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6남매 중에 막내로 태어남
나 2남매 첫째로 태어남.
엄마는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그리고 희생정신이 강해서 홀로 남매를 키우는 어머니을 위해 학업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을 돕기 위해 공장에 취직했다.최종학력 중졸로 남았다.
그러다가 동네에 마음에 드는 한남을 보고 좋아했고 둘이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그 한남은 아이 둘을 낳자마자폭언이나 폭력을 휘두르기 히작했고 30대가 넘어서서는아예 백수로 집에 들어앉아 바렸다.
성매매 각종 바람 피우는건 보너스.
그리고 엄마는 30대가 지나자 마자 가장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집에서 살림을 해주는 전업주부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엄마의 딸인 나는 공부고 꿈이고 뭐고 싫었다.대학을 가라는 엄마의 부탁에도 불구하고난 그냥 고졸로 남아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여기 까지는 엄마와 나의 인생이 똑같다.스스로 공부를 포기하고 최종학력은 사회에서 가장 낮게보는 계층으로 남아버렸지. 그렇다고 내가 엄마보다 더 잘나거나 특별한게 있는것도 아니었지.모든게 그저 엄마 만큼 이었다.
공부도 별로 못하고 머리회전이 빠른것도 아니고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것도 아니고 가난한 집에 태어났고....
하지만 유일하게 다른것이 딱 하나 있다면 난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인연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오는 인연또한 뿌리칠때도 있었다.어릴적부터 여기저기서 보고 자란것 때문에 한남이라고 하면아주 치를 떨었고 딱 엄마만큼인 내가 남자 만나봤자아빠 만큼인 남자나 쬐금 나은 놈 만나겠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엄마 나이 26살.자식을 낳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 마트 가정부등등 안해본일 없이 일만 하셨다.
그리곤 집에 와서 한남편충 수발을 들고가끔씩 성매매 바람 피우는건 이제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싸워봤자 당장 이혼할 용기도 앖었고 애 둘 들쳐매고 먹고 살기도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 나이 또래가 하는 여행 쇼핑 취미 같은건 꿈도 못꿨다.
좋아하는가수?좋아하는영화?좋아하는화장품?엄마한텐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건 없었다.
내 나이 26살. 취직해서 돈을 모아 적금을 들기 시작했다.그리고 모은 돈으로 여행리스트를 작성해 다니고싶은곳을 다녀보고 빵을 좋아해서 전국 빵집 투어를 하기 시작했다.
영화와 책을 좋아해 주말이면 예술전용관을 자주 다녔고 콘서트와 재즈카페를 즐기는것이 취미가 되었다. 좋아하는 화장품을 모으는것은 소소한 취미.
그리고 엄마 나이 서른도 채 안되었을때엄마의 엄마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엄마는 먹고살기 바쁘다고 얼굴 한번 못보고 살았는데왜이렇게 일찍 가셨을까 아직도 한탄하신다.
친구가 친정엄마 해준 반찬이라며 들고올때가 참 부럽다고 했다.엄마는 엄마가 아니면 누가 반찬을 챙겨줄까?
그리고 내 나이또한 지금 서른 채 안되었다.난 지금 엄마와 함께 살고있다.서툰 솜씨지만 가끔 엄마를 위해 요리를 할 때도 있고영화를 같이 보러 가기도 한다.
난 좋고 싫은게 확실해서 재미없을때도 있는데엄마는 영화관만 가면 모든게 다 재밌다고만 한다.
엄마는 여느 엄마들처럼 시집 언제 가냐 따라다니는 남자는 없냐 물을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내가 여기에 있는것이 마냥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요즘 들어 디자인계열에 관심이 많아직장을 마치고 그림연습과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조금 더 준비해서 디자이너로 도약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 나이를 듣고 다시 시작하기엔 좀.이라며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난 비혼주의이고 결혼생활에 쏟는 노력이 없기 때문에5060까지도 다시 시작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혼으로 선언한 순간 시간은 갑자기 많이 늘어나버렸다.
엄마가 남들처럼 결혼은?연애는?묻지 않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나의 대답 하나로 금방 수긍하셨다.
애 남편 시어머니 시아버지 신경쓸 시간에 나만 신경쓸거라고.
흔히들 딸은 엄마 팔자 따라간다고 한다.정확히 말하면 헬조선의 사회시스템과한남들의 수준이 모든 딸들의 인생을 엄마 팔자로 만드는것이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똑같다.다만 다른건 옛날 한국남자들은 ㅂㅅ이라는걸 대놓고티냈는데 요즘 한국남자들은 겉으론 좀 이미지 관리한다.결혼하기전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한다
하지만 막상 결혼해보면 우리네 가부장적 애비들과전혀 다르지 않다.
개념남인척 하다 뒤에서 성매매하고연애때 설거지 해주고 결혼하면 디비자는정도?그거만 빼면 다 똑같아.
결혼하고 애낳으면 주부로 살아야하고할수있는건 마트와 식당 그외 파트타임직.당장 가정폭력 성매매 경력단절 비정규직 통계 찾아봐라.
모든건 숫자가 말해준다. sns에서 겉에서 바깥에서언뜻 보이는 "행복한 그림"이 아니라.
지금 내 나이에 이만큼 살아놓고 팔자가어쩌니 저쩌니 하는것도 웃기고 남들보다 뛰어난것도 없다.
그래도 난 한국남 만나기를 적극적으로 피했다.그 때문에 나와 비슷한 생활수준에 한남끼까지포함된 한남을 만나는 인생 올가미에엮어들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수있다.
이건 노력하고 공부할 필요도 없다.그저 두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만 고르면 되는거야.이만큼 쉬운것도 없지.
졸업한 친구들중 결혼한 애들 보면
우리 엄마 팔자랑 크게 다를게없다.
남편이 변변치않아 임신 막달까지 직장 다니는 친구도 있고
독박육아에 영화관도 1년동안 못간 친구도 있다.
얼마 전 커뮤 인기글에 미래의 엄마에게 딸이 해주고싶은 말이라는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니 90%가 아빠 만나지마.엄마 하고싶은거해. 교사공부 계속해은행 계속 다녀 하고싶음꿈 버리지마.. 이런거더라.
이제는 우리가 그러면 어떨까?미래의 엄마들이 그만둔 은행원 교사 나의 꿈 나의 인생....계속 살아서 미래에 방황하는 딸들 옆에 동료로 친구로 남아주자.
그럼 딸을 낳아 기르지 않아도그것만큼 보람찬 일이 될수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