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벽 2시인데 혼자 깨서 판이나 들여다보다 끄적여요.
명절이라고 어제 저녁에 시댁 왔거든요.
저희는 시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거동이 살짝 불편하세요.
명절 음식 준비 당연히 못하시죠.
그래서 저도 강제로? 못합니다.
그냥 명절 핑계로 얼굴 한번 더 보면되지 꼭 뭘 해야겠냐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정색하셔요.
근데 저는 음식 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저희집에서 남편이랑 전이랑 불고기 해가지고 왔어요.
왔더니 아버님이 회 떠 놓으셨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해온 음식이랑 회랑 해서 한 상 차리고
초저녁부터 소주파티~~~~
너무 많이 먹어서 숨도 못 쉬고 알딸딸해 있는데
급 잠이 오는 거예요.
30분만 자야지 하고 눈 붙였는데 일어나보니 1시반....
주변 깜깜하고 조용한데 들리는 건 옆에 누운 남편 코고는 소리뿐....
남편 깨워서 물어보니
저 자러 들어가고 어머님이 애 힘든데 깨우지 말라고 하셔서
계속 재웠대요.....
저 자는데 시끄럽다고 남편이랑 아버님 소주 파티도 강제 종료.
아... 민망하게시리 ㅠㅠ
그리고 애들 오랜만에 늦잠 실컷 자게 아침 떡국은 11시쯤 끓이라고 하셨대요.
물론 끓이는 건 아버님... 시댁 부엌은 코흘리개 출입 금지라 환갑 미만은 못 들어갑니다. 가끔 설거지 많을 땐 남편이 좀 도와드리기도 하는데 그나마도 눈치보면서 해야하고 저는 못 해요. 시누들도 안 시키시구요.
저는 어머님이랑 거실에 앉아서 수다 떠는 게 임무입니다.
아버님 보통 5시쯤 일어나셔서 바로 아침 드시는데
시끄러우면 저 일찍 깨니까 안된다고
정 배고플 거 같으면...하고 주변을 휙휙 돌아보다 사과 한 알 쥐어주시더니 새벽에 일어나서 이거나 먹으라고 ㅋㅋㅋ
저희 어머님이 여장부타입이시거든요.
아버님은 어머님 말씀이 법이신 분이라 말 없이 사과 품에 안고 두 분도 안방 들어가시고
남편도 들어와서 자고 있는 거라고
근데 사실 제가 잠이 별로 없어요.
평소에도 5시간 이상 안 자는데 어젠 오랜만에 소주 마셔서 잔 거고
그마저도 다 자서 저는 이제 다시 잠이 올 거 같지 않은데
심지어 소화도 다 되어 가는데
내일 11시까지 어떻게 기다리죠? ㅋㅋㅋ
새벽 5시까지만 기다렸다가 아버님이랑 사과 같이 먹어야 하나?
일하느라 바쁜 며느리라 핑계대고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는데
그나마 오자마자 술취해 뻗어 자다니...
예쁨 받는 만큼 잘 하고 싶었는데 뭔가 망했어요.
잠도 안 오는데 내일 드릴 용돈 봉투에 남편 몰래 더 챙겨 넣어놔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