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2년이 다 되가는 중인 커플입니다.
요점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개를 때리면서 키우는 남친을 더이상 못 봐주겠습니다.
사귀기 전, 유기동물보호소에 봉사를 갈 정도로 동물을 챙겨주고 좋아한다는 남친말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구나란 생각을 가지고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심적으로 힘든 시기에 말동무를 해주며 많은 의지가 되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저도 유기묘들을 키우고 있고 남친도 유기견을 키우고 있었던 터라 서로 동물들 밥챙겨주고 산책시켜주며 지내던 나날.
남친이 식당에 팔려가던 강아지를 주워온 후 문제가 생겼습니다.평소 키우는 강아지는 사고한번 안 치고 애교도 많은 아이였습니다. 근데 새로 데려온 이 아이가 배변도 못 가리고 분리불안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해외에 나가있던 저는 남친과의 영상통화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강아지가 사고를 쳤다며 교육시킨다고 쇠파이프로 때려 다리가 골절되고 한쪽 눈이 충혈되다못해 돌출까지 된 상태였습니다. 상태가 왜 저러냐고 물으니 사고친 거 보고 화가 나서 감정 조절이 안 되어 저렇게 때렸다더군요. 그래놓고 빨리 병원데려가라니까 말도 안 듣는 놈 뭐하러 돈들여 병원에 데려가냐고, 저러다 다리 절뚝이면 사고 안 치고 좋을 거라며 웃는데 진짜 미친놈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 미치는 꼴 보고싶냐며 1주일이나 남은 일정이고 뭐고 한국 돌아가서 병원데려갈꺼라는 제 성화에 못 이겨 일단 병원치료는 받고 상황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고양이랑 함께 강아지가 지내게 되었었는데 행동패턴이 정반대인 애들끼리 있는데 당연히 서로 싫어하고 불편해하는건데 제가 한 번 강아지가 고양이를 괴롭히는 것 같다, 고양이가 행동이 이상해졌다 이 한마디 했다가 강아지 교육을 시켜준다며 고양이 근처에 가려는 강아지를 냅다 집어던져버렸습니다. 깜짝 놀라서 하지 말라고, 왜 그러냐니까 니가 불편해해서 그런다, 매트리스에 던지는거라 하나도 안 다친다며 주종관계는 확실히 잡아줘야 다시는 잘못 안 한다고 그러는데 황당해서 정말...;;제가 뭐하는 짓이냐고 하지말라고 하니까 이 방법 말고 말 잘 듣게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그런 거 아니면 끼어들지 말라고, 짜증나게하면 자기는 더 막 나갈 수 밖에 없다며 정색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말리다 울고불고 싸우고 난리를 쳤습니다. 항상 끝은 답답해서 우는 저를 "착해빠져서는" 이러면서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며 "말 잘 듣게 하는 법은 이것 밖에 없어. 너두 편하잖아?"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옆에서 보면서 사고도 덜 치고 그렇게 맞아도 좋다고 꼬리치고 남친만 따르는 강아지들 보면서 괜히 사랑하는 사람이랑 실랑이 하고 싶지 않다는 안일한 마음에 혼내는 모습을 봐도 옆에서 쉬쉬하다 끝나면 아이들 달래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1년 반을 그런 식으로 지내다가 오늘 확 터져버렸습니다.
나중에 데리고 온 강아지가 너무 분리불안이 심해 전에 살던 집에서 클레임이 걸려와 사람들이 없는 사무실을 하나 얻어 그곳에서 강아지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남친이 일이 바빠 제가 대신 강아지들 케어를 해주고있었는데 치우고 간 지 2시간도 안 되어 배변패드를 다 물어뜯어놓았습니다. 새벽에 일 끝난 남친이랑 야식도 먹을 겸 강아지들보러 간식 사들고 사무실 갔는데 짜증이 확 나더라구요. 저는 빗자루나 막대기 같은 걸로 바닥을 내리쳐 호통을 치는 타입이라 오늘도 평소처럼 혼내고 청소를 했는데 다 치우니까 남친이 강아지한테 와서는 손으로 머리 등을 때렸습니다. 한 마리는 무서워하는 티를 내서 살살 때리길래 저정도는 뭐...하고 내비뒀는데 분리불안 심하다는 그 강아지한테는 케이지에 들어가서 나오라는데 안 나온다며 질질끌고와서는 주둥이를 부여잡고 퍽퍽 소리가 나게 때리더라구요. 복종성 배뇨에 무서워서 낑낑 대며 소리치는데 도를 지나친 것 같아 붙들고 말렸습니다. 내비두라고, 방해하지 말라고 씩씩거리는 거 무시하고 강아지들 데리고 사무실 뒷쪽 방으로 도망갔는데 기어코 쫓아와서 강아지 이름을 부르더니 또 안 온다며 주둥이를 잡고 손으로 때리려고 하더라구요. 진짜 못 참겠어서 힘으로 밀면서 방에서 내쫓으려고 하니까 제 손목을 꺾어 돌리며 밀치고서는 끝까지 강아지를 때리려 들었습니다. 제가 계속 방해하니까 사무실 밖으로 내쫓이 문을 잠구고서는 혼자 훈육이랍시고 막 무언가를 하는데... 문틈으로 강아지가 무서워하고 질질끌려가는게 보이는데 핸드폰은 없고 문은 못 열고 너무 답답했습니다. 어떻게 진정이 되었는지 문을 열어줘서 들어가자마자 뭐하는 짓이냐고 이거 동물학대라고 화를 내니까 싸울 일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오늘따라 이상하다며 강아지주인인 자기만의 교육방법인데 왜 자꾸 부정만 하냐고 그러더라구요. 2시간 넘게 얘기를 해봤지만 제가 너무 착하기만 하고 철없는 거라네요. 자기는 동물애호가들 싫다고 지네들이 책임질 거 아니면서 남의 사정 신경도 안쓰고 오지랖부린다고 10년넘게 안 키워봐서 모르는 거라고 합니다.
이거 말고도 이해조차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저를 사랑해주는 모습이 보여서 이해가 안 되도 모르는 척하고 넘어갔는데 계속해서 이런 행동들로 스트레스받아가며 만나야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 일에 대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남친말대로 제가 너무 착하게만 생각하고 현실적이지 못 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