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제야 알겠어

ㅇㅇ |2019.12.15 03:21
조회 1,274 |추천 1
정말 이제야 알겠어. 너가 왜 그랬는지. 그땐 이해하지 못했던 행동들이 이제서야 하나 둘 이해가 가. 맞아 내가 너보다 어렸어. 너의 깊은 생각과 우울한 감정을 어린 나는 견뎌내기 힘들었고 우린 그렇게 멀어졌지. 나와 떨어져 있는 시간마다 무서운 속도로 널 잡아먹었던 네 우울증. 널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빼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5년 연애가 끝나갈 때쯤엔 이미 나도 그 구렁텅이에 몸을 반쯤 담구고 있더라.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심각하게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 너의 생각과 감정기복. 좋을 때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 네 성격. 절대 나에게 안정감을 주지 않으려는 네 사랑방식. 나는 한 마디면 됐는데.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그 한 마디면 됐는데.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삶을 살아온 너는 그 한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웠겠지.

이제는 알 것 같아. 헤어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아. 사실 너가 더 많이 좋아했다는 걸. 그래서 우리가 같은 속도로 달리지 못했고, 너가 나보다 자주 넘어졌다는 것도.
너가 나한테 그랬잖아. 날 실망시키는 게 무섭다고. 그래서 자꾸만 더 너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고. 나를 웃기기 위해서 나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너는 자꾸만 우울감을 숨기고 밝은 척 애쓰며 노력했지. 난 너의 우울한 모습까지 사랑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그게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겟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진심으로 상대를 사랑했던 건 내가 아니라 너였던 것 같아.

어리고 철없던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나에게 맞춰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5년. 햇수로 따지면 6년. 그 시간동안 나도 널 참 많이 좋아했다.


안녕.
추천수1
반대수3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