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남친이랑 거제도로 놀러갔음. 딱 이맘 때라 펜션들이 모두 비수기. 이 쯤에서 숙소 알아보자 하고 서행하는데 어떤 젊은 아저씨가 호객행위 함. 2만원 싸게 합의 보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1층에서 그 집 할아버지가 나오더니 갈색 물이 들어있는 삼다수 500ml 짜리를 건냈음. 칡즙인데 몸에 좋은 거라고 비수기에 찾아와줘서 감사하다면서 활짝 웃으심.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셔버리는 남친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병 뚜껑을 돌려따고 목에 들이부으려길래 얼른 뺏어서 싱크대에 쏟아버렸음. 물론 할아버지가 진짜 좋은 마음으로 주신 걸수도 있지만 너무너무 찝찝했음. 그 동네 사람도 없고 많이 조용했단 말임ㅠ 그 후로 가끔 생각해 봄. 다음날에 멀쩡히 일어나서 나오는 우리를 보고 놀랐을까? 하는 망상부터, 내가 팍팍하게 사람을 너무 못 믿었나 하는 반성까지. 그래도 끝엔 항상 버리길 잘 했다 로 결론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