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무살 된 01년생 여자에요.
저는 1월 1일이 되면서 부터 친구들과 번화가로 나가서 술을 자주 마셔 왔는데요.
저는 늘 판단력은 좋아서 이성을 잃어본적 없이 매번 친구들을 잘 챙겨왔어요. 늘 술이 들어가면 제가 친구들을 챙기는 역할을 자연스레 해왔어요.
일단 문제는 어제밤이었는데요.
오랜만에 고1친구 넷이서 모여서 포차에 들어갔어요.
그 포차는 헌팅포차였는데,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었고 나름 한적했어요.
그런데 9시가 넘어가면서 사람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슬슬 다들 게임을 하러 돌아다니더라구요.
붙어있는 다른 테이블엔 왠 남자 셋이서 왔었는데, 왠지 어리바리한 느낌이라 별 생각 없었어요.
분위기도 오르고, 친구들은 취하고, 그래서 저희들은 테이블 돌면서 게임 신청도 하구 놀았어요. 그러다 옆 테이블이랑도 친해졌죠.
근데 제가 다른 테이블 오빠들하고 노닥거리는 사이에 옆 자리 오빠가 제 친구 번호를 따갔더라구요.
저는 걱정되긴 했지만.. 술이 들어간터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본인들끼리 번호 주고 받는게 제가 관여할 일두 아니고, 나중에 연락을 할지 안 할지는 친구의 의사니까요.
그렇게 게임을 하는데, 통금이 있던 다른 친구는 12시에 돌아가고, 또 다른 친구는 몸이 안좋아서 먼저 돌려보냈어요.
그렇게 둘이 가고, 저랑 제 친구 둘이서만 2시가 넘어가도록 놀았어요. 근데 저도 사실 부모님께 12시 안에 들어가겠다고 말한 터라, 친구가 아쉬워하고 본인을 두고 가라고 하는걸 억지로 데리고 나와서 택시를 태워보냈어요.
솔직히 제 친구가 어디 모난데도 없고, 예쁘게 생겼기도 하고, 술을 정말 너무너무 못해요. 이슬톡톡한병에 소주 두잔이면 휘청이는 애를 두고 저 혼자 어딜 가겠어요? 이 근처에 모텔도 엄청 많았어요 번화가라서.
암튼 저는 새벽 2시 반에 집을 도착했고, 친구도 자기 강아지가 본인을 반겨줬다고 까지 문자를 주고 받아서 안심하고, 저는 라면으로 대충 해장을 마치고 4시까지 핸드폰을 보고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제 친구랑 친한 ㅅ이한테 전화가 온거에요.
ㅅ이가 말하길, 제 친구가 아직 그 번화가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겁니다. 저 정말 너무 황당하고 놀랐어요.
설마 택시 태워 보냈는데 기어나오겠어? 싶었는데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제정신 박혀있는 남자(24살임)가 이제 스무살 된 여자애를 이 늦은 새벽에 불러서 같이 술을 마시냐구요.
그리고 정말 제가 화가났던건, 그 헌팅포차에서 저번에 제가 겪었던 일(그일은 어떤 남자가 강제로 제 번호를 따가고, 연락하라고 부담주고, 허리에 손대고, 저 안보이게 동료 남자애랑 입모양으로 이야기하고, 일부러 술 먹이고, 암튼 그런 쎄한 일들이었습니다)들을 친구에게 말해줬고, 친구도 헌팅포차 남자 조심해야겠다고 까지 말했어요.
그리고 어제는 어떤 오빠가 제 허리를 끌어 당겨서 계속 무릎에 앉히고, 그래서 저는 밀어냈고 친구도 하지말라고 얘기했어요.
목적이 분명한 다수의 남자들이 오는곳이 헌팅포차임을 알면서... 그 오빠 부름에 바로 다시 달려나간겁니다.
저에게 번호따간 오빠 어때? 라고 물었을 때, 저는 그래도 너무 신뢰하지마. 라고 얘기까지 해줬어요.
저는 정말 제가 겪은 일, 충고까지 다 알고 봤으면서 정신 못차리는 제 친구나, 이 늦은 시간에 다시 불러낸 24살 오빠에게 정말 너무 화가 났어요.
이 늦은 시간에 다시 찾으러 나간다는 게 귀찮은건 아니었어요. 너무너무 걱정되고, 취해서 혹시 모텔이라도 끌려가면 어쩌지, 싶었어요. 번화가랑 저희 동네랑 가까워서 저는 오분만에 택시타고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술집 들어갔어요. 둘이 있는 모습 보니까 어이없고 화나서 말도 안나오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술 들어갔고 일단 가서 소파에 제 지갑이랑 핸드폰 던져가면서 뭐라고 했어요. 남자는 제 눈치를 보더라구요.
그리고 어머니께 전화드려서 차분히 자초지종 설명해 드렸어요. 그리고 저는 그 오빠에게
이 늦은 시간에 애를 부르는게 제정신이냐, 핸드폰 내놓으라고 말하고, 최근 통화목록과 전화번호 삭제하고 문자 내역이 있나 확인 후에 돌려줬습니다. 친구 폰도 검사했어요.
그 오빠는 저에게 본인 잘못인거 같다며 안절부절 못하고, 저는 천하태평한 친구 때문에 더 승질이 났습니다.
24살 오빠는 친구가 먼저 보내고, 저는 술집에서 친구를 끌고 나왔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데리러 올 동안, 저는 번화가에서 소리치며 화냈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친구에게 앞으로 다시는 이런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제 행동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제 친구는 집에 말없이 늦어서, 친구 동생에게 제 폰으로 연락이오고, ㅅ이한테도 연락오고, 결국 연락이 안되는 친구 때문에 어머님과 동생이 경찰에 신고하고, 저도 걱정되는 마음에 새벽에 택시타고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후로 그 일에 대해 한마디도 안꺼내고 그냥 넘겼지만, 이번일이 있고 나니, 정말 정이 떨어지더라구요.
차에서 내리면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일 생기게 하지말고 당분간 연락 하지말자고 했습니다.
정말 어이없던건.. 친구는 계속 태평하게 응~ 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제 걱정을 무시하는 태도에 정말 화가났습니다.
집에와서 저는 잠도 안자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제가 잘 한 일인지, 제 오지랖이었던 건지...
마음이 너무 불편하네요.
제 행동은 옳았던 걸까요? 의견 듣고 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