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쟈이코우 개방시간은 아침 7시부터라고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6시반에 일어나기는 너무 빡센 관계로 7시에 일어나 7시반부터 관람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성적인 게으름은 어쩔 수 없어 7시반이 되어서야 방을 나서서 빌어먹을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지우쟈이코우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오로지 지우쟈이코우 관광을 위해 개발된 곳이기 때문에 입구에서는 그다지 멀지 않아 걸어서 갈 수가 있었다.
흙먼지나는 길을 10분쯤 걸어간 곳에 '지우쟈이코우'라는 큰 간판이 보였다. 어릴때 쿵푸영화 등을 볼때도 느낀건데, 한자는 존나 큰 간판으로 만들어놓으면 그 특유의 '뽀대' 가 나는 것 같다. 만들기는 빡세겠지만.
간판밑에는 근래 보기 힘든 인파가 몰려 있었다. 사스때도 이정도니 평소에는 완전 러시아워 지하철 같을 듯 했다. 대부분은 단체 관광객인 모양으로 다들 삼삼오오 모여앉아 입장을 기다리며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그중에는 '국토 순례반' 스러운 옷을 입은 한국 학생들도 있었는데, 괜히 아는 척 했다가 엮여서 같이 다닐까봐 그냥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입구는 전산화가 잘되있어서 인터넷 예매, 단체예매 등 메가박스를 방불케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지우쟈이코우는 하루면 볼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이틀은 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는 표를 사면서 내가 만약 내일 다시 오면 또 똑같은 표값을 내야되냐고 물어보았다.
매표원은 물론 할인이 된다고 하더니 안에서 갑자기 구형 디카를 꺼내 들었다. 내가 물어볼 새도 없이 내 사진을 찍어 버려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이렇게 해놓고 내일 다시 오면 이걸 보며 확인하면 된다고 한다. 마땅히 더 좋은 대안이 생각나는건 아니였으나...뭔가...존나 불편해보였다-_-
어쨌든 표를 구입하고 (참고로 표는 입장료와 버스요금이 따로 있다..내일 할인되는 건 입장료뿐..두개를 합치면 200元 쯤 된다)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던 지우쟈이코우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들어간 곳은 전혀 상상하던 지우쟈이코우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고속버스터미널마냥 버스만 잔뜩 늘어서 있었다.
여기서 잠시 지우쟈이코우의 시스템을 소개하겠다. 지우쟈이코우에 들어가면 말했듯이 버스가 존나게 많다. 그럼 단체관광객이면 그중 하나를 다같이, 개인 관광이면 남들에 낑겨서 아무 버스나 일단 탄다.
그러면 그 버스는 같은 코스를 이동하며 유명한 풍경구에서는 사람들을 내려주어 시간을 주고 관람하도록 한다. 매 버스마다 가이드도 있어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 전에 그 곳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들을 수가 있다. 그런 식으로 약 200대 가량 된다는 버스들이 빙빙빙 이 풍경구를 돌고 있는 것이다. 괜찮은 시스템이였다. 관광객들을 통제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나였다. 내가 탄 버스는 10분 정도의 지루한 산길을 지나더니 눈부시게 맑은 물이 살짝 보이는 곳에 멈췄다. 그리고는 그곳을 관람하고 30분 후에 다시 이곳으로 모이라고 한다.
난 30분 동안 존나게 많이 볼 심산으로 제일 먼저 달려서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간 곳에는 장족의 집이 한채 세워져 있었으며, 그 옆으로는 정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떻게 물이 이렇게 맑을 수 있을까..맑다못해 에메랄드 블루 빛을 띄고 있는 그 물을 보는 순간 난 반쯤 미쳐버렸다.
그자리에서 일행(이랄 것도 없지만)을 완전히 쌩까고 마이 웨이를 가기 시작했다. 정해진 길이 아닌 곳으로도 내려가보고, 그러면 안되지만 물에 손도 담궈 보았다. 물은 평범한 H2O였다. 이걸 만들어내는 건 빛과 호수 바닥의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작용인 듯 했다. 그런 과학적인 건 다 필요없다. 난 마치 동화의 세계(이것이 지우쟈이코우 선전문구이기도 하다) 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웅진코웨이보다 맑다→)
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푸르른 산록과 맑은 물만이 아니였다.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듯한 식물들과 누가 마치 일부러 인테리어적으로 던져놓은듯이 잘 조화된 물속의 통나무들 역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이런 환상적인 곳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라고?
그럴 순 없었다.
난 30분 후에 모이라는걸 쌩까고 혼자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걸을 수는 있도록 관광구를 가로지르는 보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난 그 길을 따라가면서 이 신비롭기 짝이 없는 놀라운 자연을 바로 앞에서 만끽하고 있었다. (잠깐!! 이거 꼭 뭣같이 생겼다!!흐하하!!↓)
이렇게 걸으며 감상하다가 다음 정류장에서 다른 버스를 잡아타고 가면 되는 것이였다. 난 이당시 내가 머리가 참 좋은 줄 알았다....
호수를 몇개 지나자 펑 트인 길이 나왔는데, 이 갈색길과 양옆의 푸른 산, 이건 서울하늘과는 다른 하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맑은 하늘...이 조화가 날 견딜 수 없이 흥분시켰다. 이건 정말 동화의 세계다. 첨엔 '푸하하 백설공주 퍼레이드라도 하냐?' 라고 생각하며 광고문구를 비웃던 나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놀라운 곳이다.
이 곳을 지나니 정류장이 하나 나오긴 했는데, 그것보다 날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폭포소리였다. 지도를 펴보니 이 근처의 '슈정(樹正)' 폭포에서 나는 소리같았다. 그래서 난 정류장따위는 쌩까고 슈정 폭포가 있는 숲속으로 내질렀다.
폭포소리가 점점 커지다 드디어 그 웅장한 모습이 내눈앞에 나타났다....정말..환상적이였다. 이 어두침침한 숲속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폭포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폭포가 주는 원초적인 시원함, 폭포 자체의 아름다움이 합쳐져서 입을 떡 벌리고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시워언~하게!↓)
폭포는 그렇게 높지 않은 곳에서 하늘을 맞대고 있어서 마치 하늘에서 푸른 물을 쏟아내는 것 같은 이미지를 주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저 폭포에 들어가 시원한 물줄기라도 맞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혼자 감상에 빠져있는데 방해라도 하듯 어디서 꺅꺅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위에서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는 걸로 보아, 다음 버스가 또 정차한 모양이였다.
방금 전에 마치 내가 최초로 발견한 듯이 단둘이 마주하던 폭포 주위에는 모이를 보고 모인 비둘기처럼 인간들이 둘러싸서 시끄럽게 굴기 시작했다. 난 가지고 있던 감상이 깨질 것 같아 마지막 사진을 찍고 정류장 쪽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방금 사람들이 내린 버스가 멈춰있어서 난 그걸 타고 이동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올라탔다. 버스에는 왠일인지 몇명 사람들이 남아있었는데, 날 갑자기 무슨 무장강도처럼 쳐다본다. 기사도 '어디서 굴러온 개뼉다귀야 이새끼는' 하는 눈으로 날 보고 있다. 씨팔. 나 돈내고 표샀다고!! 들어올때 보여주기까지 했다.
"저기 말이죠..이 버스는 단체 관광객용이예요. 지금 손님 꽉 찼으니까 타면 안돼요."
아니...이런 개...
근데 갑자기 생각이 든 것이, 밖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많으니 앞으로 오는 모든 버스도 다 꽉 차있을 것이 아닌가!!!-_-
실제로 그랬다. 다음 오는 버스도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태워줄 수가 없다고 한다. 씨팔 씨팔-_- 어쩔 수가 없다. 또 다음 정거장까지 걷는 수 밖엔.
폭포를 지나니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좆같은 길이 15분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나니 콘크리트길과 존나 센터건물같이 생긴 센터건물이 나왔다. 일단 저런 게 나왔다는건 여기서 뭔가...내가 앞으로 또 걷지 않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한편, 이곳은 길이 두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한쪽은 '원시삼림' 이라는 곳이고, 한쪽은 '장하이(長海)'라는 곳이였다. 쟝하이라는 곳은 사진으로 유명한 태고의 바다같은 곳이라 뭐 망설일 것 없이 가고 싶은 곳이였는데, '원시산림'?!....그건 뭔지 모르겠으나 굉장히..씨팔..좀 이름이 싸나이의 뭔가를 자극하는 게 있었다.
그러나 고민하고 자시고 할게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금 '원시삼림'은 도로 공사 중이라 2-3시간이 지난 후에야 길이 뚫린다고 한다.
뭐....씨발...그럼 어짜피 그런거 쟝하이부터 조져주마!!!!!!!
근데 난 여기서 참으로 개병신같은 생각을 하였다. 이곳부터 쟝하이 정상까지는 17키로미터. 난....이걸 걸어가려고 했던 것이다. 어메이샨을 올라간 자신감..아니, 헛바람이 들어가 시간계획상 말도 안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실천하고 있었다.
쟝하이를 올라가겠다는 생각으로 쭈욱 걸어가다 보니 장족마을이 나왔다. 이런 관광구역안에 있어서 그런지 어릴 적 서울랜드의 세계여행뽀트가 생각이 났다. 좀 인위적으로 느껴졌단 말이다. 지우쟈이코우 담당자가..
"아니..여기서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입고 있으면 어떡해요!! 제가 분명히 폐장시간 때까지는 옷갈아입지 말라고 했을텐데요? 아직 4시간이나 남았으니까 빨리 전통복장입으시고..아...맞다...왕씨네 아저씨네 집앞에 깃발좀 꼽아놓으라고 전해주세요. 관광객들 올라오고 있단 말예요!!"
이럴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어찌됐건...여기는 장족 마을이긴 했다.
들어가서 좀 보고 싶었으나, 시간 관계상 바깥쪽만 쓰윽 흝고 가는데 뭔가 갑자기 굉장히 어색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 여자가 물을 받아 놓고 머리를 감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손을 흔들었는데.....놀랍게도 백인여자였던 것이다.
장족(티벳족) 중에는 좀 서구적인 얼굴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난 처음에 '설마...그냥 그렇게 생긴 사람이겠지..'하고 넘어가려 했으나, 그녀가 입은 나시티셔츠를 보니 절대 아닌 듯 싶었다.
좀 놀란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이."
"하~이!! 어느 나라 사람이예요? 일본?"
"아뇨. 한국이요."
"오~한국이요?! 그렇구나~! 전 #$%^#$^%$에서 왔어요."
.....동유럽 어디 작은 나라인가보다. 첨 듣는 나라였다. 그렇다고 다시 물어보기는 좀 거시기해서 "아~예" 라고 대답했다. 동방예의지국.
그녀의 이름은 '비앙카'라고 했다. 그녀는 한국을 꼭 가보고 싶다고 했으나, 아마 내가 베트남 사람이라고 했으면 분명 베트남을 꼭 가보고 싶다고 했을 것이다.
어쨌든 난 그녀가 왜 이곳에 있는지, 내가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 보았다.
"여기 묵고 있어요....일주일째죠. 전 사진작가인데, 버드워칭하는 독일인 친구와 함께 일주일전에 와서 사진도 찍고 뭐 그랬어요. 내일 떠나요...청두로. 오늘은 여기 사원에 들어가보려고 하는데 허가가 안떨어지네요..."
라고 한다. 놀라운 것이 지우쟈이코우의 입장권은 하루단위로 끊기 때문에 이렇게 안나가고 눌러 있을 수는 없을 줄 알았다. 게다가 이 장족 마을에 하루 30元인가 주고 묵는다니....편법이긴 했지만 정말 멋진 잔머리였다.
그녀는 내가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도,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놀라는 눈치가 아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더욱 빡센 코스를 달려왔던 것이다. 그녀 역시 베이징에 있었는데, 이번에 휴가 겸 작업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까지 왔단다. 크헉-_-
지도가 있으면 한번 펴보시라. 오토바이 한국 일주 수준이 아니다. 중국의 절반을 오토바이로 달린 것이다. 거의 나라 몇개를 지나는 거리를 내질러 왔다니...오토바이가 안뽀게진게 다해...아니 오토바이 뽀개졌단다.-_-
그래서 지금 청두에 수리를 맡겼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 거리를 달려온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티벳까지 가려고 했는데 시간도 그렇고, 오토바이도 그렇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서양인 스럽게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비앙카는 일주일이나 묵어서 이미 이 장족 마을 사람들과도 친해진 듯 보였다. 장족 꼬마도 그녀를 보며 '바이양!!(비앙카의 중국이름)'을 부르며 장난을 치고 그녀도 어설픈 중국어로 답해주고 있었다. 그녀와 같이 묵고 있는 독일인은 남자인데, 좀...부러웠다. 이쁘진 않았지만..몸에 근육이 단단히 잡히고 구리빛으로 탄 야생마같은 비앙카가 매일밤 "오우 예아!! 컴온!!! 훸 미!!! 모어! 모어!" 해줄테니 말이다. 그녀는 그만큼 열정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장하이보다 원시산림을 추천한다고 한다. 원시산림은 막상 '원시산림' 자체는 별거 없는데, 올라가는 길이 끝내주게 멋지다고 한다. 반면, 쟝하이는 쟝하이는 정말 눈 튀어나오게 멋있지만 대신 그것과 한두군데 빼고는 볼 곳이 없다고 한다. 흠. 난 그녀의 말을 듣기로 했다. 계획변경.
우선 쟝하이는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온다. 그러면 원시산림 길이 뚫릴 시간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면 버스를 타고 원시산림에 올라갔다가 걸어서 내려온다는....역시 좀 무모하긴 하지만 아까보다는 훨 나은 계획이 성립되었다.
비앙카와 나는 연락처를 서로 주고 받고 헤어졌다. 다시 센터로 내려와 물어보니 '이런 씨팔새끼 아까 쟝하이로 가더니 왜 또 내려오는거야 귀찮아 죽겠는데' 라는 표정으로 연락해줄테니 다음에 오는 쟝하이행 버스를 타라고 한다. 어쨌든 고맙다 씹쌔꺄.
그새끼가 안배해준 버스는 역시나 빈자리가 하나도 없어 난 어쩔 수 없이 보조석에 앉아서 가야했다. 올라가면서 느낀 점은 걸어갔다간 좆될 뻔 했다 는 것이였다.
올라가는 길은 대부분 길공사를 하고 있어서 포크레인과 인부들로 가득 차있었으며, 흙먼지와 공사자재들로 길 통행 자체가 어려웠다. 무슨 씨발...'개간지 사전답사'라도 나온 기분이였다.
비앙카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며 그나마 편하게 버스를 타고 쟝하이로 올라와 내리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곳은....현재 이 시대에 있어서는 안되는 곳처럼 보였다. 넓이 600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 끝 부분에 보이는 눈덮인 산과 호수를 둘러싼 병풍같은 산들은 누가 타임머신으로 쥬라기 시대로부터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정말..저기 한복판에 브라키오 자우르스가 고개를 내밀고 쓰윽 지나가도 하나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
물은 역시 지우쟈이코우가 자랑하는 선명한 푸른 색이였다. 여태까지는 작은 물 웅덩이로만 봤지만 그 맑은 물을 이 광활한 호수(거의 바다같았다)에서 보니 정신이 아찔할 지경이였다.
아쉬운 것은 이 '쟝하이'는 개발관계상,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쪽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였다. 그게 신비감을 더해주는 역할도 하긴 했지만...
아쉬웠다.
버스에 같이 타고 있던 중년부부들은 이런걸 보고도 감동이 안되는지 "이쁘네~" 몇마디하고는 서로 사진을 팡팡 찍어주고 곧바로 버스로 돌아가버렸다. 정말..그렇게 자기 모습이 나온 여행지 사진을 갖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들...이해할 수가 없다. 보고 무얼 느꼈는지가 아니라 '봤다' 가 중요한거다 그들에겐.그럴꺼면 크로마킨가 뭔가 그 파란 배경써서 배경넣고 사진이나 박어.
버스 가이드는 매우 친절하여, 늦게 탄 유일한 외국인에게 특별히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내 사진도 찍어주었다. 그녀는 내게 이제 버스가 출발해야 된다고 알려주었다. 난 밀려오는 아쉬움을 접고 눈에 새겨놓으려는 듯이 쟝하이를 마지막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버스에 올라타야만 했다.
"다음 코스는 '우차이츠(五彩池)'입니다. "
우차이츠....사진으로 본 적이 있다. 이곳은 지우쟈이코우 관광책자의 표지로 나올만큼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게 여기있을 줄 이야...쟝하이에 대한 아쉬움이 좀 사라지고 새로운 기대가 이효리가 슴처럼 부풀어 올랐다.
버스는 얼마 가지 않아 멈추었는데 내린 곳에서는 우차이츠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간판을 따라 내려가니 그곳에는..... 무릉도원같은 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쟝하이와는 달랐다. 쟝하이가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하면 이건 정말 잘만든 애니매이션같은 곳이였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신비로왔다. (사진보다도 더더더욱 아름다웠다..ㅜㅜ↓)
지우쟈이코우의 푸른 물이 하얀 그릇에 담겨있었고 그 뒤에는 일부러 조성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숲이 있어 그 모습이 연못에 비춰지고 있었다. 가을의 우차이츠는 천하제일의 절경이라고 한다. 그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금 저 뒤의 숲들이 색색 단풍으로 물들었다고 생각해보라. 그것이 연못에 비춰지는 것이다. 이것이 우차이츠...다섯가지 색깔 연못의 이름의 유래인 것이다.
한편, 이 아름다운 광경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인간 이였다. 교양머리라곤 좆대가리만큼 도 없는 년놈들은 들어가지 말라고 해놓은 바리케이트를 넘어 안에서 사진을 찍어대고 꺅꺅거리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씨팔년은 연못에 손을 담그고 친구에게 물을 뿌리고 있기까지 했다. (가을에는 정말 바지에 싸버릴꺼같다 ↓)
이 좆같은 년놈들은 분명 이래놓고 나중에 이곳이 오염되면 어쩌구저쩌구 관리가 허술했느니 해댈 것이다. 병균같은 것들이다.
난 그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고 감상을 하느라 버스에 또 제일 늦게 올라탔다. 사람들은 항상 제일 늦게 타는 외국인 새끼를 힐끔힐끔 쳐다봤으나...어쩌라고 존만이들이.
이쪽 쟝하이 길은 듣던대로 이 우차이츠를 끝으로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두개가 워낙 대형이라 만족하긴 했으나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가이드는 내릴때가 되니 내게 슬쩍 귀뜸해준다.
'여기요..다같이 센터에서 식사하러 갈껀데..배많이 고프지 않으면 가지 마세요..맛없고 비싸요..그냥 장족마을에 내려서 라면 먹어요..그게 나아요.'
라..라면...이런곳에 관광와서 먹을 식품은 아니였으나 굳이 이사람들과 식당에 가서 '맛없고 비싼' 밥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난 그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중간에 버스에서 내려 내게 "헬로!"라고 인사한 못생긴 처녀가 있는 작은 가게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자, 이제는 반대쪽이다!!!! 난 원시산림행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센터로 발걸음을 향했다.
(17일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