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얘기 할 데가 없어서 여기다가 적네
우리학교 전교1등이어서 지역균형 전형으로 서울대 면접 보고 왔어
근데 면접 보고 학교를 나오는데 너무 울컥하더라
나 사실 면접 보러 안가려고 했었거든
수능을 너무 망쳐서 최저를 못맞췄어
과탐 첫번째 과목 한 3문제를 풀었는데 샤프가 고장이 났었어
엄청 당황해서 감독관님께 바꿔달라고 했는데 여분이 없어서 한참 후에 샤프를 주셨어
근데 바꾼 샤프도 고장났는지 안나오더라고
샤프를 또 바꾸긴 했는데 안그래도 시간 부족한 과탐에서 시간을 그렇게 까먹었으니까 그냥 머릿속에 “어떡하지?” 밖에 없었어
문제를 다시 푸는데 진짜... 난 내가 난독증이 생긴 줄 알았어
정말 자신있었던 과목이었는데 문제를 읽지도 못하겠는거야
결국 다 찍고 그 다음 과목도 문제 못읽었어
이런거 사실 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정말로 눈에 아무것도 안들어왔어
9모때는 성적 조금만 더 높아지면 정시로도 고대 쓸 수 있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ㅋㅋㅋ 수능 성적은 최저도 못맞췄어
수능 끝나고 진짜 아무 생각도 안들더라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방에 누워서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했어
자살하려고 생각했었어 사실 계획도 세웠고
나 고등학교 3년 정말 열심히 힘들게 보내왔고 이제 그거 보답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쓴 과가 올해 유난히 경쟁률이 낮아서 최종경쟁률이 2:1도 안됐단 말이야
솔직히 당연히 붙을거라고 생각했어
내 인생에서 좋은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운을 다 몰아서 쓰나보다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진짜ㅋㅋㅋㅋㅋ 수능 본 후에는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정신 못차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하다가 어제 갑자기 면접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그냥
나 그래도 죽어라 해왔는데 말 한마디도 못해보고 이렇게 끝내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니까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하던 딸이 면접 보러 간다니 엄청 기뻐하시더라고
그 모습 보고 또 울었어
면접을 보는데 교수님들이 하시는 질문에 다 대답이 너무 잘되는거야
그래서ㅋㅋㅋ 면접 보고 학교 나오면서 또 울 뻔 했어
근데 내가 면접 끝나고 집에 와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
면접 보러 갈 때만 해도 죽을 생각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도망치기 싫다는 마음이 들더라
3년동안 서울대라는 목표는 나한테 부담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했지만
그건 항상 내 원동력이었고 꿈이자 위로였어
그래서 나 1년만 더 같은 꿈을 꾸려고
그게 어떤 결과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냥 한 번 해보려고
도망치고 나쁜 생각 하는게 아니라 1년만 더 도전해보려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는 다른 길을 찾아야겠지만
같이 응원해주라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 일만 있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