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4일 오전 5시 11분경
우리 하늘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뭐가 그리도 급해서 이렇게 빨리 갔는지...
2~3일 전부터 급격하게 아프기 시작하더니 병원 데려가니 살 확률이 20~30% 밖에 안 되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듣고 분명 하늘이는 일어날 거라고 병 이겨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어요
당뇨 합병증에 췌장염 진단을 받았어요 췌장염만 있어도 살 확률이 극히 드문데 당뇨 합병증 때문에 더 힘들 거라고...
아마 겉으로 티나는 게 없어서 보호자 분들도 몰랐을 거라고 하는데...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제가 왜 그걸 진작 알아채지 못했을까
한 달 전쯤부터 부쩍 보채는 게 심해졌었는데 그게 간식 달라는 뜻이 아니고 자기 아프다는 뜻이었겠구나...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이렇게 2~3일만에 급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너 버렸네요
금요일부터 밥도 거부하고 하루종일 잠만 잤는데...
엄마가 입원하셔서 엄마 보고 싶은 마음에 투정 부리는 줄로만 알았어요
그렇게 토요일을 무사히 넘기는가 싶더니 일요일 밤에 갑자기 쓰러지기에 너무 놀라 하늘이를 불렀더니 금세 또 정신을 차리더라구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며칠동안 밥을 안 먹으면 저혈당으로 쓰러지기도 한대서 뭐라도 해 먹여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월요일 아침이 돼서 저는 출근 준비 중에 하늘이가 물을 마시고 가만히 서서 저를 보길래 누나 갔다올게, 하고 아이를 안아들었는데 설사가 묻어 나오더라구요
자고 있던 오빠를 깨워 애 씻기고 병원 데려가라고 했더니... 입원한 지 하루만에 이렇게 급하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버렸어요
참 못난 주인 만나서 마지막까지 고생 많았을 우리 하늘아
무지개 다리 건너는 동안에는 하늘이가 좋아하는 고구마와 감도 마음껏 먹고 쓰레기통 휴지도 마음껏 물어뜯고 누나 옷 위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도 돼
누나가 주말에 피곤하다고 잠 한 시간 더 잘 줄은 알았으면서 왜 하늘이를 더 놀아주지 못했을까
누나 아픈 건 기겁하고 약 찾아먹으면서 왜 내 새끼 아픈 건 몰랐을까
끝까지 하늘이 마음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늘이는 하루라도 더 살아보려고 그렇게 힘을 냈는데 누나가 진작 눈치채지 못해서 미안해
누나가 힘들 때는 하늘이가 옆에 있어줬는데 하늘이가 아프고 힘들 땐 누나가 하늘이 속도 모르고 그저 내 새끼 예쁘다 예쁘다...
근데 하늘아 이렇게 못난 나인데도 항상 잘 따라주고 힘이 되어줘서... 누나 품으로 와줘서 정말 고마워
너무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고맙고... 또 정말 많이 사랑해 하늘아
부디 그 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지내야 해
누나랑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누나 잊으면 안 돼 하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