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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부모 가정 그렇게 용납하시기 힘드신가요?

ㅇㅇ |2020.02.09 13:57
조회 38,927 |추천 123


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판은 가끔 눈팅만 하는 정도로 알고 살았는데
보다 많은 분들께 여쭙고자 글을 적습니다

제목을 보다시피 제 가정은 편부모 가정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재혼하지 않으셨고 제게는 2살 터울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엄마가 아프시기 전에는 나름 부유하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아프시고 집안에 안 좋은 일이 겹치면서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아버지는 생계 때문에 타지에서 지내셨고 저랑 제 동생은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지냈습니다
현재는 아버지는 저희에게 이렇다 할 큰 도움은 못 주시지만, 본인의 노후는 걱정 없으십니다
저는 작게 사업을 하나 하는데 감사하게도 잘 되는 중이고 동생은 프리랜서로 적지 않게 법니다

저희 집 사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본론을 들어가자면 저는 부모님께 사랑받은 기억이 없어서 좋은 부모, 좋은 아내가 될 자신이 없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엄마 아빠가 줄 수 있는 사랑,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습되는 부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혼 역시 생각해보지 않았구요
하지만 제 동생은 저와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해 얼른 가정을 꾸리고 안정감을 얻고 싶어하더라구요
그런 제 동생이 결혼하고 싶다며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저는 착한 제 동생이 행복하길 누구보다 바라고 이젠 그 행복을 위한 지원을 기꺼이 해줄 능력이 됩니다


우선 동생이랑 여자분의 스펙을 대략 말씀드리자면 둘이 동갑이고
동생 (프리랜서/연봉 8천-1억(평균)/약 1억 저축)
여자분 (중소기업 재직/연봉 알 수 없음/약 2-3천 저축 추정)
동생이 군대 때문에 사회생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직업 특성상 초창기엔 돈을 많이 벌지 못해서 연봉대비 모은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물어보니 1억 정도 있다기에 그 돈으로 여자분이랑 돈 합쳐도 서울에 전세래도 신혼집 구하기는 힘들어 보이고 대출을 받는다곤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신혼부부가 빚을 안고 출발한다는 게 속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도와준다 했습니다 일단 여자분께는 말씀드리지 말라고 했고 2억 정도 지원해준다 했습니다
매매는 안 돼도 좋은 집 깨끗한 집에서 전세로 시작하라구요
동생은 거듭 거절했지만 제가 부탁했어요
제발 받아달라고 내가 너한테 진 빚 값은 거라고
오랜만에 남매끼리 술 한잔하면서 울며불며 고맙다 미안하다 난리 치다 결국 동생이 받아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분 집에서 반대를 한다네요
저희 집이 편부모 가정이라는 게 그 이유구요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제 동생 인성이 보인다네요
아들 장가가는데 집 한 채 못 해주는 집안에 자기네 귀한 딸 시집 못 보내신 다세요
제 동생 어디 가서 예의 없다 소리 들어본 적 없고 어른들께도 싹싹하게 잘하는 편입니다
애교 없는 딸 대신 애교부리며 할머니께도 아버지께도 넉살 좋게 부대끼는 편이구요
집 한 채 해줄 능력 없는 건 여자분 집도 마찬가지인데 착한 제 동생이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나요?
엄마 없이 자랐지만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누구보다 예의 바르게 올곧게 자랐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밝고 착하게 자란 제 동생이 술 마시고 울면서 털어놓는데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여러분 편부모 가정 그렇게 용납하기 힘드십니까?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재혼하지 않으셨다는 이유로 제 동생이 이런 막말을 견뎌야 하는 건가요?
이 결혼 절대 시키지 않을 것이지만 제 동생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여자분 집안 분들에게 제대로 한 말씀 드리고 싶어 창피함 무릅쓰고 여쭙습니다



추가)

일 끝내고 댓글 읽고 있는데 제 동생 후려치기 하시는 분들도 저에게 조작 아니냐 물으시는 분도 있는 것 같네요
우선 말씀드리자면 전 판에 글 처음 써봅니다
저랑 비슷한 내용의 글 올리신 분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아닙니다 제가 시간 넘쳐나서 여기 글 쓰고 있는 거 아니에요

답답한 마음에 그리고 제 동생 얼굴 먹칠하고 싶지 않아 친구들에게 털어놓지 않았던 일을 익명성의 힘을 빌려 올린 겁니다

제 동생 못나지 않고 부족하지 않다는 거 제가 더 잘 알아요
프리랜서라는 직업 안정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동생이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일 쉬었던 적 없습니다
오히려 외주 의뢰가 너무 많아 동생이 스케줄 조정하며 일하는 편입니다
너무 동생 추켜올리는 누나 주책맞아 보일까 걱정되어 제대로 쓰지 않은 제 잘못이지만 제 동생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후려치기 당할 만큼 못난 놈도 능력 없는 놈도 아닙니다

그리고 제 동생 인성에 대해 왈가왈부하시는 분들 제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착하고 올곧은 사람이에요
주변에 정말 싹싹하게 잘 하고 잘 챙겨요
동생이 고등학생 때 돌아가신 저희 할아버지 장례식에 동생 이름으로 조의금 500만원 넘게 들어왔습니다
저희 가족은 일면식도 모르는 분들이 장례식 도와주시고 저희 위로해주시고 동생 하나 보시고 애써 시간 내셔 먼 길 달려와주신 분들 보며 동생이 참 잘 살고 있구나 생각했구요

누나지만 제가 더 부족한 게 많고 배울 점 많은 동생입니다
동생 비하, 후려치기 삼가주세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모진 말 들을 사람 아닙니다

이 결혼은 절대 시키지 않을 것이고 동생도 모자란 놈 아니니 잘 처신할 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저는 그 무례하고 예의 없는 여자분 집안에서 제 동생이 받은 말을 도로 돌려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여자분 쪽에서 다시 동생에게 매달릴 수 있으니 그 점은 재고해봐야겠네요
모쪼록 시간 내어 글 읽어주신 분들 애써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추천수123
반대수3
베플ㅁㅁ|2020.02.09 14:03
그런 부모 밑에서 여자가 제대로 컸을리도 없고, 저런 인성이면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들을 겁니다. 똥 밟았지만 신발은 닦으면 됩니다. 괜히 밟은 똥 비비지마세요.
베플남자ㅣㅣ|2020.02.09 17:26
알아서 걸러주는데 왜 속상해 하세요. 앞날이 창창합니다.
베플ㅉㅉ|2020.02.09 22:09
이 결혼은 쓴이 동생이 거절하는게 맞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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