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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서울대 면접 보고왔어

|2019.11.29 22:51
조회 43,590 |추천 481

그냥 얘기 할 데가 없어서 여기다가 적네
우리학교 전교1등이어서 지역균형 전형으로 서울대 면접 보고 왔어
근데 면접 보고 학교를 나오는데 너무 울컥하더라
나 사실 면접 보러 안가려고 했었거든
수능을 너무 망쳐서 최저를 못맞췄어
과탐 첫번째 과목 한 3문제를 풀었는데 샤프가 고장이 났었어
엄청 당황해서 감독관님께 바꿔달라고 했는데 여분이 없어서 한참 후에 샤프를 주셨어
근데 바꾼 샤프도 고장났는지 안나오더라고
샤프를 또 바꾸긴 했는데 안그래도 시간 부족한 과탐에서 시간을 그렇게 까먹었으니까 그냥 머릿속에 “어떡하지?” 밖에 없었어
문제를 다시 푸는데 진짜... 난 내가 난독증이 생긴 줄 알았어
정말 자신있었던 과목이었는데 문제를 읽지도 못하겠는거야
결국 다 찍고 그 다음 과목도 문제 못읽었어
이런거 사실 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정말로 눈에 아무것도 안들어왔어
9모때는 성적 조금만 더 높아지면 정시로도 고대 쓸 수 있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ㅋㅋㅋ 수능 성적은 최저도 못맞췄어
수능 끝나고 진짜 아무 생각도 안들더라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방에 누워서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했어
자살하려고 생각했었어 사실 계획도 세웠고
나 고등학교 3년 정말 열심히 힘들게 보내왔고 이제 그거 보답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쓴 과가 올해 유난히 경쟁률이 낮아서 최종경쟁률이 2:1도 안됐단 말이야
솔직히 당연히 붙을거라고 생각했어
내 인생에서 좋은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운을 다 몰아서 쓰나보다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진짜ㅋㅋㅋㅋㅋ 수능 본 후에는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정신 못차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하다가 어제 갑자기 면접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그냥
나 그래도 죽어라 해왔는데 말 한마디도 못해보고 이렇게 끝내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니까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하던 딸이 면접 보러 간다니 엄청 기뻐하시더라고
그 모습 보고 또 울었어
면접을 보는데 교수님들이 하시는 질문에 다 대답이 너무 잘되는거야
그래서ㅋㅋㅋ 면접 보고 학교 나오면서 또 울 뻔 했어
근데 내가 면접 끝나고 집에 와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
면접 보러 갈 때만 해도 죽을 생각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도망치기 싫다는 마음이 들더라
3년동안 서울대라는 목표는 나한테 부담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했지만
그건 항상 내 원동력이었고 꿈이자 위로였어
그래서 나 1년만 더 같은 꿈을 꾸려고
그게 어떤 결과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냥 한 번 해보려고
도망치고 나쁜 생각 하는게 아니라 1년만 더 도전해보려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는 다른 길을 찾아야겠지만
같이 응원해주라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 일만 있길 바라

추천수481
반대수7
베플ㅇㅇ|2019.11.29 22:54
정말 강하고 따뜻한 사람이란게 글에서 느껴진다 수고 많았어 많이 힘들었지ㅜㅜ 사랑해
베플한재|2019.11.30 17:11
작년의 저 같아서 댓글 남겨요! 저는 수능최저 맞춘줄 알고 (12113) 열심히 준비해서 지균 화생공 면접에 갔는데 수능 성적표를 12월 5일에 받았더니 수학 가형이 88이 아니라 85더라구요. 살면서 한번도 안했던 마킹실수를 했던 거였어요. 가채점이랑 다르게 나오다니 ㅠ 담임쌤이랑 같이 펑펑 울었네요. 본문에 적으신 것처럼 저도 많은 극단적인 생각을 했어요. 사실 죽어라 내신 서류 관리했는데 바보처럼 마킹실수해서 서울대 날린게 안 믿기더라구요. 주위 친구들의 위로 없었다면 못 버텼을 듯해요. 심지어 작년에 이과 전교 2~5등은 다 서울대 일반전형 붙어서 더 속상했거든요. 친구들 축하해주면서 속으로 너무 부러웠어요 ㅋㅋ 그래서 어쩔수없이 카이스트에 갔지만 올해 수시 반수로 1차 붙어서 일반전형 면접보고 왔고, 수능 쳐서 의대 교과 최저 맞췄어요!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바라요... 지균일 때랑 과를 다르게 쓰고 자소서도 심혈을 기울여 다시 썼어요! 전교 1등이라면 내신도 서류도 좋을 테니 대학 다니면서 다시 도전해보세요 ㅜ 지금 당장은 누구의 위로든 조언이든 잘 먹히지 않을테지만 ㅜㅠ 인생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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