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살, 대학생이 되자마자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성격과 가정환경, 성장하며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갖고 자란 여자친구와 8년 동안 만났습니다.
성격과 성장 배경이 비슷해서인지 긴 연애를 하면서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군 전역까지도 무사히 기다려준 정말 고마운 여자친구였습니다.
이제 둘 다 모두 안정적인 직업도 생겼고 최근에 저는 회사에서 승진까지 해서 결혼을 하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결혼을 안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많아졌다면서 이별을 요구했습니다.
8년의 연애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이별을 얘기한 적이 없던 그녀라서 무척 당황스러웠고 처음에는 어떤 반응인지 장난을 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입장은 8년 동안 저만 바라봐왔고 결혼을 생각했는데 최근에 승진해서 그제서야 결혼 얘기를 하는 제가 너무 이기적이고 괘씸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더 안정적으로 돼서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죠.
어느 날 옷장을 열었는데 정말 입을 옷이 없다고 하면서 우울해지고 멍해졌다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사나, 나도 꾸밀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데 너무 저만 바라보면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돈이 필요하면 주겠고 결혼도 미루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결혼은 나중에 하자고 했는데 그녀가 저를 벗어나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살 거 같다며 싫다고 했습니다.
저 말고 다른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고 결혼을 했을 때 물론 행복한 부분도 있겠지만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결혼하면 행복할까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결혼을 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결혼을 안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결혼을 안 하고 연애를 하는 거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지만 그건 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아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 모든 내용을 메신저로 했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조금 갖고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조금 안돼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그녀의 마음의 변화는 없었고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붙잡아봤지만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단호했습니다.
이 친구를 오래 만나와서 정말 잘 알고 있었고 8년 동안 후회 없이 사랑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녀를 놓아주었습니다.
못해준 게 너무 많고 열심히 사랑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 후회가 남았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많이 사랑하고 그녀에게 올인했습니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주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못 했던 거, 하고 싶었던 거 다 해보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만나는 동안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동안의 추억들 모두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놓아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더 좋은 남자 만나고 해보고 싶었던 거 하면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내 20대의 전부였던 그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