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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아이 낳자는 남편

911087 |2020.01.29 02:04
조회 27,289 |추천 80

결혼한지 1년 조금 넘었습니다.
그동안 극과극인 성격 맞춰가느라
서로 고생했습니다.
물론 요즘도 맞춰가지만 예전만큼 자주 크게 싸우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아주 큰 발전이죠.

그동안 싸우면서 아이 얘기도 걸고 넘어지곤 했습니다.
너같은 성격은 애아빠 애엄마 되면 안된다.
너같은 성격이 기를 바엔 안 낳는다.
서로 이런 얘기를 하면서 싸우는거죠.

그런데 남편이 요즘 또 아이낳자고 말합니다.
바깥에서 술 마시고 오거나
티비에 영리하고 똘똘한 아이 나오면
똑같은 레퍼토리.. 우리도 아이 낳자!
최근에 서로 몸살감기로 아파서 몸져 누워있기만 했을 땐 빨리 아이 낳아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둘이 아프니 돌봐줄 사람이 없다구요.

난감합니다.
저는 솔직히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
아이 별로 안 좋아하고,
매번 챙겨가며 키울 자신 없어요.

강아지도 하나 잘 못 키웠어요.
동물병원가면 우리 강아지보곤 표정이 왜이렇게 우울하니 라고 들을 정도로 신경써주지 못했어요.
저 혼자 키웠던 건 아니었어요.
부모님이 주로 키우셨지만 당시 제가 학생이라 집에 많이 있었거든요. 집순이라..
강아지가 좋아하는 산책도 귀찮아서 안 시켜줬던 제가 아이라뇨.

드라마 동백이에 나오는 아들처럼
자기주장 강하고 속 깊은 아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 해요. 딱 생각까지예요.

아이를 낳으면 남편은 옹알이할때까지만 예뻐하고
아이가 커갈수록 남편은 아이한테 못할말도 하고 자주 싸우게될 것 같아요.
아이가 삐뚤어지면 전 너무 우울해지게 될거예요..

전 아빠가 큰소리내며 화내시는게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도 생각만 하면 싫은데
그 큰소리를 아이가 들어야한다 생각하니까
차마 더 안 낳고 싶어집니다..

사는게 다 좋을 수만은 없겠지요.
지금 남편과 투닥거리며 사는 것처럼
아이와도 늘 저런 상황이 생기지는 않겠지요..

저는 몸이 아파도 늘 스스로 해결해왔어요.
엄마가 자주 편찮으셔서 제가 아프면 제가 약 찾아다 먹었어야했어요.
그래서 아파서 아이가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당황스러웠죠.

회사도 이제 다닌지 몇개월이예요.
이제야 원하던 일과 분위기를 갖춘 회산데
작은 회사라 출산휴가 그런건 없습니다.
말로는 아이 걱정하지 말라지만
중소기업이 다 그렇듯이 한사람이 두사람 몫을 하고 있어서 휴가 하나 쓰는 것도 매우 미안해하는 척하는 분위기.. 다들 아시죠?

이 모든 걸 다 얘기해도 남편은 아이 낳자는 말을 합니다.
낳고 키우는동안 돈문제가 가장 큰건데
돈 때문에 싸울게 빤히 보이는데
남편은 자기가 벌어오겠다는 말을 너무 쉽게합니다.

결혼하니 자꾸 아이얘기들만 하고
듣다보니 낳을까 생각이 들면
돈 생각하다가 짜증까지 나서
내성격에 뭘키워 하면서 접어버립니다.

다들 아이를 어떻게 키우세요?
여유자금도 없고 임신하고 육아하는 동안
외벌이로는 어떻게 아이를 키우시는 건지
너무 궁금합니다.
남편 월급에선 남편용돈, 적금과 정기적으로 나가는 것들 빼면 5-10만원 밖에 안 남아서
제 월급은 생활비로 씁니다.
제가 돈벌지 않을 땐 여유자금에서 빼서 이젠 남은 자금도 없어요.
저를 위한, 제가 사고싶은거 샀을 땐 여러가지해서 20만원만 써도 마이너스가 되구요.
오로지 생활비,식비만 써야 제 월급에서 조금 남아요.
이번달에 자동차보험 갱신해야하는데
또 다달이 할부 10개월 나가면.. 별로 남지도 않겠군요.
것도 작은차라 기름값 할인 받는게 얼마나 기쁜지
결혼하고 이런 걸 느끼는 게 어이가 없네요..

결혼하니 왜이렇게 돈이 없는건지
다들 아이는 무슨돈으로 키우고 사는지
나만 잘못 살고있나
뭘 더 아껴야할까..
결혼하곤 이런 생각들만 하게 됩니다..

아이 낳으면 안 되겠죠..?
이 새벽에 하소연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
잠도 잘 안 오네요.
글에 빠진게 있어요.
저흰 결혼 전부터 아이 안 갖기로했어요.
아이키우지말고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자.
아이 안낳자는 말에 결혼했어요.

댓글은 궁금하지만 이따 아침에 볼게요..
새벽내 다섯개나 써주셨네요.
왠지 댓글보면 속상해서 더 잠들 수 없을 것 같아요.

추천수80
반대수5
베플ㅇㅇ|2020.01.29 05:13
내가벌어올게!해서 벌 수 있는 돈이면 지금 좀 벌어오지 왜..
베플ㅇㅇ|2020.01.29 02:06
둘이 아프니 돌봐줄 사람이 없다구요. ㅋㅋㅋㅋㅋ ㅅㅂ, 이게 애 낳자는 이유냐?
베플ㅇㅇ|2020.01.29 03:15
남편이 아이생각이 났다는 대목이 진짜 헉소리 나고요..돈도 쥐뿔도 못버는거 같은데 그 와중에 내가벌어올게 하는 전형적인 도피형..될대로 되겠지..그거ㅋ애를 의사만들 생각으로 낳아 키워도 모자랄판에 내 병간호, 즉 노후를 위해 만들겠다니..지가 임신출산 안하니까 헛소리하지..님네는 부모님 아프면 달려가서 병수발 바로 듭니까? 근데 남들 다 하는거 못받고 거지같이 자란 애가 남편 아프면 병수발 들어준대요?엇나가지 않으면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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