주합니다) 엄마의 힘듦과 우울에 90%이상의 지분을 차지하는 아빠가 계시죠.
우선 두 분은 평생을 저희를 위해 희생하면서 사셨고, 그 덕에 저와 제 동생은 나름 훌륭하게 잘 자랐고 결혼도 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엄마와 아빠의 문제예요.
저희 가족은 사실 아주 큰 문제는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내왔었지만, 그 속에 이런저런 트러블이 꼭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저희 아빠는 20대때부터 도박중독자셨어요.
엄마에게 듣기론, 저를 가진 만삭때도 단칸방에 살던 엄마아빠의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화투와 카드를 치셨다고합니다. 그리고 저를 낳을때, 도박하시느라 옆에없으셨다고하고요.
일단 이 외에도 도박과 관련된 이슈는 아주 많으나,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는 20대때부터 해오셨던 도박, 그리고 도박모임 (친구들) 등등...
늘 이것때문에 싸우고 이제는 엄마와 제가 포기 수준인데도, 아빠는 꿋꿋이 밤마다 도박하러 가시네요. 아마 이게 정말 중독이됐을 것이고 근 40년동안 꾸준히 해오던 습관인데, 한 순간에 스스로 끊길 바라는 저희가 잘못된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여기서 중요한건,
도박의 정도는.... 본인의 소소한 돈을 따로 모아서 하시고, 우리의 생활비나 가계의 돈에는 일체 손대지 않으세요. 불행중 다행이라고해야할까요?;;
그래서 아빠는 당당하십니다.
내가 땅을 팔았냐 집을 팔아먹었냐. 이게 무슨 도박이냐.
남자가 도박도 안하고 어떻게 사냐.
+
물론 아빠는 제가 갓난 아기 시절에 여자문제도 있으셨어요.
아빠 친구 결혼식에 온 다른 여자와 당당하게 원나잇하시고...다른 친구의 와이프가 엄마에게 알려주셔서 걸린적이있었죠. 살지않으려고 도망가려고했던 엄마는, 갓난아기인 제가 너무 불쌍해서 참고 사셨다고 하네요.
참 슬프죠...전 고마워 해야할까요?
어쨌든, 아빠는 도박하러 나가시면 밤 12시는 기본 새벽이나 아침에 들어오시는 것도 부지기수이며...돌아오시면 늦게까지 누워서 잠만 주무신다거나 그러길 일쑤라고해요.
저희는 너무 이걸 덮고 아빠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그냥 넘어가자 이해하자
엄마한테 수없이 이해시키려고하고, 그래도 생활력 강하시고 가족을 위해 노력하며 사셨잖아 하면서 엄마에게 참으라고 강요만 한 것 같네요.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보니...제가 참 나쁜 딸인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저도 너무 속상할 때가 있어요.
제가 아빠와 같이 사는 기분이거든요. 아빠의 이러한 행동거지들을 엄마는 늘 저에게 늘어놓으십니다. 왜냐하면, 아빠의 이러한 흠을 다른사람들이 알게 하기 싫어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딸인 저는 매번 이런 아빠의 실망스런 행동도 너무 듣기 힘들고, 엄마의 우울함이 그대로 저에게 전가되는 것 같아 힘들어요.
그래서, 전 남편과도 사실 사이가 안좋습니다. 제가 늘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니, 신랑이랑도 사이가 점점 나빠지더라구요.
>>
이렇게 곪고 곪은 것을 어떻게든 덮고 덮고 살다가
저희 가족에게 큰 이슈가 있었어요.
어떤 이슈로 인해 저희가 민사소송을 준비하고있거든요.
민사소송은 아주 예민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니, 변호사님이 아빠의 행동이나 흠잡힐만한 것들을 꼭 좀 조심해달라고하더라구요. 아빠와 과거에 친분이있던 사람이 저희 재산에 침해를 하여 진행하는 소송입니다.
그래서 도박만큼은 잠시 조심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드렸는데...
역시나, 그게 힘드셨나봅니다. 저와 동생은 밤낮으로 매달리며 소송 준비 중이었는데....
도박하러 나가시는 아빠를 보면서, 소송을 접기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국에 도박이 말이되냐고 말씀드렸더니!!
소송도 집어치우고 다 때려치우라고 하시네요.
사실 이게 문제가아닙니다.
아빠를 어떻게 고칠 수 있도록 도와야할지....이게 딸인 저의 몫인 것 같은데,
그동안 이렇게 억눌리고 우울하게 살았던 엄마의 삶은 어떻게 보상이 되어야할까요?
저희 가정은 남들이 보기에.
정말 화목하고 부유까진 아니지만 나름 경제적으로도 여유있고,
저와 남동생도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 속에 살고있습니다.
많이들 부러워하세요...엄마와 아빠를요.
그런데 속이 이렇게 곪으신건 모르시죠. ㅠㅠ
아빠의 습관이 원망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제 아빠니까요....
저희에게만큼은 정말 최선을 다한 아빠셨어요.
하지만, 엄마의 남편으로써는 정말 0점이셨던 것 같아요.
엄마는 아빠에게 시집와서, 며느리로써 정말 최선을 다했고 할머니할아버지도 잘 모셨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전혀 모르시는 듯, 아빠는 엄마에게 늘 화만내시고 가끔 폭언도 하세요.
욕도 잘하시고요^^;;; 남자가 욕정도는 할수있지. 이런 마인드세요 ㅠㅠ 시골분이라 그런걸까요. 시골에도 정말 젠틀하고 좋은 분들 많던데요. (아빠와 어울리는 도박 멤버들이 다들 수준이 이런 것 같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엄마가 지금이라도 이혼을 원하시면 도와드릴 생각이고요...
엄마의 의중을 물었더니,
아빠만 나한테 조금 더 잘하면, 우리 가족 걱정없고 아주 행복하지 않겠냐...라고 하시네요.
엄마는 끝까지 우리만 생각하시는 걸까요.
그리고 아빠에겐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두분이 해결하시면 아주 좋겠지만,
늘 두분이 싸우거나 힘든일 생기시면 저를 먼저 찾습니다.
제가 해결사같아요...
두분의 일 때문에, 정확히 아빠의 도박때문에...
저와 저의 남편사이도 아주 안좋은 지경에 이르렀습니다.ㅠㅠ
전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요.
현명하게 해결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