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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전남친에게 쓰는 편지

나결혼한다 |2019.12.20 03:04
조회 1,388 |추천 1
6년 전, 2년의 연애가 끝났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난 너한테 제대로 된 밥을 얻어먹은 적도 없었던 거 같아
서울에서 4시간 거리, 너가 다니던 의대가 있던 동네의 지역 축제장에서 처음 널 만났지
의대생 3학년이던 너,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는데 넌 바쁘다는 이유로
2년 넘게 사귀면서 서울에 날 만나러 온 적은 딱 3번이더라
그것도 다른 이유 때문에 겸사겸사
난 너 공부한다고 간식이며,
집안이 가난하다고 만나고 데이트 비용 다냈고
매주 혹은 2주에 한번 널 만나러 갔지
2년 동안 지나고 보니 난 생일 선물 한 번 받은 적이 없더라
우리 언니가 남친에게 받은 선물 얘기하면 오히려
김치녀 취급하며 펄펄 뛰던 너
그러더니 막상 내가 주는 선물은 잘 처먹고 잘입고 잘 신고 다니고
인턴 시작할 때 내가 사준 회색 나이키 신발
어렵게 구한 건데 선물은 의무가 아니라던 너는 잘만 받더라
넌 내가 너가 인턴하던 병원에서 너의 동기한테
진료중에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나서지 않아줬고
오히려 내 존재가 드러날까 두려워 떨었지

바쁘다는 연말, 크리스마스 다 당직한다는 말만 믿고
너가 고생하는데 나만 논다는 게 미안해서
집에서 홀로 있었는데
나중에 알게 됐지. 선보러 다녔다는 사실을..

지금도 내가 호구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 줄 아니
너가 인턴하던 때 레지던트가 점심을 시켜 달라며
나한테 초밥 심부름 시켰는데,
당시에 12만원 넘게 나온 돈을 헤어지고도 안주다가
겨우 달라고 독촉해서 받아낸 거,
그리고 뒤에 몇천원 떼고 12만원만 붙인 거.
돈주기 싫어하는 거 너무 티나더라.
너 그돈 레지던트한테 받을 돈이고
월급도 300가까이 됐잖아 나보다 많았잖아

헤어진지 6개월 뒤,
찾아와서 한다는 말이
동네 유지 일식집 딸과 결혼하려 했는데
너희 부모님이 여자쪽에서 집 니이름으로 안해준다고
파혼했다는 얘기들으면서 정말 정이 떨어지더라

나 결혼한다 강남에서 쭉 자라온 몇십억 짜리 아파트 사는 반듯한 남자와,,
2014년 11월 15일 너가 전화했을 때 안받은 거
그사람과 행복한 100일을 맞이했을 때 였어

이 남자가 나 처음 만난 날 뭐라고 한 줄 아니?
술먹고 속얘기하다
"저 전남친이 조건 때문에 찼어요.. 저희집은 평범하거든요" 했더니
"저희 부모님은 ㅇㅇ씨 처럼 자수성가한 사람 좋아해요 저희 아버지가 자수성가 하셨거든요"

*아 그리고 난 너 인턴 레지때 한 얘기 때문에
의사를 안믿어
- 정형외과에서 수술할 때 기계회사 직원들이 와서 수술했다고 한 거
- 수술 때문에 상반신 벗겨놓은 환자 가슴 보면서 니들끼리 낄낄 댔다고 한 거
- 한 간호사 두고 레지턴트들이 다 섹스했다고 뒷담화한 거 등등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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