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장관님께
안녕하세요. 2019년 7월 26일 ‘자사고에 관하여’란 제목으로 제안 신청을 한 후 다시 글을 올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확대’ 언급만 하시고 학종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어 깜짝 놀랐습니다.
행정부의 수반과 그 행정부에 속한 교육부장관의 말씀이 일치하지 않는데, 일반 국민들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합니까?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당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커진 이유가 사모펀드 문제, 웅동학원 문제 등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거의 대부분 불공정한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일 것인데 여당이 아직도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된 성찰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만 주목하지 말고 보다 심도 있게 조사, 연구해 봐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도 두 자식을 대학을 보내면서 우리나라 대입 제도 학종에 대한 불만이 정말 컸습니다.
그렇다고 수능 100%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 관계, 봉사 정신, 희생 정신, 윤리적 가치 등이 부족한 학생이 오로지 성적만으로 대학을 가는 것도 장차 나라의 살림을 맡길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고, 대치동 학원가의 활성화 등 부유층의 사교육이 더 심해질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종도 나름 좋은 면이 있으므로 학부모, 학생이 요구하는 모든 정보 공개 등 투명성을 강화한다면 좋은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은 서로 이해관계에 얽혀있고 공정성, 투명성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입법이나 어떠한 제도를 시행할 때에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모든 사람의 눈치를 볼 수는 없습니다.
대입 제도에 관한 뚜렷한 소신이 있다면 정치적 결정을 해서는 안 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가야 합니다.
국민 대부분이 바라는 것은 가난한 서민의 자식도 차별받지 않고 노력에 의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입시 제도입니다.
물론 독일처럼 각 대학의 평준화가 이루어져 좋은 대학, 나쁜 대학이 존재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갈 수 있는 사회,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이 구태여 대학을 가지 않고 직업을 가져도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겠지만, 모든 것을 갑자기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차선책이라도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병원, 대기업 등에 채용 시 SKY대 출신 비율을 30% 이하로 국가에서 강제하는 정책을 요구할 수는 없는지요?
특목고, 자사고를 가지 않고 일반고에 가서 상위권을 유지해 SKY대를 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일반고에 가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즉, 지방대 출신을 차별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비싼 하숙비, 등록금을 지불해가며, 성적 좋은 학생들끼리 경쟁하면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각오하고 수도권 대학에 가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조국 전법무부장관의 딸이 황제 전형, 즉 유학, 특목고를 거쳐 의학전문대학원에 갔다며 그렇게도 공격하고 비난하던 자유한국당 의원 두 명이 조국 사태 후 각자 자사고 살리기 법안을 발의한 상태라고 하는데, 정부와 교육부는 이러한 상황도 방치하면서 반론을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한 정부, 무능한 교육부는 아닌지요?
위에서 언급한 독일의 사회 제도가 아닌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와 상대평가가 정말 옳은 방향의 정책인지요?
엄연하게 존재하는 대학서열화와 사회 차별 정책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그래도 좋은 대학에 합격해서 좋은 직장, 직책을 얻는 것이고, 결국 경쟁 구조 속에서 성적에 의한 상대평가를 통해 대학의 당락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하고, 절대평가를 통해 대학에 가는 것이 가능한지요?
성적으로 상대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대입 최종 면접 때 부모의 배경을 보겠다는 것인가요?
고등학교까지는 전문적인 대학, 대학원 교육을 위한 기초 과정을 배우는 곳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전공을 택해 대학 간 후 각자 자신에게 특화된 교육을 받는 것이 사회적 다양성은 아닌지?
현대 전문화된 사회는 한 개인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고(다양성),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결국 그것이 다양화된 사회일 것 같은데?
고등학교 과정에서 대학에 가기 유리한 쉬운 과목을 선택해 대학을 가는 것이 다양성인지요? 실제로 의, 치대에 진학 후 물리와 화학을 다 배우는데, 고등학교 과정에서 전혀 배우지 않고 들어온 학생들이 상당히 고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치대 다니는 제 아들의 말).
인생은 어차피 경쟁 사회입니다. 아무리 포장하고 변명해도 결국은 상대 평가입니다. 공부도 스포츠처럼 잘 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가야 합니다.
교육부가 할 일은 실력이 부족한 학생을 봉사활동, 스펙, 생기부 등에 의한 포장으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학생들도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대학에 스스로의 힘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좋은 교육시스템을 연구하십시오. 전국 학교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전국의 학생들이 똑같은 강사의 강의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수업 내용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학생은 각 학교의 교사들이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수업 방식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지는 않은지!
메가스터디 등 사교육을 방과 후 각자 이용하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 후 집에 돌아와 다시 그 강의를 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따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한데 효율성도 떨어지고.
그리고 제발 교외 봉사활동은 금지해 주세요.
학부모의 개입 가능성을 줄인다고 봉사활동 종류와 상관없이 시간만 이수하도록 한다는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을 봤는데, 공부도 힘든데 봉사활동 할 자리를 구하는 것도 부모의 도움 없이는 정말 힘듭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보내고 있는데 언제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자리를 스스로 구합니까? 그래서 부모가 스펙을 쌓아주는 겁니다.
쉽게 구할 수 없으니 중간, 기말고사 기간 동안에도 봉사활동 가는 걸 보고 기가 막혔고, 그 봉사활동도 성인들 체육 대회 등 도대체 왜 그런 봉사가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회 체험 활동도 그냥 도장 하나 받기 위해 하루종일 줄서서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대입 수능의 시험 난이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쉬운 문제 속에서 한, 두 개의 어려운 문제로 변별력을 만들다보니, 평소 1등급을 받던 학생이 한, 두 문제 실수해서 3,4 등급이 되고, 2등급 정도의 학생이 1등급이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학생 본인의 실력보다는 수능 난이도가 학생의 운명을 가르고(특목고생들은 학종 일반 전형으로 쉽게 대학 가고 수능도 재미로 보겠지만, 물론 재수해서 수능으로 가는 경우도 많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 물리 2(서울대 지원하는 학생들만 선택하는 물리2, 화학2, 생명과학2) 한 문제 틀리면 3등급으로 실제 자신이 원하는 대학 가기 힘들었습니다. 생명과학 1의 경우 만점자가 0.03%로 100명에 3명도 아닌, 10,000명에 3명이 만점 받았으므로 결국 찍어서 맞춘 학생들이 표준 점수도 굉장히 좋았고(전문가이시니 왜 그런지 잘 아실 겁니다) 좋은 대학 갔습니다.
한 두 문제가 아닌 5문제 정도의 수준 있는 문제를 내야 좋은 학생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위의 물리2와 생명과학1의 문제 출제는 사실 교육부의 공개적인 사과가 있었어야 할 사항은 아닌지요? 실제로 지방 학생 상위권 학생들도 국, 영, 수는 기본 1등급이고, 결국 과학 탐구 과목이 실제로 SKY대 입학을 결정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방 일반고에선 서울대에서만 요구하는 그런 과목을 가르치지 않고 각자 알아서 공부해야 합니다. 서울대 갈 수 있는 한두 명 때문에 그 과목을 개설할 수 없기 때문이고, 결국 특목고생들의 잔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수능으로 대학 가고, 학종으로 대학 가고 결국 특목고를 보낼 수 있는 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입 전형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발 면접에 대해서도 논의해 주세요.
부모의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면접이고, 부정의 온상이라고 확신합니다.
면접을 과감하게 없애든지, 면접 점수를 없애고, 면접 과정도 녹화를 해서 추후 검증이 가능하도록 의무화 하십시오.
전교조나 교원 단체 등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이상은 좋으나 현실성이 부족한 정말 뜬 구름 잡는 소리들을 많이 합니다.
지방 일반고생들 중에도 권력과 재력이 좋은 사람들이 사교육을 통해 학종일반전형에 합격하고 있을 겁니다.
지방일반고 학생들이 모두 학종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 안하고도 적당히 잘 꾸며서 SKY대는 아니더라도 웬만한 대학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지방일반고 상위권 학생들입니다.
부유층들이 학종을 좋아하는 이유가 가난한 일반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제치고 그들보다 실력이 약간 못한 자신들의 자식을 입학시키기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일 겁니다.
결국 제 자식들도 지방대도시 일반고 다니며 고교 3년간 정말 열심히 노력해 전교 1.2등 하고 학종에 대한 대비도 했지만, 차라리 공부만 할 것을 학종 대비한답시고 시간만 빼앗긴 현실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학종이 아닌 다른 전형으로 조대 치대, 서울 교대 재학중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앞으로의 입시 제도에 대해 전혀 무관한 사람이지만, 학생들의 고통과 불만, 억울한 심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말로 대한민국의 교육제도가 이래선 안된다고 느끼며 비통한 심정으로 쓴 글입니다.
정리:
1.
자사고, 특목고의 시행령 개정으로 즉시 폐지(2025년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들만 인정해주면 됩니다).
2.
고등학교 교육의 고교등급제, 상대평가 곤란
3.
수능 확대도 바람직하지 않음, 학종의 투명성을 강화(학생, 학부모가 요구하는 모든 정보 의무적 공개)
4.
전국 학교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전국의 학생들이 똑같은 강사의 강의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교육 방지 정책 시행
5.
부모의 영향력이 개입할 수 있는 봉사 활동 등 금지
6.
서울대학교만 요구하는 대학 입시 과목 금지(화학2, 생명과학2, 물리2)
7.
서울대학교 병원, 대기업 등에 채용 시 SKY대 출신 비율을 30% 이하로 국가에서 강제하는 정책 등 교육부의 적극적 역할
8.
적절한 시험 난이도 조절과 그것에 실패했을 경우 국민에 대한 사과 및 직위 해제 등 강력한 조치 필요
9.
면접 폐지 또는 면접 점수 폐지
2019년 10월 23일 광주광역시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이 제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